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개개인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시간이다. 시간은 빈부의 차이가 없이 누구에게나 하루가 주어진다. 다만 부유한 사람은 시간을 돈을 주고 사서 본인만의 시간을 누릴 수 있고 근로를 해야 하는 사람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일터로 뛰어가는 워킹맘도 있다. 나 역시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워킹맘으로 살아보아서 "시간빈곤"에 대해 절실하게 체험을 하였다.
맞벌이를 할 때는 시간 빈곤으로 힘들었지만 수입은 많이 들어왔다. 대출금을 속도감 있게 갚아 나갈 수 있었던 것도 맞벌이를 해서이다. 나는 그때 근로를 해야만 돈을 벌 수 있었다.
건강상의 이유로 결혼 전부터 다녔던 직장을 퇴직을 했을 때 많이 아쉬웠다. 한 달에 급여가 두 번 들어오다가 한 번으로 들어올 때 정말 현실감 있게 알게 되었다. 이제는 더 아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그럼에도 나는 시간 부자가 되었고 아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공유하면서 추억도 많이 쌓았다. 아이와 함께한 시간의 힘은 사춘기인 아이와 비교적 무난하면서도 행복하게 지내게 해 주었다.
보통 아이가 사춘기일 때는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지 않고 혼자 있으려고만 한다고 한다. 그리고 공부에 관해서 이야기가 나오면 아이들이 먼저 화를 내고 부모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내 주변 지인들이 이야기를 한다. 내가 지인들에게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볼 것을 권했지만 아이가 도통 이야기를 하려 하지 않아서 고민이 된다고 하였다.
아이와 어릴 때부터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 작은 시간의 힘은 아이가 성장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는 것 같다.
차와 커피 마시는 시간을 좋아하는 나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사춘기인 아이와 지금까지 그 시간을 가지고 있다. 어릴 때 아이와 차를 마시든 또는 케이크나 쿠키를 먹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이야기를 하는 습관을 가졌다면 어쩌면 아이가 사춘기일 때도 좀 더 쉽게 이야기를 풀어 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
어떤 관계에서 시간의 힘은 정말 중요하다. 별거 아닐 것 같은 10분 또는 20분이 매일 차곡차곡 쌓여 간다면 그 관계의 친밀함은 커져간다. 서로 마음을 나누는 데는 하루 동안에 긴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나는 아이와는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지만 늦게 퇴근하는 신랑과는 잠을 자기 전에 서로의 하루에 대해 궁금해하면서 이야기를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