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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열 하나

담백한 연말

by 주원

연말에는 술, 고기, 노래, 유흥이 차고 넘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즐거움을 주는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는 괴로움일 수 있지요. 저는 술은 체질상 마시지 못하기도 하고, 마시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고기도 먹고 싶지 않고,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부르며 춤추는 건 질색입니다. 그래서 이 모든 걸 세트로 권하는 모임에는 다시는 가지 않습니다.


'너는 무슨 재미로 사니?' 많은 사람들이 묻습니다. 저는 제 나름의 즐거움을 찾아 때때로 재미나게 지냅니다. 하기 싫은 걸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제 시간은 훨씬 괜찮아집니다. 그래서 이번 연말은 담백하게 보내고 싶습니다. 독하고 기름지고 소란스러운 거 말고, 순하고 담백한 거 먹고 마시며 조용하고 차분하게, 먹는 거든 소리든 움직임이든 평소보다 덜, 비워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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