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회를 앞두고 우리 반은 화동 무용을 한 것 같다. 내 파트너는 평상시 옆에 가기도 꺼려지는 지저분하고 못 생긴 계집애여서 난 도통 흥미를 잃고 무용에 집중을 하지 않아 전체적인 하모니가 깨지곤 해 선생의 호통질을 받았다. 정말 죽을 맛이었다. 그녀를 보고 환한 웃음을 지으며 율동을 할라치면 고문이 따로 없었다. 운동회를 무사히 마치긴 했지만, 그녀 덕에 나는 선생의 눈 밖에 나 고생을 톡톡히 한 기억이 난다. 사람을 무시하는 게 세상에서 가장 참기 힘든 일임을 알게 된 후부터 사람들의 귀한 달란트에 항상 존경심을 게을리하지 않으려 하고 상처 주는 일에서 물러나 지내려 한다. 얼마 전 고향길에 그녀를 우연히 봤는데 어이쿠~ 럭셔리하며 세련된 기풍이 잘잘 흐른다. 사람의 얼굴이 이렇게도 변하는구나! 가슴을 치며 후회가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