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게 없는 하루

공허일까, 무기력일까?

by 주택야독

(2024년 1월 23일 '나의 기록'을 다듬어 올린 글입니다.)

쓸 게 없다.png 깜빡이는 커서와 굳어버린 내 손가락.



쓸 게 없는 하루



책상에 앉았다.

글을 쓰려고 노트북을 켰다.

키보드에 손을 올렸지만, 그 상태로 한참 멈춰있었다.


하나의 주제를 잡고 글을 쓰려했지만, 실패했다.

딱히 쓸 게 없다.



‘일이 끝나서 양꼬치에 맥주 마시고 집에 와서 티비와 유튜브를 보며 쉬었다.’

처럼 일상 나열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이노의 가르침 책을 읽을 때만 해도 빡빡하게 절약을 하려했지만, 더 생각해보니 정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라는 식의 깨달음과 어떤 결심으로 글을 쓸 수도 있을 것이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사골라면을 끓여서 오랜만에 읽는 스토리텔링 성경을 보며 먹었다. 내 구역만 가서 마음이 편했다. 마지막에 다른 기사 형님을 지원 갔을 때는 그 형님이 늦게 오는 바람에 살짝 기분이 그랬지만, 이내 괜찮아졌다.’와 같이 오늘 있었던 일을 단순 나열하며 기록할 수도 있었다.



다 무난한 선택지였지만, 어느 하나를 고를 수 없었다.

거창한 한 주제를 떠올리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so what?’이라는 생각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그래서 뭐? 해서 뭐할낀데?’

같은 마음이 들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가끔 즐기는 음주.

가끔 떠나는 여행.

이번 달 오른 나의 월급.

농구경기 관람.


평소의 나라면 기뻐하거나 즐거워 했을 것들에 대해 무감각해졌다.


정도가 과해서가 아니라, 내 안의 무언가가 혼란스러워서 그랬다.


내 삶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나에게 가장 큰 가치가 무엇인지…

현재의 삶이 안정될수록 그냥 정착하고 싶어질까봐 두렵다.


지금 느끼는 이건,

공허일까, 무기력일까?


순간의 피로이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