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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Jan 17. 2021

아이의 겨울 방학 시작

아이와 함께 떠나는 행복한 지구별 여행

아이가 아주 오랜만에 학교에 등교를 했다. 그 이유는 오늘 겨울방학식을 하러 학교에 간 것이다. 긴 온라인 수업 끝에 방학식을 하러 학교에 가는, 이전과는 다른 세상에 내 아이가 살고 있다. 마치 어떤 미래 시대에 집에서 인터넷으로 공부하고 가끔 학교에 등교하는 그런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아이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마치고 학교에 갔고 나는 글을 조금 쓰고 집안일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아이가 하교를 했다. 정말 짧은 시간 동안 학교에 있다가 온 아이는 손에 상장 두 개를 들고 있었다.




하나는 학업우수상이고 또 하나는 교내 독후감 쓰기로 상장을 받았다. 아이는 상장보다 문화상품권 1만 원을 받은 것이 더 기쁜 것 같았다. 그 이유는 엄마가 책을 사볼 수 있다는 그 이유로 아이는 문화상품권을 받게 되면 뛸 듯이 기뻐하면서 나에게 선물로 주곤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아이는 문화상품권을 의기양양하게 나에게 내밀었다.



나는 아이에게 정말 한 학기 동안에 수고했다고 말을 해주고 상품권을 감사히 받았다. 아이가 본인이 속한 사회에서 성실하게 노력해 받아온 결과물이라서 너무 기특하였다. 코로나 때문에 학원도 다니지 못하고 중학교 2학년을 집에서 아이는 나와 아이 아빠와 함께 공부를 하였다. 아이가 주체가 되어서 한 공부여서 더 힘이 들었을 것이다. 아이에게 점심 차리는 동안 쉬라고 말을 하고 나는 아이가 좋아할 만한 음식을 차려서 아이를 기쁘게 해 주고 싶어 부지런히 서둘러서 점심을 차렸다.



나는 편식이 심해서 당근을 안 먹지만 아이가 좋아해서 어쩔 수 없이 마카로니에 당근을 듬뿍 넣었고 로매인 상추를 좋아하는 아이의 입맛에 맞게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고기가 없으면 화내는 중학생인 아이를 위해 냉동 치킨도 에어프라이어에 익혀서 열심히 나와 아이만을 위한 파티 상차림을 차려내었다.






아이가 상장받아온 것에 대한 축하에 와인잔이 빠지면 섭섭해서 아이는 와인잔에 물을 담고 나는 와인을 조금 담아내었다. 음악을 틀어놓고 아이를 불러내어 식탁에 마주 보고 앉았다.



나는 아이에게 한 학기 동안 너무 수고했다고 그리고 축하한다고 말을 하였고 아이와 와인잔을 부딪히고 서로 웃음을 나누었다. 아이는 너무 행복해 보였고 그런 아이를 보는 나 역시 행복했다. 아이는 학업우수상보다 글쓰기 상을 받은 것이 더 기분이 좋다면서 그 이유를 나에게 한참 이야기했고 나는 그런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특별하게 차린 음식은 아니지만 아이는 내가 정성껏 차린 음식을 너무 맛있게 먹었다.



한글보다 영어로 말하는 것을 더 편안하게 했던 아이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한글을 제대로 익히지 못해 학업을 따라가기 힘들어했고 나는 아이에게 부지런히 책을 읽어주고 또 아이가 책을 읽게 하였다. 아이와 내가 함께 읽은 책은 서로 그 책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였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아이에게 계속 질문을 해서 아이의 사고가 넓어지도록 유도하였다. 아이가 생각하는 관점에서 나는 다른 의견을 내곤 했다. 그렇게 책을 많이 읽는 것과 깊이 있게 읽는 것을 병행한 아이는 초등 3학년 때부터는 다독상과 글쓰기 상을 종종 받아오곤 했다. 그리고 중학교에서도 글쓰기 상을 학년별로 받아오는 성과를 이루었다. 나 역시 아이 말대로 학업우수상보다 글쓰기 상을 받아온 것이 더 기쁜 이유이다.




아이는 중학교 2학년을 오늘 마무리했고 아이에게 중학교 3학년이 펼쳐질 것이다. 나는 아이가 공부할 때 행복하게 할 수 있도록 지금껏 해온 것처럼 도와주고 싶고 아이의 대화 상대가 되어 주고 싶다. 가끔은 친구처럼 가끔은 공부를 방해하는 동생처럼 아이에게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epilogue

1월 13일에 아이가 겨울 방학을 하였습니다.

그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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