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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Apr 06. 2021

아이가 수학을 좋아하는 이유

아이가 어릴 때 나는 집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나는 만약에 불의의 사고로 아이에게 부모가 이 세상에 없을 때 그 누구도 아이에게 빼앗아 갈 수 없는 재산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 생각엔 아이가 영어 하나만 원어민처럼 한다면 한국에서는 부모가 없어도 밥을 굶지 않을수 있다는 생각을 한것이다.



그래서 아이가 6개월 때부터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내가 아이에게 영어와 한국어를 번갈아 가면서 말해 주었고 아이는 자연스럽게 영어를 언어로 받아들이면서 크게 되었다. 또 4살 때까지는 텔레비전에 노출시키지 않았고 영어도 CD를 이용했고 영어책을 많이 읽어 주었다.



아이가 5살이 되었을 때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큰 TV를 구입했고 케이블방송 중에 어린이 프로그램을 영어로 방송하는 것만 제한된 시간에 나와 함께 보았다. 내가 보기에 아이는 일상생활에서 영어와 한국어를 불편하지 않게 번갈아 가면서 사용했다.


 5세부터 어린이집을 다니게 된 아이와 함께 어린이집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함께 기다리는 곳에서 영어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 영어유치원 다니는 아이들과 함께 기다리는데 그중 한 아이가 내 아이에게 영어로 무언가를 말을 했다. 내 아이는 말을 잘 알아듣고 대답을 했는데 5세 아이의 말이 정확하게 잘 안 들렸는지 그 아이가 "너는 영어를 잘 못하는구나!"라고 말을 해서 내 아이가 화가 단단히 났던 적이 있다.



그 후로 어린이집만 다녀오면 나에게 아이는 케이블방송 중 영어 유치원 방송이 있었는데 아이는 그 방송만 틀어달라고 해서 나와 함께 보았다. 외국인 여자 선생님 한 명과 아이 둘이 나오고 상황 설정별로 영어를 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나와 아이는 함께 보면서 대사도 따라 하고 선생님이 그 아이들에게 질문하면 우리가 동시에 대답을 하고 춤도 함께 추었다. 그렇게 매일 빠짐없이 아이는 그 프로그램을 보기를 원했고 아이와 그 프로그램만 3월부터 12월 초까지 보면서 따라 했다. 나와 아이는 그다음 장면과 대사가 어떤 건지 알 정도로 총 42편이 되는 그 방송을 달달 외우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아이가 TV 영어유치원 선생님을 직접 만나고 싶다고 해서 나는 주변 영어 학원을 다니며 외국인 영어 선생님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다행히 내 영어 교육관과 맞는 학원이 있었고 외국인 선생님이 있었다. 마침 공개수업을 한다고 해서 아이를 데리고 참여를 했다. 공개수업에 참여한 다른 학부모들과 같이 나는 내 아이와 함께 뒤에 마련된 의자에 앉았다. 수업은 시작이 되었고 내 아이는 너무 재미있었는지 수업하는 테이블 쪽으로 가서 그 원어민 선생님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고 50분 수업을 참여하게 되었다.



원래는 그냥 보기만 해야 되는 공개 수업이었는데 그곳 원장님이 양해를 해 주셔서 아이도 갑자기 참여를 하게 되었다. 50분 수업을 받고 난 후 그곳 원어민 선생님이 나에게 아이가 어릴 때 미국이나 영어권에서 살다 왔냐고 물었다. 나는 그런 적 없다고 대답을 하니 다시 원어민 선생님이 너무 놀라면서 아이의 영어 구사하는 능력이 미국 아이 5세 아이와 별반 다를 것이 없고 체계적으로 말하는 것은 더 뛰어나다고 말을 했다. 그 후 내 아이는 공개수업을 했던 7세반 언니 오빠들과 함께 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아이가 7세가 되었을 때 주변 엄마들이 수학 선행을 해야 한다며 나에게 말을 하였다. 수학학원에 함께 레벨 테스트를 받아보자며 5명이 함께 갔는데 내 아이는 수학 시험지를 읽기가 힘들었다. 그때 나는 아이에게 한국어로 된 책을 읽어주고 있었지만 영어로 된 책을 더 많이 읽어주고 한글 쓰기를 가르치지 않고 어린이집에서 배우는 것이 전부였던 때였다.



할 수 없이 수학학원 선생님이 시험지 문제를 읽어 주었고 아이는 이해하고 대답을 영어로 써 놓았다. 서술형식의 문제였는데 영어로 대답을 써놓은 것을 본 수학학원 원장님이 나에게 "어머님 아이를 외국인 학교로 진학을 시키실 건가요?"라고 말했다. 난 당황을 하면서 "아니요"라고 대답을 했다.



그 수학학원 원장님은 한국어의 중요성을 나에게 말하였다. "우리나라의 모든 교과목은 한글로 되어 있습니다. 아이가 한글을 읽고 이해를 해야 교과목 별로 진도를 따라갈 수 있는데 지금 프라하의 별님 아이는 그렇지 못합니다. 다른 공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한글을 하셔야 합니다"라고 말을 했다.



결국 다른 아이들은 한 반으로 형성을 해서 수학학원을 다닐 수 있었고 내 아이는 그 반에 합류할 수 없었다. 나는 그 학원 원장님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한글 공부를 아이와 했지만 내가 시간을 더 내기 힘들어 어린이집의 한글교육도 함께 하니까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완벽하게 아이의 한글공부를 도와주지 못한것 같다.



그 나의 잘못된 행동으로 제대로 한글준비가 안된 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했을 때도 알림장을 써 오는 것 받아쓰기 시험을 보는 것을 너무 힘들어했다.


그동안 영어 노출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고 한국어 노출 시간이 적었던 것이다. 특히 한글로 되어있는 책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졌다.



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는 한글을 너무 힘들어했다. 칠판에 5줄 정도 되는 내용을 알림장에 옮기는 것도 아이에게는 곤혹스러운 일이 되었다. 아이의 담임 선생님은 나에게 "아이가 공부시간에 노트에 글을 써야 하는데 너무 느려요. 한글을 자유롭게 읽고 쓸 줄 알아야 공부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아이가 성격도 밝고 적극적인데 다른 아이들은 알림장을 노트에 다 쓰는 걸 마치고 집으로 가고 혼자 남아 본인이 쓰고 있으면 아이의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비로소 나는 여태 아이에게 교육을 잘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나와 아이는 한국어를 읽고 이해하고 본인의 생각을 쓰는 연습을 시작했다.


우선 책을 많이 다양하게 읽었다. 초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천권이라는 책을 아이에게 읽어 주었고 아이도 읽었다. 책을 읽고 읽은 내용을 생각하고 한 줄 요약을 하는 습관을 꾸준히 익혔다.



어떤 분야든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성과는 없는 것 같다. 아이와 나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서로를 응원하면서 꾸준히 학교 수업 복습을 하였다.



나는 문제집만 사지 않고 학습 전과를 동시에 구비해 놓았다. 전과는 교과서의 본문의 뜻풀이를 해 놓았다. 또한 본문에 나오는 단어를 자세히 설명해 놓아서 읽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내 아이처럼 한글 단어 뜻을 잘 모르는 아이에게는 학습 전과가 유용하였다.



아이가 초등학교를 다니는 그때는 2학년부터 중간, 기말고사가 있었다. 다행히 초등 2학년은 무사히 시험을 평균 90점 이상으로 잘 치렀다.



그런데 문제는 3학년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은 드디어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이 각자의 이름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교과목의 기초가 시작되는 시기이다.



지금까지의 책 읽는 방법으로는 학습을 따라가기는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다양한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그중에서 한두 권을 골라서 아이에게 제대로 여러 번 읽어주고 또 아이도 읽게 했다. 문장 하나하나 단어 하나를 빠트리지 않고 내용을 이해하도록 도와주었다.



그렇게 연습이 된 아이는 그날 학교에서 배운 교과목을 집에서 복습할 때 똑같은 방법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아이는 거실에서 나와 함께 앉아서 학교 교과목 복습을 매일 빠트리지 않고 했다. 그 시간들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차곡차곡 쌓여 아이가 초등 4학년 때부터는 중간, 기말고사에서 올백을 맞거나 1개만 틀려오게 되었다. 아이가 초등 5학년 2학기 때부터 학교에서 보는 중간, 기말고사가 없어질 때까지 그 점수는 유지되었다.



아이가 수학을 처음부터 좋아하지는 않았다. 한글이 서툴렀던 아이에게 수학의 문제를 읽어 이해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정말 어떤 교과목이든 한글이 제일 중요했고 나는 그 사실을 간과해서 아이에게 힘든 시간을 겪게 한 것이 미안했다. 아이가 초등 저학년 때부터 수학의 도형의 원리를 쉽게 익히게 하려고 수학학원을 보냈지만 그곳은 손으로 도형에 관한 교구를 만지고 공감 감각과 투시 또 유추를 익히게 하는 활동형 수학을 하는 곳이었다. 연산과 문제풀이는 집에서 내가 봐주고 있었지만 속도가 잘 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국어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의 독해력을 채워주기 위해서는 책 읽기가 절대적이었다. 다양하게 책을 책을 읽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권을 제대로 읽는 "정독"도 중요해서 나는 두 가지 방법을 다 아이에게 적용했다. 아이의 초등학교 시절에 우리는 책을 많이 읽고 제대로 읽는 것에 집중했던 것이다.



여기서 책을 제대로 읽는다는것은 아이가 책을 읽은후 내용을 이야기 할수 있어야 하고 또 필자의 의도도 어느정도는 알아야 한다.


하지만 필자의 의도를 아이에게 주입을 하면

아이는 다양한 사고를 할 수가 없다.


다른 견해에서 생각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유도해야만 한다.



책 읽기의 효과가 당장 보이지 않았다. 영어가 더 쉬운 아이는 영어 소설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려고 했고 나는 아이를 달래가면서 한글로 된 책들을 계속 접하게 하였다. 꾸준히 아이에게 시도를 한 결과 아이는 초등 5학년 때부터 스스로 한글로 된 책을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오기 시작했다. 아이가 한글로 된 책을 읽는 재미를 알게 된 것이다!



사이사이 아이를 일반 수학학원에 보내봤지만 연산 속도가 느린 아이에게 학원의 많은 과제물과 빠른 속도의 진도는 무리가 되었다. 문제집의 절반 이상을 매번 틀려왔고 아이는 수학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채 문제 유형을 외워서 푼다는 느낌이 들어서 결국 일반 수학학원은 그만두게 되었다. 함께 학원을 다녔던 아이의 친구들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그 학원에 잘 적응했다.



아이와 나는 집에서 수학 연산을 위해 매일 기탄수학을 한두 장씩 꾸준히 풀었다. 많은 양의 연산을 풀게 하기보다는 한 페이지 한 문제라도 정확하게 맞는 "정확도"를 연습하였다. 하지만 한 페이지를 다 맞는 것조차 아이는 힘들어했다. 아이가 한 페이지를 다 맞은 날 우리는 서로 끌어안고 기뻐하면서 축하를 하였다. 그렇게 조금이라도 다 맞는 연습을 하던 아이는 "꾸준함"으로 연산실력이 올라가게 되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지루하게 느렸다.



한글을 일반 아이들처럼 따라잡은 아이는 수학에 집중해서 공부할 수가 있게 되었다. 수학 학원을 다니지 않으니 집에서 한 문제를 생각하면서 풀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수학 진도는 느렸지만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푸는 재미를 아이는 알아갔다.



나는 아이의 수학 진도에 맞춰서 알맞은 수학 문제집을 구입했다. 혹시나 해서 심화수학 문제집을 사서 풀게는 해 봤는데 "아직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려서 조용히 그 문제집을 치웠다.


역시 아이의 수준에 맞게 공부하는 것이 제일 좋다는 결론을 내리고 더 욕심부리거나 다른 집 아이와 진도를 비교하지 않고 "내 아이의 실력"에 맞춰서 천천히 수학 공부를 하였다.


드디어 아이는 초등 6학년 때 학교에서 보는 수학시험을 단 한 번도 틀리지 않는 성과를 내었다. 그리고 중학교에 입학해서 보는 배치고사와 3월달에 보는 진단평가에서도 수학시험을 다 맞았다. 중학교 2학년 1학기 기말, 2학기 중간, 기말고사에서도 수학을 만점 받았다.


아이는 작년 중학교2학년때 전과목 A를 받아서 학업우수상을 받아왔다. 그리고 문제가 되었던 국어 실력도 꾸준히 노력한 결과로 독후감쓰기에서 표창장을 받아왔다.





중학생이 된 아이는 수학의 재미를 내고 진도도 눈에 띄게 빨리 진행할 수 있었다. 보통 다른 집 아이들은 늦어도 초등 6학년 때 중학교 1학년 수학 과정을 마치고 2학년 수학 절반 정도 진도를 나가고 있었지만 내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 때 중학교 1학년 1학기 과정 선행해 놓은 것이 다였다.



하지만 중학생이 된 아이는 이해력과 어휘력이 문제가 되지 않아서 수학 공부와 진도를 속도감 있게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수학에 재미를 붙여서 아이가 수학 문제집을 종류별로 가리지 않고 사달라고 하고 심화문제집도 너무 좋아하게 되었다.


지금 아이는 중학교 3학년이고 중학교 수학은 심화까지 다 끝나고 고등수학을 선행하고 있다.



수학은 아이 아빠가 집에서 주말에 쉴 때 2시간 정도 아이와 함께 진도를 나간다. 아이와 아이 아빠는 수학 수업을 재미있게 진행한다.


 지극히 문과적인 내가 보기에는 아무 재미도 없어 보이지만 아이와 아이 아빠는 서로 문제를 함께 풀고 어려운 문제를 아이가 아빠보다 더 빨리 풀어내면 아주 즐거워하면서 웃는 소리가 문밖으로까지 들린다.



주말에 아빠와 2시간 정도 공부를 한 아이는 평일에는 아빠가 내준 숙제를 하고 본인이 정한 수학 문제집을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 매일 꾸준히 푼다. 너무 열심히 수학 문제를 풀고 있는 아이가 기특하기도 하고 궁금해서 얼마전 나는 아이에게 수학이 재미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아이는 "집에서 많은 시간을 가지고 여러 방면으로 생각을 하면서 수학을 하니까 재미있어요"라고 말했다.







epilogue.


모든 아이들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닌 나는 내 아이를 키우면서 수학을 잘하지 못했던 아이가 어떻게 수학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고자 합니다.


학습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이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즐거워야 계속할 수 있고 그 계속할 수 있는 "꾸준함"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아이의 레벨은 낮은데 더 어렵거나 높은 레벨을 강요하지 않고 내 아이만의 속도에 맞춰서 천천히 나아가는 것

그리고 그 학습하는 과정이 행복하고 즐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않고 내 아이가 10가지를 못해도 단 한 가지 잘하는 것이 생겼을 때 크게 기뻐해 줄 수 있는 마음이 아이와 학습을 할 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중학생이라서 고등학교 때도 수학을 계속 좋아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이가 어려워해도 그 어려운 길에 부모와 함께 한다는 생각을 아이가 한다면 아이는 힘을 낼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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