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숨겨진 명소 화암사

고즉넉함 그 평화를 느끼며..

by 자유인

계절마다 명소를 잘 아는 지인의 소개로 가게 된 화엄사.. 기대보다 좋았다.

그날따라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그래서 더 좋았다.

내가 사는 세종에서 출발해서 거의 도착 전 잠깐 차를 세웠다.

이름 모를 집 텃밭에 누군가를 기다리 듯 수선화가 곱게 펴 있다.

(길가에서 본 수선화)


시골의 마을 마을을 지나 목적지인 화엄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초록으로 완연히 물든

숲 속으로 내 몸을 보낸 지 20분 정도 지나면 목적지에 도달한다고 했다


절간에 이르기까지 과정에서 목도한 길가여기 저기에 난삽하게 야생화가 피어있었다.

간간히 숨어있는 수줍은 야생화를 보며 느린 걸음을 옮기었다.

할미꽃은 고개를 숙인 채 잎날개를 살포시 내민다.

(할미꽃)


이름 모를 야생화 새싹은 봄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옆에 흐르는 냇가에서 나는 물소리 반주에 바람에 살랑이는 새싹이 춤을 추는 듯했다.

(이름 모를 새싹)



꽃에 일부러 보라색을 그러데이션 되게 색칠한 듯 별꽃이 나를 반긴다.

테두리가 진하게 칠해져 있어 더욱더 도드라져 보인다.

보라색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데 이런 연보라색은 자연이 만든 작품이 아닐까

(보라별꽃)



계곡물소리를 벗 삼아 데크 계단길을 걷다 보면 화엄사 팻말이 나온다.

낡은 철판에 안도현 님의 화암사라는 글도 반가웠고 소박한 절의 모습이 우리를 반긴다.

어떻게 이렇게 자연친화적으로 절을 만들었을까 싶다.

이끼가 껴서 원래 이 자리에 오랜 시간 존재해온듯한 계단을 오르며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화암사 전경)


보물 제662호인 우화루는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다포계 맞배지붕이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자연석 축대 위에 세워진 누각이다.

탁 트인 다른 사찰과 달리 우화루 좌측, 여염집 대문으로 들어가면 된다고 한다.

(우화루 전경)


전북 사칠 화임사 극락전은 예전에 보물 663호였는데 검색해 보니 국보 316호라고 설명되어 있다.

우리나라 단 하나뿐인 아양식 구조인 극락전이다.

역시 오래되어 보이는 벚나무의 잎새가 곁들여져 풍미가 더해진다.




발길을 옮기다가 무심히 눈길을 주는 장면이 있었다.

오래된 돌 길 사이로 피어난 야생화의 생명력에 고귀함마저 느꼈다.

(생명력은 설명하기 힘들다)



냇물에 꽃잎이 모여 어디론가 동행한다.

그냥 물에 흘러가는 게 있는가 하면 무엔지 아쉬워 바위에 걸쳐 앉아있는 잎도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약수 바가지도 가지런히 걸려있어 절간에 고요함을 더한다.



목어는 정말 사찰 화암사의 역사를 말해주 듯 잘 익어가고 있다.

(목어)


이 오래된 대나무 기둥의 역할은 무엇일까? 물방울이 똑똑 떨어져 운치를 더한다.



튓마루에 걸려있는 연꽃에 문양이 너무 곱다.


어느덧 어스름히 하루의 끝이 다가오며 하산을 하게 되었지만 아쉬움이 컸다.

둘러보는데 맘만 있으면 10분도 안 걸릴 소규모지만

무념무상을 위해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문명의 이기를 던지고 그냥 작은 바위에 걸쳐 앉아

바람과 대화를 나누고 싶은 곳이다.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곳 냄새가 강하게 느껴진다. 내 잔상에 고이고이 남아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금요일 어느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