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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퓸힐러 이주용 Feb 16. 2021

겨울 향기와 나와 이야기

세 번째... 언제나 조용히 안아주는

이제는 필수가 된 향료 musk. 향수에 빠질 수 없는 존재 가 된 어느 향료의 겨울 이야기...


사향(麝香) 한자의 뜻풀이를 하자면 사향노루의 향이라 하여, 수컷의 생식기 근처에 있는 향이 나는 작은 주머니를 이야기해요, 오랜 과거부터 생약으로 쓰인 것이 현재에는 인공적으로 합성한 향료를 제 조합하여 만든 향료가 널리 쓰이고 있죠.


귀한 약재로 아주 극히 일부의 사람의 전유물로 사용된 Musk는 동서양 모든 곳에서 귀하게 여겨진 것은 분명 사실이죠, 그래서였을까요? 몇몇의 기록에서는 가짜 사향을 팔았던 사람들과 그것에 속아 큰 피해를 본 사람들의 이야기가 제법 많이 있어요, 지금이나 먼 과거나 역시나 못 된 사람의 심보는 크게 다르지 않네요.


본론으로 향수에서 Musk를 편하게 쓴 시기는 정말 짧아요, 천연의 그것을 분석하여 주성분을 규명하고 그것을 합성을 통하여 대량생산을 하게 된 후 비교적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향수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러면서 향수의 이미지는 한 차원 더 발전하게 되었고 지금에서는 정말 약방의 감초 같이 향수에는 필수적으로 함유되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네요.


특유의 향취가 있는 동물의 향낭을 취하는 것 이제는 거의 하지 않는 일이 되었어요, 동물 복지와 종의 다양성을 위한 인간의 최소한의 노력 그 결과물인 것이죠, 동물에게 향은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죠? 영역의 구분 번식을 위한 효과적인 광고 그리고 생명으로써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 자연은 그 아름다움으로 이미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이다.

 '자연을 관찰하여 진리를 탐구하기 전 자연은 이미 충분히 아름답기에 관찰할 가치는 충분하다.'


자신의 매력을 알리기 위한 수컷만의 진화의 산물 '사향' Musk는 동물의 향기이기에 생각보다 거칠고 자극적이며 매우 무거운 향료입니다, 한데 이상하게도 그 향기를 맡으면 무겁다기 보단 너무 은은하여 마치 향이 없는 듯한 인상이 있어요, 저 또한 그렇게 느낀 한 사람이고요 뭔가 이상하게 이론과 실제가 묘하게 다른 향기 그래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더 많이 공부하게 된 향료입니다. 


여름에는 Musk의 향기는 조금 부담이 돼요, 분명 은은하게 가볍게 느껴지는 향기였는데 막상 여름에 쓰고 싶은 향기를 만들 때 그 비율을 높이기가 쉽지 않네요, 물론 맨 처음 이야기했어야 했는데 Musk의 향기가 힘들거나 별 루이신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아요,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여름에 쓰고 싶은 산뜻하고 싱그러운 향기에 머스크는 너무 무거운 인상으로 다가와서 너무 엄마의 큰 구두를 신고 아장아장 걷는 공주 같은 딸아이의 모습 같아요, 무언가 어색하고 조화롭지 못한 것이죠, 그래서 전 여름만 제외하면 그 어느 때나 편하게 쓰는 향료라고 이야기하면서 안내를 해요. 


어제처럼 거센 바람이 부른 겨울날에 쓰고 싶은 향수에 Musk를 생각보다 늘 조금 더 높여서 넣는 것으로 시작을 해요, 겨울을 즐기기 위해서요 우드, 파우더리, 발사믹, 그 어떠한 향기든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그래서 겨울을 더 많이 좋아하나 봐요.


겨울과 사랑스러운 여인을 상상하며 만드는 향수에는 화이트 플로럴의 감성을 하나 선택하고 싶네요, 부드러운 재스민? 풍성한 수선화? 아님 청초한 목련의 향기? 매적인 튜베로즈(=월하향)? 이 모든 걸 다 쓰기보단 하나의 향기에 집중하여 그만의 아름다움을 더 선명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네요, 음.....


 역시... 매력적인 튜베로즈를 Musk와 함께하여 향기를 만들고 싶네요, 조금은 돌아서 왔지만 그래도 그 재미에 조향을 하는 것이니까요, 라스트 노트의 튜베로즈와 Musk 여기에 살짝 포근하게 엠버를 넣어 볼게요, 더욱 사랑스럽게 기억될 사람이니까...


향수의 주인공은 Musk니까 미들 노트에도 자리하게 하여 쓰고 싶네요, 베이스의 꽃은 충분히 무거우니까 조금은 편안하게 장식하고 싶네요, 조화제로 릴리 오브 더 벨리(=은방울꽃)를 살짝 넣고 겨울에 인상을 네롤리로 깨끗하게 하고 싶네요, 여기에 포인트로 살구를 아주 조금만 넣을 거예요, 이 향기는 사랑스러워야 하니까요. 


당신의 여인은 어떠한 모습인가요? 한 가지 확실한 건 분명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전 변조제인 클로브를 선택하였어요, 소량이지만 향기가 당신의 여인을 더욱 아름답게 그리고 모두에게 기억될 수 있게 선명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죠, 그리고.... 음.... 유자를 풍성하게 넣어서 첫인상을 따스하게 만들고 싶어요, 여기에 살짝 매실로 탑 노트를 정리하는 것이죠.


이야기를 하면서 향기를 상상하다 보니 정신없이 여기까지 왔네요, 정말 많은 이야기가 계속 떠오르는데 다 할 수가 없어서 늘 아쉬움이 있는 향료 Musk 아마도 쭉 이야기는 끝없이 할 거 같아요, 늘 향기롭게 늘 사랑스럽게 그리고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한 향기를 만들고 싶은 마음로도요....


더 이야기하고 싶은데 오늘은 여기까지만 다음에 또 저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한 번쯤 생각나신다면 또 그냥 오셔요 어제 봤던 것처럼 그렇게 이야기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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