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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Oct 11. 2021

그리운 코로나 이전의 자유

© Timea Kadarphotography, 출처 pexels 다시 여행의 추억이 있는 어느 도시를 만나고 싶다. 낯선 곳에서 설렘을 느끼고 싶다.

가을이 아닌 것처럼 낮에는 햇살이 눈이 부시게 쏟아져 들어와서 거실 안이 조금 덥게 느껴졌다. 창문을 열어서 환기를 시켰지만 낮에는 여름과 비슷한 기온을 보이다가 해가 지고 저녁이 되니 선선한 바람이 들어와서 기분을 좋게 만든다. 바람결은 예전과 다름이 없는데 코로나 시대는 삶을 너무나도 다르게 바꾸어 놓았다.



작년에 코로나가 발생하고 벌써 두 해가 지나가고 있다. 나는 어떤 재난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며 어쩌면 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이 모든 일이 나만의 꿈일 것 같은 상상도 한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내가 할 수 없는 일들이 늘어나고 왠지 억울하다. 코로나로 인해 자유를 통제받는 삶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여행을 자주 다니던 나와 내 가족은 여행을 떠나지 못해서 여행에 대한 그리운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다.



코로나로 인해 우울한 마음을 벗어나기 위해 내 가정에 긍정적인 변화를 떠올려 보면 간소한 삶과 미니멀 라이프가 더 가속화되었다. 기관지 알러지가 있는 나로 인해 외식에 대한 부담이 있어서 외식을 하지 않으면서 배달식도 함께 하지 않고 집밥을 먹었다. 그러면서 생활비를 많이 줄이게 되었다는 것과 중학생인 아이가 영어학원 한 군데를 다니고 있었는데 빈번하게 학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여서 할 수 없이 영어학원도 그만두고 집에서 엄마, 아빠와 공부를 하게 되었다. 다행히 아이 성적이 좋게 나오는 결과와 함께 교육비 지출이 확연하게 줄어들어서 자습서와 문제집 구입 비용만 들었다.



그렇게 생활비와 교육비에서 남은 돈과 매달 자유적금을 납입할 돈으로 주식에 투자를 하게 되었고 비록 지금은 주식장이 좋지 않아서 마음이 힘들지만 "시간의 힘"을 믿고 장기투자를 하고 있다. 주식의 "주"자도 모르던 내가 주식투자의 세계에 들어서면서 노후를 위해 좀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하게 되었다. 물론 정기적금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현금과 투자의 비율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은 가정경제의 안정을 위해서 필요하다.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것에서는 코로나 이전보다 더 진척되어 있어서 그 점은 긍정적인 면인 것 같다. 하지만 자유로운 활동을 하지 못하고 공간의 제약을 받는 것은 답답한 마음이 든다. 내 아이는 중학교 2학년과 3학년 기간에 소풍, 체육대회, 졸업여행에 대한 추억이 없다. 학창 시절에 친구들과 함께 만드는 수많은 추억들이 줄어든 것이 정말 아쉽다.



여행에 관한 사진을 보면 정말 떠나고 싶은 요즘이다. 내가 청춘시절에 머물렀던 유럽 여러 도시와 가족과 함께 추억을 만들었던 여행지들을 다시 가보고 싶다. 여행은 준비할 때가 더 설레는 마음이 든다. 비행기 표와 호텔을 예약하고 여행지에 관한 책을 읽고 여행 가방을 챙기면서 즐거웠던 추억이 떠오른다.



나는 코로나가 종식될 거라는 기대감은 이제 옅어졌지만 아마도 위드 코로나는 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예전의 자유를 되찾을 수 있을까.



자유를 통제받기 전에는 내가 당연하게 누리던 자유가 소중한 줄 몰랐는데 지금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자유롭게 여행을 다녔던 그 시절이 그립다.


© JESHOOTS-comphotography, 출처 pixabay

여행을 떠나려고 공항에 서 있었던 그 순간도 너무나 그리운 예전의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언젠가 다시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어서 공항에 서 있게 되는 순간이 온다면 정말 감격스러울 것만 같다.


그립고도 그리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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