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날이 쌀쌀해졌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스산해 보였지만 상대적으로 집안은 따뜻해서 마음이 놓였다. 아이가 방학을 한 이후로 시간이 많아진 아이와 함께 나는 요리를 종종 하고 있다. 오늘 낮에는 아이와 함께 간단히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불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가 다칠까 봐 그것만 내가 챙겨주었고 대부분 아이의 주도하에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아이가 응용해서 해시브라운을 샌드위치 안에 넣었는데 맛이 좋았다. 오전 11시쯤 브런치로 샌드위치를 먹어서인지 오후 4시쯤 되었을 때는 배가 살짝 고파졌다. 나는 아이에게 냉장고 안에 생연어가 있다고 말을 하였고 우리는 의견 조율을 해서 "연어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기로 하였다.
원래는 로즈메리와 올리브 오일 그리고 소금과 레몬즙에 생연어를 재워놨어야 했지만 갑자기 결정한 것이고 아이와 내가 로즈메리보다 오늘은 조금 매콤하게 먹고 싶어서 레드페퍼와 소금 대신 후추를 사용하기로 하였다. 아이가 소금 간이 되어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후추를 사용한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인 친구들이 늘 나에게 마늘을 편 썰어서 올리브 오일에 튀기듯이 볶은 후 그 마늘향이 베인 올리브 오일로 안심 스테이크나 연어 스테이크를 만들면 맛있다고 강조를 한 말이 생각나서 마늘을 편을 썰어서 튀겨내었고 아이가 튀긴 마늘을 잘 먹어서 따로 두었다. 아이가 당근을 좋아해서 당근도 튀겨내었다. 생연어를 프라이팬에 넣어서 익히기 시작했다. 레드페퍼를 더 넣어서인지 살짝 매콤한 향이 났다. 나는 말로 설명하고 모든 과정을 아이가 직접 하였다. 아이는 본인이 만드는 음식이 제대로 나올지 걱정을 하였고 나는 아이에게 음식이 잘 만들어지지 않아도 우리가 먹을 것이니 괜찮다고 말을 하였다. 아이는 맛있는 연어 스테이크를 만들어서 나와 함께 즐겁게 먹고 싶은 눈치였다.
연어가 제대로 익었고 아이가 그릇에 연어와 마늘 그리고 당근을 예쁘게 담아내었다. 아이는 신중하게 각자의 위치를 정해서 담았고 그 심각한 표정의 아이 얼굴이 매우 귀여웠다. 나는 편식이 심해서 당근을 잘 안 먹는다. 그래서 아이에게 당근은 두 조각만 담으라고 말을 하였는데 장난기가 생긴 아이는 당근을 여섯 조각을 담아 놓아서 함께 먹을 때 다시 아이에게 당근 네 조각을 돌려주었다! 기름이 많이 남아서 나는 식빵 두 개를 튀기듯이 구워내어서 잘랐다. 레드페퍼 때문인지 매콤한 향과 마늘 식빵 맛이 나서 아이가 맛이 좋다고 말을 하였다. 아이와 나는 식탁에 음식을 차려 내었고 너무나도 여행이 가고 싶은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여행지에서 들었던 음악을 골라 틀고 서로 마주 앉았다.
나와 아이는 오늘 요리를 함께 하면서 많이 웃었고 맛있게 만들고 싶어 했던 아이의 바람대로 오늘 연어 스테이크 맛은 너무나도 좋았다. 요리 과정을 서로 이야기하면서 추억이 쌓였고 우리들의 이야기 소리는 아름다운 멜로디에 섞여 기분 좋은 오후의 분위기를 더 행복하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