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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Apr 14. 2021

돈의 지출을 막는 최선의 방법

사지 않는 습관

© USA-Reisebloggerphotography, 출처 pixabay

맞벌이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돈이 잘 안 모여서 이상했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다. 그때는 아이가 없는 신혼이었는데도 돈이 잘 모이지 않았다. 나는 신혼집이 있는 기흥에서 내 회사가 있는 광화문까지 왕복 5시간이 넘는 거리를 매일 출퇴근을 했다. 나는 정말 힘들게 돈을 버는데 왜 돈이 잘 모이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졌었다.



열심히 대출금을 갚아 나가는 것이 돈을 모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돈이 생기는 대로 대출금을 갚았지만 둘이 벌어서 합치면 꽤 큰 연봉에 비해 대출금 갚는 액수가 적었다.



나는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면서 집안의 물건을 정리했다. 물건을 다 꺼내놓고 내가 얼마나 많은 물건을 돈을 주고 구입을 했는지 알게 되었다.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분류하고 버릴 것과 나눔 할 것을 분류했다.


정말 몇 달 동안 대대적으로 집안 정리를 하였고 그렇게 많은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나의 소비생활을 반성했다.



호기심에 산 물품들도 꽤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 녹즙기를 구입하고 두세 번만 사용한 후 찬장에 보관해 놓았었다. 그것을 요리를 좋아하고 살림을 잘 챙기는 동생에게 가져다주었더니 정말 잘 사용하는 것을 보고


물건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지"라고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출처: 사지 않는 습관, 글 가네코 유키코지음


내가 청춘시절에 독일에 살 때 Muelltag 뮬탁이라는것이 있었다. 그날은 집안의 가구나 가전 등 사용하지 않는 것들을 밖에 내놓을 수 있고 그러면 관청에서 회수를 해 간다고 한다.



나는 유학생 신분으로 학생 기숙사에 있었고 그곳에서 유럽 곳곳에서 유학 온 친구들과 친했는데 그녀들이 나에게 뮬탁이라고 데리고 나간 적이 있다. 내가 책꽂이가 필요했는데 사지 말고 기다리라고 말했던 스페인 친구의 손에 이끌려 다른 친구들과 함께 거리를 활보하면서 가구들을 골랐다. 쓸만하지 않은 물건도 많았지만 그중에는 쓸만한 것들도 많았다. 유럽 아이들은 힘이 세서 작은 책꽂이였지만 그것을 번쩍 들어서 기숙사에 내 방까지 옮겨 주었다. 나는 밖에서 주어온 것이라서 너무 찜찜했는데 친구들이 깨끗이 세척하고 기름 수건으로 광까지 내주었다. 그 책장을 두고두고 잘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아이를 키우면서 아파트 안에서 나이를 초월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재활용품 분리하는 곳에 장난감이나 어린이 전집이 나오면 그 친구들이 서로에게 연락해서 필요한 집에 배달까지 해 주었다. 나는 독일에서의 상황이 생각나서 나의 친구들에게 뮬탁을 이야기해 주니 독일은 정해진 날짜만 나오지만 우리 아파트는 재활용 분류하는 곳에 매일 들락거리다 보면 쓸만한 것이 나온다면서 물건을 사지 말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미리 말만 하라고 이야기해서 웃은 적이 있다. 알뜰함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나에게는 더없이 좋은 친구들이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만나게 된 "나이를 초월한 친구"들은 나의 소박한 식탁에 항상 감탄을 한다.
지금은 코로나 시대라서 사람을 집에 초대하기 힘들지만 코로나 이전의 시대에 나는 집에 친구들을 초대하는 것을 즐겼다. 외출해서 만나면 밥값과 커피값에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고 수다도 마음 놓고 하기에는 불편한데 내 집에 초대를 하면 돈이 별로 들지 않고 장소도 자유로웠다.



돈이 별로 들지 않은 이유는 내가 빵을 굽기 때문이다.

내가 독일에 있을 때 유럽 친구들에게 배운 그들의 가정식으로 구워내는 빵이다. 특별하지 않게 집에 있는 재료로 구워내는 소박한 빵을 나의 나이를 초월한 친구들은 정말 행복하게 먹는다.



그녀들은 본인의 집에서 음식을 한 가지씩 가져오거나 또는 과일이나 믹스커피 등을 들고 온다. 내 집에는 믹스커피가 잘 없고 원두커피를 내려 주니까 수다 떨다가 당이 떨어진다며 가끔 믹스커피를 찾곤 해서 스스로 챙겨서 들고 온다.



집에 있는 재료로 구운 빵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는 내 집에 오전 11시쯤 모여서 오후 2시쯤 헤어졌다. 우리는 그 시간에 잡다한 수다를 떨고 아이들 교육에 관한 이야기와 각자의 꿈에 관한 이야기도 하였다. 또 어떤 달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내 집에 모일 때도 있었다. 그러한 이유는 우리 멤버들이 함께 어떤 것을 배우러 다녔기 때문이다. 종이접기, 피오피, 리본아트, 냅킨아트 등 우리는 배울 때 함께 했다.


다만 원어민 영어회화 수업은 다 함께 등록했다가 멤버들이 수업을 처음 받은 날 영어로만 말을 해야 되는 것에 너무 놀라서 나에게 도저히 안 되겠다고 말하며 강의 취소를 하고 환불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원어민 영어회화 수업은 외롭게 나 혼자 받았다. 그것 이외에는 배울 때 함께 배워서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강의료가 너무 저렴해서 배우기에 좋았다. 한 달에 1~2만 원 정도 비용으로 배울 수 있는 강의가 너무 많았다.



출처: 사지 않는 습관, 글 가네코 유키코지음


사지 않는 습관은 삶을 주체적으로 행동하게 하는 것 같다.

외식이나 배달식을 거의 하지 않고 요리를 잘 못하지만 되도록이면 집밥을 먹으면서 요리를 열심히 하게 된다.



간소하지만 정성껏 요리한 집밥


해외여행을 갈 때도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지 않고 직접 비행기 표와 호텔을 예약해서 가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여행 스케줄을 잡을 수 있어서 좋다.


필요한 물건도 사지 않고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을 찾게 되고 주변 지인들과 서로 물건을 공유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적은 돈으로 배우는 것을 즐기고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있게 된다.


돈을 절약해서 모을 때 돈의 지출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지출을 되도록이면 하지 않는 것이다.


미니멀 라이프를 하면서 나는 삶에서 소비를 하면서 얻어지는 행복감보다는 소박하지만 정성껏 차려낸 매끼 식사를 가족을 위해 준비하고, 친구들과의 모임을 집에 있는 재료로 구워낸 빵과 커피로 되도록이면 돈을 들이지 않으면서 하고, 적은 비용으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배우면서 미래를 위해 준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돈의 지출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소비하지 않는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이지만 그 과정이 힘들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 것은 아껴진 돈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서이지 않을까.






http://brunch.co.kr/@juwelrina/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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