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서울 체크인>이라는 방송에서 이효리 씨가 이옥섭 감독, 구교환 배우 겸 감독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었어요. 미운 사람이 있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질문에 이옥섭 감독이 이렇게 답했어요. 그 사람을 내 영화 속 주인공이라 생각하며 귀여워하려고 노력한다고, 그래도 너무 미우면 사랑해 버린다고요. 그렇게 연민을 가지고 그 사람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구교환 씨가 덧붙였어요.
처음 그 장면을 볼 때도 인상 깊었는데 그 뒤로도 잊히지 않고 한 번씩 그 말이 생각났어요. 연말이 되니 고마운 사람들 뿐만 아니라 불편한 감정을 나눠가진 사람들 얼굴도 떠오르네요. 단번에 모두를 사랑하는 경지까지 도달하기는 어렵겠지만 '그 사람도 그렇게 한 데는 사정이 있었겠지' 고단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나와 같은 사람으로 연민을 가지고 이해해 보려고요. 연말을 핑계 삼아 안부도 전해보고요. 그러면 제 마음도 한결 편안해질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