나태, 고난, 간절함, 행동.

내가 고난과 나태를 이기는 방법

by 주택야독

(2021년 3월 13일 '나의 기록'을 다듬어 올린 글입니다.)


간절함


지독하게 나태한 나는 간절함이 찾아와야,

그제서야 생각이 행동으로 빚어진다.


간절함이 찾아오는 데에는 많은 방법들이 있다.

경제적 어려움, 현타, 후회, 불안, 두려움, 동기부여 등..


공통점은 고난이 있느냐이다.


고난은 축복이다.

행동하게 하는 힘, 간절함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기때문에 현재의 나는 축복받았고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축복받아왔으며,

앞으로도 끊임없는 축복을 받을 것이다.


감사하다.


어떤 고난일지라도,

간절함의 부재로 행동하지 못한 공허함과 무력감의 고통에 비할 순 없다.


고난이 크게 느껴질때마다,

간절함의 순간에게 마중을 가보는건 어떨까?



2025년 12월, 이 글을 다시 읽는다.

여전히 간절함은 내 삶의 중요한 도구 중 하나이다.


주 6일, 하루 거의 절반을 택배기사로 일한다.

운전하고, 물건을 상차하고, 주차하고, 계단을 오르는 것의 반복이다.

몸을 멈추지만 않는다면, 언젠간 그 많던 짐도 결국 다 빠지게 되어있다.

마지막 배송지에 도착해, 텅 빈 탑차 속 마지막 물건을 꺼내는 기분은 꽤나 짜릿하다.


꽉찬 탑차.jpg


그럼에도 탑 안이 박스로 꽉 차있을 때는 마음이 무겁다.


'저걸 언제 다 하지?'

'하.. 일하기 싫다.'


뭐, 늘 똑같은 생각이다.


그럴 때마다 떠올린다.


쌓인 빚, 매달 내야하는 상환금.

나에게 의지하는 사람들.

날 바라보며 골골 대는 고양이들.


그리고 감사함을 상기시킨다.


'어디서 이 정도 돈을 벌까.

그것도 책을 읽으면서 돈을 벌다니 말이야.'

(난 걸어다니며, 계단을 오르며 핸드폰으로 전자책을 읽는다)


불평, 불만으로 가득찼던 하루의 시작이 순식간에 역전된다.

간절함의 순간에게 마중을 나가면 감사의 꽃이 피어나고,

그 감사의 꽃은 나의 하루를 활기차게 만들어준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막연히 귀찮고, 막연히 글쓰기가 싫은 날이 있다.

그럴 때마다 떠올린다.


기록하지 않고 흘러가버린 지난 순간들에 대한 아쉬움.

목표 없이 살아왔던 나날들.

글쓰기로 성장해왔던 나의 걸음걸이들.

내 글을 읽고 무언가를 느끼고 감상을 해주는 사람들과 선플들.


희미해졌던 소중함이 뚜렷해지고, 다시 책상 앞에 앉아 본다.


'오늘은 이걸 써야지.'


그러다 문득 한창 쿠팡 택배기사로 일할 때가 떠올랐다.

아침 9시에 나가 밤 11시 너머에 들어오던 때.

저녁 먹으면 뻗어서 잠을 안 자곤 못 버티던 그 때.


마음 한켠이 시큰거리며 동시에 은은히 달아오른다.

쓸 게 있음에, 쓸 수 있음에 감사가 차오른다.



나에게 고난과 나태를 이기는 방법은 간절함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