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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Sep 22. 2021

그 시점에 행복할 수 있도록

© JillWellingtonphotography, 출처 pixabay

새벽에 잠을 깊이 못 자서 인지 나는 늦은 시간에 아침을 시작하였다. 중학생인 아이는 한참 중간고사 준비로 바쁘다. 그러나 오늘 아침에는 중간고사와 관련이 없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과학 영어 원서를 읽고 있었다.


신랑은 온전하게 추석 휴일을 다 쉬지 못하고 오후에 출근을 하기에 아침에 내가 마실 커피를 에스프레소로 내려놓고 브런치로 먹을 바게트를 구워놓은 후 골프연습장으로 운동을 하러 외출을 하였다고 아이가 나에게 말을 하였다.


아침에 신랑이 구워놓은 바게트

신랑은 어젯밤에 바게트 반죽을 해서 발효시켜 놓고 오늘 아침에 바게트를 구워내었다. 나와 아이가 갓 구운 빵을 좋아해서 신랑은 명절에 가족이 함께 하는 마지막 브런치를 위해서 바게트를 구웠다.



잠에서 깬 내가 거실로 나오니 빵 구운 기분 좋은 냄새가 거실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아이는 거실 중앙에 있는 식탁 옆에 책상에 앉아서 본인의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다. 아이는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이과형 아이지만 어릴 때부터 영어에 꾸준히 노출되어서 영어와 한국어의 경계가 없이 두 언어에 자유롭다. 나는 아이가 영어에 자유롭기를 원해서 아이의 영어 실력이 잘 발달할 수 있도록 집에서 아이와 영어로 이야기를 하고 영어로 된 책을 많이 읽어주면서 도와주었다. 아이는 본인이 좋아하는 과목의 책을 영어로 읽는 것을 좋아한다. 과학 분야는 영어로 된 책이 번역본보다 이해가 더 쉽다고 아이는 영어 원서를 잘 본다.



내 신랑은 설날과 추석 때 온전히 연휴를 쉬어본 적이 거의 없다. 5~7일이 명절 연휴이면 3~4일 정도만 쉬고 출근을 하게 된다. 신랑은 자신이 출근하고 난 후 나와 아이가 보낼 시간에 그 빈자리를 자신이 요리한 음식으로 채워준다.


신랑이 요리한 겉절이와 잡채
신랑이 요리한 소갈비찜과 해물 볶음
신랑이 요리한 감자수프와 호박죽

신랑은 나와 아이가 먹을 음식을 글라스락에 담아서 김치냉장고에 보관을 하면서 나에게 그 요리의 보관 위치를 알려준다. 어떤 것을 잘 찾지 못하는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다른 요리를 해서 먹을까 봐서 염려하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다.



나는 늘 성실히 일하는 그가 퇴직할 때 행복하게 퇴직할 수 있도록 현재의 삶에서 내가 정한 적정선에 맞추어 최소한의 소비를 하고 간소한 삶을 지향하고 있다.



살림을 잘 못하는 나는 내 신랑만큼 요리와 살림을 잘할 수 없지만 내 기준으로 최선을 다한다.


평소 내가 집밥 메뉴로 요리하는 파스타와 돼지고기 목살 김치찜
평소 내가 집밥 메뉴로 요리하는 닭고기 채소볶음과 달걀찜, 생선구이

외식과 배달식을 하지 않고 집밥을 해서 식비를 줄이고 내가 몸을 움직여서 다른 소비도 줄이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



코로나 때문이기도 했지만 작년부터 아이는 학원을 다니지 않고 평일에는 나와 함께 공부를 하고 주말에는 아빠에게 수학과 물리 과목을 배운다. 그 이외의 과목은 내가 아이를 도와주고 있다. 아이의 교육비는 문제집 구입 비용만 들어서 교육비도 많이 절약이 된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인 아이는 학원을 다니지 않고 엄마, 아빠의 도움을 받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본인이 세운 공부 계획서대로 공부를 하면서 전 과목에서 A를 받아온다.



총 생활비와 교육비에서 많이 절약이 되어서 나는 그 돈으로 미래를 위해 모으고 또한 투자도 하고 있다.



신랑이 퇴직할 때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마음 편안하고 행복하게 퇴직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나의 최대 목표이다. 그 목표는 나와 신랑 그리고 아이도 행복할 수 있는 미래이기에 현재의 절약 생활이 힘들지 않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나는 행복하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준비하고 있는 나와 내 가족은 카페에서 브런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구운 바게트로 간소하지만 예쁘게 차려낸 브런치가 더 행복하다. 수입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선택적인 소비는 반드시 필요하다.


               바게트와 감자수프 그리고 오렌지로 차려낸 브런치                                  

나와 내 가족은 아낄 수 있는 부분은 아끼고 특별한 날이 아니면 카페보다는 집에서 브런치를 즐기면서 일상의 행복을 누린다.



물론 나와 내 가족은 일 년에 한두 번 떠나는 여행지에서는 카페에서 브런치 하는 것을 즐긴다. 그 여행은 나와 내 가족의 행복감을 가지게 하는 추억을 선물하기에 최선을 다해 누리고 온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나와 신랑의 행복한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간소한 삶을 지향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명절조차도 온전하게 다 쉬지 못하고


일하러 가야 하는 신랑이 언젠가 퇴직하게 되는


그 시점에 행복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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