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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Apr 22. 2021

하루하루를 잘 버텨내는 것

행복이 시작되는 진정한 마음의 평안

© Skitterphotography, 출처 pixabay



마음이 힘들 때는 공부도 일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마음이 즐거워야 어려운 공부도 잘 해낼 수 있고 회사 업무에도 집중할 수 있다. 내 마음이 평안해야 그곳이 바로 행복이 시작되는 곳이다.


하지만 삶이 힘든데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까?


당장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고 그 일에 대해서 벅차다고 느낄 때는 마음에 평정을 가지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나는 웹디자인 재택근무를 하면서 내 아이가 3개월 때부터 4살 12월까지 집에서 돌보았다. 낮에 아이를 돌보는 일은 오롯이 나 혼자만의 일이었고 회사 업무도 내가 해내야만 했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재택근무가 일반화되어있지 않은 시대라서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업무시간에 맞추어서 되도록이면 동일한 시간에 나도 일을 해야만 했었다. 업무를 다 마치지 못한 날은 신랑이 퇴근해서 오면 아이는 신랑이 돌보고 나는 늦은 밤까지 일을 하고 잠을 잤었다.


아이를 따로 돌봐주는 이모님을 고용하기에는 아파트 분양받을 때 생겨난 대출금이 많은 나에게 돈이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나는 아이를 품에 안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을 했다. 삶이 너무 고단했다.


점심시간에 아이에게 밖의 공기와 햇볕을 쬐어주려고 놀이터에 산책 나가면 아이를 데리고 나온 엄마들은 내가 보기에 여유있어 보이고 아이만 돌볼 수 있는 그녀들의 삶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그녀들도 분명 아이를 돌보는 것이 많이 힘들고 삶에 다른 고단함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회사일을 하면서 동시에 아이를 돌봐야 하는데 놀이터에서 내가 본 그녀들은 아이만 돌보고 있어서 내가 가지지 못한 그 삶이 너무나도 간절하게 부러웠다 보다.

아이가 커서 걸어 다니기 시작할 때도 점심시간에 잠깐 놀이터에 나가서 놀았다. 아이는 점심시간이 끝났는데도 집에 려고 하지 않고 땅바닥에 드러누워서 몸부림을 치면서 울어대었다. 나는 그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고 아이를 달래도 말을 안 들어서 발버둥을 치는 아이를 그대로 안고 나도 함께 울면서 집으로 들어왔다. 그런 날이 늘 반복되었다.

그때는 내 마음에 평안을 나는 가질 수 없었던 것 같다.

다만 나는 하루하루를 버텨내었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화를 낸 적은 없었다. 그러한 이유는 "일하는 엄마의 죄책감"을 나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에게 한없이 미안했다. 다른 아이들처럼 놀이터에서 마냥 놀게 해 줄 수 없고 집안에 두어야 하는 상황과 그렇다고 집에서 함께 놀아주는 것이 아니라 나는 회사 업무를 보면서 사이사이에 아이에게 눈을 마주치고 말을 해야 되는 그 상황도 미안했다.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해 줄 수 없는 모든 상황이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내 마음이 한없이 지쳐있었던 그때 나는 위로를 주는 글 한 줄도 읽을 시간이 없었고 읽었다고 해도 내 마음에 담지 못했을 것 같다.

다만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것 그 마음이 나에게는 마음의 평안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주어진 상황이 힘들고 도저히 길이 없다고 생각이 되더라도

그 하루하루를 잘 버텨내는 것

그것이 행복이 시작되는 진정한 마음의 평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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