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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퓸힐러 이주용 Mar 07. 2021

나의 오렌지 나무.. Petitgrain

Top note Petitgrain 기조제

이미지는 픽사 베이에서 다운로드하였습니다.

입춘이 지나고 경칩에 개구리는 우는 가운데 왜 아직 눈이 나를 잡을까요?

아직 놀지 못한 마음을 알아서 일까요? 아님 그냥 스스로 그러하듯 무심하게 오는 걸까요? 


오늘은 싱그러운 향기에 잠들어 있듯 상큼이 Petitgrain 시작하겠습니다. 


탐스럽게 열린 과육만 보아도 자리 잡고 마냥 먹고 싶은 마음이네요, 그런데 과피의 향기뿐만 아니라 잎사귀 그리고 가지 오렌지 나무가 가진 향기를 향료로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었나요? 상대적으로 손쉽게 가공할 수 있는 향료로 그 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여 생각보다 많이 사용하는 향료이기도 해요, 예전에는 네롤리 향료가 비싸 Petitgrain를 넣어 속여서 판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상대적으로 쉬 구할 수 있는 향료의 조금은 아쉬운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


지금까지 이야기 한 향료들과 같이 Petitgrain도 시트러스 계열의 가벼운 향료로써 주로 탑 노트의 기조제로써 사용을 했어요, 다양한 타입의 향수에 쓰여서 굳지 이미지의 제한도 없고요, 특유의 싱그럽고 상쾌한 느낌은 독보적이어서 다른 향료로 쉬 연출하기 어려운 향료로써 없으면 아쉬운 향료입니다. 


200여 가지가 넘는 향료를 가지고 있어도 없는 건 없어서 그것 없이 그것을 만들려면 늘 아쉬움이 남는데 유독 Petitgrain의 부재는 그것을 더욱 크게 느껴지게 하더라고요, 봄의 시작에 새로움을 주는 느낌으로 손꼽는 향기라서 요즘 부쩍 생각이 많이 나요.


비누같이 맑은 느낌에 네롤리 싱그러운 Petitgrain은 봄의 여인의 향기로 참으로 좋은 거 같아요, 볕에 빛나는 흰 치맛자락에 머물 거 같은 향기는 그 누구든 참으로 아름답게 해주는 거 같아서요, 


'여인은 여인으로써 이미 아름답다. 시간이 지나매 시들어진 모습을 굳이 감추진 마요, 이미 한껏 아름다움에 세상이 빛나니....'


Petitgrain의 상쾌함은 참으로 묘해요, 풀잎의 향기가 강하게 오는데 왠지 모르게 오렌지의 흐릿한 달콤함과 상큼함이 숨어서 계속 보는 거 같으니까요, 그러한 느낌은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간 자락에 더욱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달콤한 바닐라를 살짝 더 욕심내어 여름에 만들어도 왠지 용서가 될 거 같은 향기는 상상만으로 웃음이 나네요.


남자의 향기도 빠질 수 없겠죠? 우디 스파이스의 묵직함은 Petitgrain로 반전을 주기도 좋은 거 같아요, 분명 매력적이고 가친 인상과 잔류하는 무게는 남자답죠 두말없이 그러한 인상의 첫 시작을 Petitgrain로 과감히 선명하게 하면 시간의 마법으로 가벼움의 인상이 지울 수 없는 조각으로 남아 흑요석의 반사된 빛살처럼...

아니면 가을의 향기로 차분한 소프트 우드 향수에 가벼움으로 쓰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가을의 전형적인 향기는 분명 가을에 너무 좋지만 가을만 좋으니까요, Petitgrain으로 계절의 문들 활짝 열어 조금 더 시간을 쫀득하게 늘리는 그런 즐거움을 만들어 드리고 싶네요. 


봄 그 어느 날에 와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즐거움으로 오늘이 기억될 거 같아요, 향기를 이야기할 때면 그 순간만큼은 다른 무엇도 생각이 들지 않아서 늘 가벼운 마음으로 천천히 그리고 향긋하게 향기를 하나씩 그리네요 오는 봄에 당신의 향기를 만들기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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