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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퓸힐러 이주용 Feb 21. 2021

부끄럽군요 난 비밀이 많답니다. Tangerin

Top note Tangerin 기조제

이미지는 픽사 베이에서 다운로드하였습니다.

Tangerin을 이야기하려는데 갑자기 예전에 본 한 영화의 대사가 떠오르네요.

' 허리가 드러나니, 제가 다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한복은 아우 자유롭습니다, 나는 비밀을 감추고 있거든요.' 

Tangerin은 편안함과 따스함으로 향수에 담긴 이야기를 비밀스럽게 가려주는 듯하여 이렇게 시작해보았습니다. 


'나'라는 사람의 기억은 조금은 특별함이 있어요, 특별함이라기 보단 적어도 저에게 만은 더 개인적으로 매우 각별한 기능이랄까요? 나에게는 그 어떠한 정보이든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으면 더욱 아름답게 아련하게 스스로 그것을 공드려 어제 본 듯이 기억하는 거랍니다, 그리고 시간에 따라 더 향긋해지는 와인들처럼 더욱 향긋하게 자리 잡아 이야기를 할 때면 더 사랑스럽게 따스하게 전해 줄 수 있게 해주는 거죠 지금처럼...


귤은 참으로 귀한 과일이었습니다, 진상품으로 왕가에서 늘 가장 먼저 반겨 향긋함을 즐겼다고 하니까요, 이러한 기록들에서 보면 많은 사랑을 받아 온 것이 틀림없는 거 같아요, 과피는 귀한 약재로써 쓰이며 뭐 하나 버릴 것 없는 정말 알찬 열매네요.


Tangerin의 향기를 이야기해볼까요? 지난 시간까지 이야기하였던 다른 시트러스 노트의 향료들 과는 다름이 있어요, 따스함 편안함 그리고 안정적인 인상까지 여기에 특유의 향취가 꼭 세제의 향기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더러 기름진 향기로 인식되기도 하는데 저 또한 처음 향기를 시향 하였을 때 그러하게 느낀 것이니 전혀 틀린 건 아니어요, 가볍고 상큼한 향기의 보통의 시트러스와는 전혀 다른 향기는 의외성으로 다가와 조향을 공부하는 중에 뭔가 잠깐 쉬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Tangerin를 공부하면서 가장 먼저 활용되는 코드의 특징은 가을과 남성 그리고 따스함이라 이야기하고 싶어요, 앞서 향기에서 전해지는 인상이 제법 어울리는 향료라서 일까요? 지금까지도 클래스를 운영할 때면 남자 친구에게 전해주고 싶은 여자 친구에게 또는 애인에게 가을쯤 꼭 추천드리네요, 자극적인 인상보단 편안하게 그리고 따스하게 정감 있는 미소처럼 그렇게 향기를 만들어 주니까요 늘 잊을 때면 말하는 것 같지만 취향이 아니라면 굳이 선택할 필요는 없어요,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끌리는 대로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선택하다 보면 어느새 만들어지는 그런 마술 같은 시간이 될 테니까요. 


그러고 보면 귤은 추운 바람의 심술이 바로 피부에 닿지 않게 향기롭게 보호막을 만들어 주는 거 같아요, 맛도 향기도 기억으로도 요, 이러한 따스함에 어울리는 노트는 역시나 머스크가 아닐까 하네요, 조금은 가볍게 은은하게 조금만 넣고 여기에 사랑스러운 과일의 향기를 하나 둘 정도 조금은 많이 넣고 로즈우드의 풍부한 느낌과 차분한 로투스(=연꽃)의 향기로 잔잔함을 특색 있게 만든다면, 고요하게 그리고 왠지 익숙하게 하루를 더욱 향긋하게 보낼 수 있을 거 같아요, 여기에 라벤더로 편안함을 더한다면 바람이 드리는 차가움을 금방 잊을 수 있지 않을까요?


요즘은 자주 다른 향수의 노트를 구경하면서 그 이야기를 듣는 날이 많아요, 만든 이의 이야기에 담긴 향기로움에 놀라기도 하고, 또 하나 배우기도 하며 그렇게 기억에 하나씩 채우면서  책장에 잠깐 잠들어 있는 향료들을 다시금 보는 거죠, 나도 나중에 이렇게 서볼까 이건 흥미로운 것이니까 왠지 더 재미있는 향기가 될 거 같아 속으로 하나씩 하나씩 정리하는 거죠, 나만의 순서대로 잊을 수 없는 기억 열쇠로....


그리고 남자의 향기를 이야기하고 싶네요, 짙은 갈색의 액체와 고급스러운 위스키처럼 디자인된 보틀 그리고 검은색의 멋스러움으로 향하는 향기에 Tangerin과 우드의 강인함으로 정리하여 잘 정돈된 향기 여기에 나만이 탈 수 있는 적토마 같은 스파이시 노트의 짜릿함은 그냥 부러움을 사는 남자를 만들 거 같네요, 전 늘 이런 향기를 만들 때면 나도 멋스럽게 되고 싶다는 마음이 짙게 되더군요, 당연히 남자라서 그런 걸까요? 

Tangerin은 이러한 남자의 향기에 부드러움으로 자상함을 그려주죠, 그래서 더욱 매력적인 향기로 완성하여 향수로써 하나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만들어 삶을 사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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