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백 셋

메가로 달고 차가운 빙수

by 주원

맛과 가성비가 특출 나다고 소문난 메가커피 팥빙수를 드디어 맛봤습니다. 본래 점심으로 순두부찌개를 먹겠다고 나선 길이었는데 에어컨 벗어나 몇 걸음 걸으니 뜨거운 걸 먹고 싶었던 마음이 싹 녹아 사라졌습니다. 입맛도 달아나서 발길을 돌려 더위나 식히며 간단히 음료나 먹을 생각으로 카페에 갔습니다.


주문하려고 키오스크 메뉴를 둘러보는데, 갈 때마다 품절이던 팥빙수가 오늘은 주문가능 상태였습니다. 곧바로 주문했습니다. 첫인상부터 만만치 않았습니다. 달게 고은 팥 위로 듬뿍 뿌려진 다디단 연유, 찐득한 단맛을 선사할 초콜릿 아이스크림, 투박하게 갈린 얼음과 우유, 강력한 설탕 코팅으로 끝까지 눅진해지지 않는 시리얼의 만남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첫 입을 먹고 생각했습니다. '어쩌지?' 제 입맛에는 과히 달고, 너무나 차가웠습니다. 열심히 3분의 1쯤 먹었을 때, 더위는 오간데 없고 팔뚝 털이 쭈뼛 설정도로 한기가 들었습니다. 3분의 2에 다 달았을 즈음에는 입술이 새파랗게 질려 감각이 무뎌질 지경이었습니다.


단 걸 피해보고자 중간에 있는 얼음을 중심으로 파먹은 탓에 맨 위에 있던 아이스크림은 위치만 바뀐 채로 그대로 남았습니다. 이러다 탈이 나지 싶어 결국 3분의 1은 남겼습니다. 말이지 트렌드 쫓다가 골병들 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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