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라하의 별 Jul 08. 2021

지금 행복하기를

나는 어떤 목표를 정하면 꾸준히 하는 것도 잘 하지만 그 기간을 단축시키고 싶어 하는 성격도 있다. 완벽하고 깔끔하게 마무리를 하되 그 시간을 단축시켜야 내 마음에 드는 나의 성격은 "절약"에서도 속도감을 유지한 적이 있었다.

내 기준으로 아파트 담보대출이 많아서 부담이 되었고 나는 맞벌이를 하면서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줄여 보았다. 나는 대출금을 빨리 갚는 것에 목표를 두었기에 가족의 현재의 행복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나에게 주어지는 현재에 행복해야 하는데 나는 행복을 생각하지 않고 최대한의 절약 생활을 하였다. 그 몇 년 동안 여름휴가를 가지 않고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잠깐 바람을 쐬고 오는 것으로 대신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외식을 하지 못하지만 그때는 외식은 아주 특별한 날에만 하는 것이었다.

마치 원룸에서 사는 사람처럼 방 한 곳만 냉난방을 하면서 여름에는 덥게 그리고 겨울에는 춥게 살았다. 새 아파트에 입주해서 누릴 수 있는 것이 많은 대신에 내가 사용하지 않는 시설에 대한 비용도 지불해야만 해서 관리비가 너무 높았다. 기본적인 관리비가 높아서 어쩔 수 없이 내가 아낄 수 있는 부분에 최선을 다한 것이었다.

부부가 둘이 버는데 최소한의 비용으로 몇 년간을 지내어서 아파트 대출금은 빠른 속도로 갚아졌다. 대출금이 얼마 남지 않았던 그 시기에 나는 건강검진에서 좋지 않은 소견을 듣고 몇 년간 치료를 하였다.

나에게 주어지는 하루와 건강은 늘 충만할 줄 알았다. 공기처럼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현재를 살지 않고 미래의 시간에 나를 맞추어서 살았던 것이다.

다시 건강을 회복했을 때 나는 내 가족과의 특별한 추억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와 아이 그리고 신랑이 가고 싶은 나라와 도시를 정해서 6개월에 한 번씩 조금은 긴 여행을 떠났다.

이른 아침시간... 프라하


그렇게 3년 동안 6개월에 한 번씩 여행을 다녀오면서 나와 내 가족은 설레는 추억을 가지게 되었다.

주변 지인들이 내가 로또에도 당첨된 줄 알았다고 한다. 어떻게 6개월에 한 번씩 해외여행을 떠나는지 그리고 그 나라와 도시가 비용이 꽤 지불되는 곳이어서 그런 추측을 했다고 말을 해서 내가 웃은 적이 있다.

얼마 남지 않은 대출금을 갚을 몇천만 원이나 되는 돈을 나는 나의 가족의 추억과 바꾸었다.

작년 1월 초에 다녀온 여행이 나와 내 가족의 마지막 해외여행이었다. 코로나로 인해서 여행은 잠시 중단되어 있다.

반드시 여행을 떠나는 것이 현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내 가족은 여행을 떠난 그곳에서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서로에게 온전히 시간을 사용하고 좋은 곳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여유 있는 그곳의 시간을 함께 누렸던 기억이 행복하게 남았기에 여행을 멈출 수가 없었다.

나는 나와 내 가족이 지금 행복하기를 원했던 것 같다.

삶은 꼭 계획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갑자기 벌어진 "코로나 시대"는 나와 내 가족의 삶도 여행을 떠나는 삶에서 집에 머무르게 하는 삶으로 바꿔 놓았다.

외출이 자유롭지 못하게 된 나는 다시 절약 생활을 시작했지만 내 가족이 행복할 수 있는 적정선의 소비를 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도

나는 일상에서 나와 내 가족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에서 행복하기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삶의 목표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를 잘 키워내고 싶은 마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