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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퓸힐러 이주용 Feb 27. 2021

겨울 향기와 나와 이야기

마지막... 나로서 너에게

아직 공방을 다시 열기 시간이 남았다...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 향기롭게 완성된 하루를 꿈꾸며....


나의 마지막 겨울의 향기는 나의 이야기는 남자로서 나를 만들고 싶은 향기다.


나를 더 완성시키고 싶은 마음으로 향기를 만들고 싶다. 


단 하나 존재로 향기로 기억되고 사랑하고 사랑해주고 그리고 남은 시간에 되도록 즐거움을 남기고 싶으니까.


시간은 그 무엇이든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성숙하게 만들며 절대로 그대로 있지 않게 한다, 시간은 있으면서 없지만 느낄 수 있다, 내가 손끝으로 만든 보이지 않지만 다가갈 수 있는 향기처럼 무엇으로 채워진 공간에 더욱 무언가로 채워 고요하게....


요즘 저에게 시간은 참 고요히 그리고 조용히 흐르는 것 같아요, 작은 공간에서 무언가를 준비하면서 다짐하는 그 모든 게 더욱 시간을 인지하게 하는 거 같아요, 이러한 느낌은 꼭 겨울에 잔잔하게 다가오는 남자 향기의 부드러움과 같아서 시간을 종종 시간처럼 그렇게 음미하네요, 기억에 남아있는 지우지 않던 향기를 잠든 녀석을 깨워서 내 앞에 두고 즐기는 거죠, 편안하게 전해지는 나무의 향취들 편안한 라벤더의 음률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향료의 터치감 조금 진하게 조금 여리게 조금 가볍게 하나씩 또 하나씩 생각한 향기를 향수로 만들면서 손은 작업실을 또 어루 만디면서 그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저는 생각보다 향수를 많이 쓰지는 못해요, 늘 가까이 하지만 정작 나의 향수도 아직 딱히 없는 그런 상태입니다, 왜인지는 모르겠네요 마음만 먹으면 분명 만들어서 즐길고 또 즐길 텐데 공방과 작업실 그리고 공부를 하는 시간에 익숙해서 그래서 굳이 가까이하지 않는 거 같아요, 누군가와 늘 약속하고 즐겁게 같이 맛난 걸 먹으러 가고 그 시간에서 즐겁게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없어서 일까요? 지금의 저에게 다른 이의 향기만 있을 뿐 정작 나를 위한 향기는 없는 거 같아요.


이제 밤은 더욱 옅고 맑은 날은 더욱 길게 소리 내어 나를 오라 하지만 그게 마냥 쉽지 않아 하늘만 보아요, 다시 늘 그러한 시간이 조금 더 빨리 오길 바라고만 있어요, 적극적이지 않는 지금의 나로서 그냥 기다리고만 있네요, 이러한 향기는 무엇일까요? 은은하고 더 은은한 난향일까요? 차분하고 늘 곁에 있을 거 같은 그런 재스민일까요? 이도 아니면 편안하고 따스한 산달 우드일까요? 


봄에 그늘에 남은 겨울 한 자락에 나의 향기는 차가움도 깨끗함도 시원함도 그다지 선명하진 않지만 부드러운 산달 우드와 깔끔하고 단정한 모습의 시더우드에 화이트 머스크를 더하고 싶어요, 그리고 달콤한 시나몬의 향기로 멋스럽게 하고 케러웨이와 라벤더 그리고 넛멕으로 남자다운 모습을 만들고 싶어요, 이게 나의 향기일까란 생각보단 보이고 싶은 모습이라서요.


속 말을 쉬 내뱉으면 조금은 알아줄까요? 나의 향기를? 여전히 고민하며 이야기 하지만 아직은 나의 겨울을 만들 못했어요, 왜일까? 늘 생각만 하고 있네요....


늘 글을 읽으며 나를 찾고 잠잠히 생각하며 나를 찾는데 왜 아직 나를 찾지 못한 걸까요?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그 많은 향료들의 이야기를 지금도 보고 있지만 허함의 장막이 나를 가려서 나를 볼 수 없게 하네요, 그 장막도 분명 나의 일부인데 왜 쉬 그리도 쉬 하지 못하는지....


클로브의 선명함이 나를 깨울 향기일까요? 아님 흠칫 놀람을 준 니아울리의 청량함이 나를 찾게 도와줄까요? 산뜻한 민트가 잠든 나를 깨워 겨울의 향기를 만들어 줄까요? 전 아직도 고민 중입니다. 


그대의 향기를 찾았지만 정작 저의 향기는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즐거운 기억으로 향기를 만들고 공부하면서 보낸 시간에 나의 향기는 이제 보니 조각조차 없었네요...


허 _ 이주용

이야기에 눈떠 

마냥 걷고 걸었습니다.


세상에 두고 

나를 흘렸지만 나를 보진 않았네요.


다른 것에 웃고 울며 

시간이 나를 더욱 복잡하게만 하는데


나를 보는 건 허지 않았네요

세상은 점점 채워지는데 


나의 조각은 조금 더 허하게

그래서 더욱 찾기만 하였네요.


나의 이야기는 

마냥 고민 하지만 그래도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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