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내장 더미에 버려지듯 태어나 후각에 대한 강박증으로 인간을 향수로 지배하려는 편집광스러운 소설이 작가의 내면이었을까?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철저한 은둔자로 문학상조차 거부하며 인터뷰를 한적도 없고 심한 결벽증으로 악수는커녕 남의 차에 타는 걸 꺼려하며 자신에 대해 얘기를 하는 사람과는 절연을 했다니---. 촉망받고 재능 있는 젊은 여류 소묘 화가가 한 평론가로부터 작품에 대한 깊이가 없다는 평가로 인해 좌절하며 인생이 조각나고 서서히 망가져 가며 결국 자살로 이어지는 단편을 읽으면서 '올드보이' 오대수의 혓바닥이 떠올랐다. 무심하게 던진 한 마디로 인해 누군가의 인생이 파멸로 치닫게 된다면 지독한 불행이다. 눈빛 하나만으로도 큰 위안과 사랑을 전해 주는 사람이 좋다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과묵해져야 하는데 이것마저 깊은 이해의 강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