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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퓸힐러 이주용 Jun 01. 2020

퍼퓸힐러 향료를 말하다.

내가 쓰는 향료를 정리하면서


깔라만시 Calamansi _ 탑 노트

세상은 늘 우리에게 새로움을 보여주는데 그 모든 걸 다 볼 수 없다는 게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요, 욕심은 끝이 없으니까요, 깔라만시도 시나브로 늘 찾게 되는 과일이 되어버렸네요, 조금은 다른 맛과 향기 그 효능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광고로 익숙한 우리에 일상에서 이것도 좋은 거니까 써보자는 마음이 드는 순강까지 아는 것보다 아직 더 알고 싶은 게 많은 저의 이야기 오늘은 깔라만시입니다.


다이어트! 이 단어 하나면 근 설명이 굳이 필요 없는 과일 동남아시아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매우 아주 신맛의 깔라만시는 직접 먹는 것보단 가공을 하거나 착즙한 것을 희석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여러 가지를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느낀 건 역시 엄청 시구나...


향기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향기에 더 집중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걸까요? 맛의 충격이 더 강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향기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요, 맛 보 다상 큼 함이 약간은 부족한 느낌을 받다 보니 그 아쉬움이 아닐까 하네요.


올해 여름은 많이 덥다고 하는데, 전 늘 여름이면 하나의 고민이 생겨요 향료는 너무 더우면 쉽게 변질되어서 못쓰게 되니까요, 그래도 늘 조금씩 잘 더 관리하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운영하고 있어요.


이런 더운 여름에 편하게 쓸 수 있는 향수를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면서 취향 저격 향수를 만들고 그 분위기를 여름에 쓸 수 있도록 가볍게 바꿔주는 걸 연구하고 있어요, 고유의 향기와 타입은 최대한 지키면서도 무겁지 않고 지속력도 지키면서 그 보이지 않는 중간 어디쯤의 향수로 말이죠, 여기에 깔라만시는 정말 딱인 향료인 거 같아요, 베르가모트와 비슷한 은은함을 가진 상큼한 향기에 다른 향료의 분위기를 방해하지 않는 모습까지 만들고 싶은 인상의 향기를 비교적 쉽게 만들어 주어서 정말 잘 찾았다는 생각입니다.


우디 노트의 비율이 높을수록 가을이나 겨울에 어울리는 듯한 인상을 가지고 있는 건 다들 많이 공감하실 거 같아요, 그런 우디 타입 향수에 깔라만시를 조화제처럼 사용하면 자칫 자극적으로 느껴지는 나무의 향취가 조금 더 밝고 가볍게 전해지는 효과가 있어요, 부드러운 산달우드(백단향), 깔끔한 시더우드(삼나무) 같은 경우 여름에 자칫 텁텁하고 탁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딱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또 머스크(사향) 노트도 거의 모든 향수에 필수적으로 넣는 보류제 향료이지만 그 비율이 높은 향수인 경우 여름에 자칫 더 자극적이고 특유의 거친 향기 때문에 더 호불호가 나닐 수 있죠, 이러한 아쉬움도 탑 노트에 베르가모트와 깔라만시를 같이 넣어서 편안한 인상으로 살짝 수정하면 거친 인상은 사라지고 그 특유의 살결에 녹아드는 자연스러움을 가진 향수를 만들 수 있는 거죠.


당연히 코롱 향수에 대표격인 시트러스 코롱 향수에도 쓰면 아주 좋은 향료이기도 하고요, 지속력은 생각보다 많이 짧아서 금방 쓰겠지만 그 상큼함 보다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깨끗함은 코롱 향수에 더 잘 어울릴 거 같네요.


조금은 특별한 맛이 있어서, 새로운 과일이라서 찾게 된 깔라만시는 생각하였던 것처럼 더 특별한 향기를 만들 수 있도록 더 많은 걸 상상할 수 있도록 그리고 조금 더 향기로운 향수를 만들 수 있는 길을 보여준 가치가 있는 향료입니다, 늘 새로움을 찾고 그것을 확인하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하는 건 생각만큼 쉬운 건 아니었어요, 생각처럼 안 되는 것이 더 많았고 아쉽지만 멈춰야 하는 것도 많았고 또 나의 능력이 부족해서 아직 다 이루지 못한 것도 그렇습니다.

그래도 일생에서 하고 싶은 걸 찾아서 지금까지 생각으로만 가지고 있던 것을 하나씩 손으로 만들어가는 재미를 즐기고 있어서 그래서 잘 하고 있습니다.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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