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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Jul 16. 2021

추억하면서 꺼내어 보는 소중한 선물

나무가 많은 숲길을 산책하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경험을 한 번쯤은 하였을 것이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와 흔들리는 나뭇잎 그리고 나뭇가지와 잎들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은 마음에 편안함을 준다.

도시에서만 살았던 나는 시골에 대한 로망이 있다. 소설책에 등장하는 알프스는 나에게 늘 동경의 대상이었다.

청춘시절 독일에서 공부할 때 50일이 조금 넘는 기간에 혼자만의 배낭여행을 떠났다.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들을 여행하고 스위스로 갔을 때 내가 처음 만났던 자연은 웅장함이었다.

어떤 그림엽서에서나 볼듯한 풍경은 나를 자연 속의 일부로 만들어버렸다. 폭포가 많은 라우터브루넨이라는 마을에서 나는 조금 오랜 시간을 머물렀다.


© timulrichphotography, 출처 pixabay


이른 아침에 숙소에서 나와 마을 안에 길을 걸으면서 산책을 했다. 그 마을은 자연을 품고 있어서 어느 길을 걸어가도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이 내 눈과 마음에 담겼다.


© nextvoyagephotography, 출처 pixabay


어떤 영화의 세트장처럼 예쁜 집들이 즐비했지만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내가 걸어 다니는 길에는 사람이 없었다. 나와 자연이 온전히 만나는 시간이 많이 즐거웠다. 산책길에서 우연히 만난 어느 노부부와 친해진 나는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산책을 할 때 그 부부의 집에 초대받아 정원에서 차를 얻어마시곤 했다.

조금은 높은 곳에 위치한 그 부부의 집은 마을이 내려다보였고 정원에서 차를 마시면서 고개를 들면 알프스 산이 병풍처럼 둘려져 있는 것이 내 눈에 들어왔다. 파란 하늘과 초록이 가득한 알프스의 산은 그 자체로 그림이었다.


© stuxphotography, 출처 pixabay


부부가 내어주는 허브차는 나의 이탈리아 여행의 이야기를 계속 나오게 하였고 행복하지만 조금은 지루했던 그 부부의 삶에 어느 날 동양인 여자아이의 방문은 즐거움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naryaphotography, 출처 pixabay


혼자 만나도 좋은 자연은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있어도 행복한 느낌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

그 시절 나에게 스위스 라우터브루넨에서 보냈던 시간이 삶을 살아갈 때 가끔 추억하면서 꺼내어 보는 소중한 선물이 되었고 자연과의 교감은 내 마음을 청춘시절과 지금까지도 충만하게 채워주는 어떤 힘이 된 것 같다.

코로나 시대에 마음이 답답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두려움까지 가지게 되지만 나의 집 거실에서 창밖에 보이는 초록이들의 풍경을 보며 코로나가 끝났을 때 언젠가 다시 떠날 여행에 스위스의 라우터브루넨을 슬며시 넣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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