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의 세트장처럼 예쁜 집들이 즐비했지만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내가 걸어 다니는 길에는 사람이 없었다. 나와 자연이 온전히 만나는 시간이 많이 즐거웠다. 산책길에서 우연히 만난 어느 노부부와 친해진 나는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산책을 할 때 그 부부의 집에 초대받아 정원에서 차를 얻어마시곤 했다.
조금은 높은 곳에 위치한 그 부부의 집은 마을이 내려다보였고 정원에서 차를 마시면서 고개를 들면 알프스 산이 병풍처럼 둘려져 있는 것이 내 눈에 들어왔다. 파란 하늘과 초록이 가득한 알프스의 산은 그 자체로 그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