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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퓸힐러 이주용 Feb 23. 2021

겨울 향기와 나와 이야기

네 번째... 달콤한 악마의 유혹

오리엔탈의 탄생 이후 맛의 즐거움을 향기로 만드는 연금술 같은 행위 그리고 끝없는 유혹...


무언가 오페라의 유령 같은 그런 멋스러운 연출을 해보고 싶어서 시작한 첫 소절에 얼굴이 간지러워져요, 겔랑 할아버지의 또 다른 선물 오리엔탈 타입의 탄생은 분명 향수에 있어서 정말 색다른 시작이었어요, 신대륙의 발견과 맛의 발전 그리고 미지의 향기들, 자연 속 존재하는 작은 열매가 가진 향기와 맛은 오랫동안 몇몇의 사람들만의 즐거움으로 있었지만 세상이 열리면서 폭력과 착취라는 제국주의 아래 그것이 피와 눈물로 세상에 흐르게 되었죠, 달콤함에 대한 욕망은 악마의 속삭임처럼 쉬 거부할 수 없는 것이었으며 그 욕망은 더 커져만 갔으니까요.


향신료의 유통은 문화의 발전을 더욱 빠르게 만들어주었어요, 필요는 발명을 부르고 새로운 맛을 만들고 그것을 많은 사람들이 즐겨야만 가치가 더욱 올라가니까요, 흡사 선악과 같은 것이 아녔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다양한 향신료들 중 바닐라의 달콤함은 향기로써 더 매력적인 이미지로 다가왔어요, 처음엔 부드러움과 달콤함도 없었지만 숙성이라는 시간의 마법은 사람들을 빠져들게 하기 충분하였고, 동양의 신비로 더욱 사랑을 갈구하게 되었던 것이죠.


작은 덩굴류 식물의 씨앗이 가진 풍미가 이렇게 거의 세상 모든이게 인식되어 쓰일지 그땐 상상이나 하였을까? 풍부한 향기와 부드러운 인상은 다른 여러 향료와도 잘 어우르며 새로운 타입의 향수를 완성해 나갔습니다, 오렌지와의 부드러운 분위기 과일 노트들과의 상큼한 조화들 머스크에 담긴 그윽한 바닐라는 더욱 고귀한 인상을 만들어 주었죠, 포근한 엠버리 노트와의 조화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여인과 같고요.


바닐라의 향기는 분명 독보적이지만 늘 가까이는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겨울을 기다리는 것이죠 겨울 여인을 위한 검붉은 장미에 바닐라의 향기를 그리고 엠버와 크리미 한 통카 넛의 향기로 채우면 그녀만을 위한 세상 단 하나뿐인 겨울 향기가 되고 이것을 기본으로 하여 세상 다양한 과일 향료들을 마음이 손길이 자유로이 가는 곳으로 향기를 만들면 또 한 번 달콤함에 빠져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것이죠, 늘 가까이하고 싶은 향기 왠지 꼭 먹어보고 싶은 향기로 말이죠.  


세상 하얀 옷에 귀여운 표정으로 달콤한 케이크를 조금씩 그리고 그 위 생생하게 놓인 딸기를 새초롬하게 먼저 집어 한입에 쏙 먹는 모습이 떠올라지는 향기에 바닐라와 딸기의 향수! 분명 아는 맛이고 아는 향기인데 왜 겨울이면 꼭 한 번은 만들게 될까요? 누구에게 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누군가를 상상하면서 만드는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함일까요? 겨울의 바닐라는 주인 없을 향수를 그냥 늘 손 닿는 선반에 있을 그 향수를 만들게 하는 속삭임 같은 향료입니다. 


내일 밝은 하루가 다시 오면 봄이 더 오기 전에 이번 겨울을 위한 달콤함을 다시 한번 그렇게 만들까 합니다. 

누구에게도 주고 싶지 않은 향수를 만들고 싶어서요.

단 한 사람을 생각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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