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늘 많지 않으니까.
(2024년 8월 28일 '나의 기록'을 다듬어 올린 글입니다)
어제 퇴근 후 글을 30분 정도 썼다.
아무리 글을 빨리 써서 짧은 시간 내에 1빡하는게 목표라지만..
이건 너무하다.
모든 직업인들은 주업을 지녔다.
주된 일인 만큼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주업이다.
그러나 나는 어떤가?
하루 8-10시간 정도를 쓰고 있는 택배일.
그에 반해 1시간도 쓸까말까한 글쓰기 시간..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보자.
10년 뒤, 아니 1년 뒤에 내 주업이 무엇일거 같은지 말이다.
아마 대답할 것이다.
백이면 백 택배기사라고..
그러니 주업을 바꾸고 싶다면 주업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자.
물리적으로 그게 불가능하다면, 정신적 에너지라도 글쓰기에 올인하자.
올해 초, 내가 '나의 기록'에 써놓았던 글들을 우연찮게 보았다.
쿠팡을 하고 있을 때였다.
로켓 배송이 들어오며 2회전으로 배송을 하고 있던 때였다.
그때는 정말 글쓰는데 시간이 부족했다.
일 끝나고 집들어와서 밥먹으면 정말로 잘 시간이었다.
또 일을 12시간 정도씩 하다보니, 피곤하기는 또 얼마나 피곤한지..
글 쓰려고 앉으면 거의 대부분 졸고 있었다.
그래서 결심했던 것이다.
7월 14일부터 타택배로 옮기겠다고 말이다.
오늘이 8월 28일이니..
대략 따지고 보면 쿠팡에서 지금 택배사로 옮긴지, 한달하고도 보름이 지난 시점이다.
돌아보..고 싶지 않다. 솔직히..
군대 전역 전의 각오와 전역 후의 각오가 극단적으로 달라지는 것처럼..
나 역시도 쿠팡을 그만둘 당시의 초심이 아예 삭제되었던 것 같다.
시간이 부족해서 글쓰고 싶어도 쓰지 못했던,
그때의 갈급함과 간절함은 도대체 다 어디로 증발해버린걸까?
문제는 그 뿐이 아니었다.
평균 급여가 300만원 가량 줄었다.
근데 소비 수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게다가 자동차 수리비와 복돌이(고양이) 병원비라는 예상치 못한 큰(우리 기준으로는 아주아주 큰..) 돈마저 들었다.
결국 리볼빙을 할 것 같다.
그제서야 우리는 헝그리 정신을 다시 갖출 수 있을 터였다.
서울에서 이쪽 지방으로 일년 살이를 위해 내려온지 어느덧 3년 정도 되었다.
양질의 일자리가 너무 부족한 지방 도시라, 더 큰 돈을 벌지 못하는 그녀는 울며 내게 사과를 했다.
자신만 믿고 쿠팡 그만두라고.
우리 괜찮다고.
큰소리쳤는데 자신이 책임지지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 말에 속상하고 슬픈 감정이 먼저 들었다.
도대체 돈이란 놈은 왜 우리를 계속..
끊임없이 괴롭히는 것일까?
나도 안정적인 경제 상황에 놓이고 싶다.
사업가, 자본가가 되어 불로소득을 얻고 싶다.
그녀와 돈 걱정 없이 먹고 싶은 거 마음 껏 먹고 입고 싶은 옷 마음 껏 입고,
여행도 마구 다니고 싶다.
하지만 그런 먼 미래들만 생각하다가,
난 항상 눈 앞에 놓인 더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살았다.
지금 당장 오늘 내가 써야할 글 오천자.
읽어야 할 책.
편집해야할 것들…
눈 앞에 놓인 것에 몰입해서 차근차근 해결해나가보자.
주업이 웹소설 작가인 사람처럼 살아보자.
‘되고 싶은 무엇이 있다면, 이미 그 무엇이 되어버린 것처럼 살아라’
라는 말도 있으니까.
화이팅이다.
최대한 오래 글을 써보자.
엉덩이로 버텨보는 거다.
시간은 늘 많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