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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퓸힐러 이주용 Apr 22. 2021

참 어려운 향기...Apple

Top note Apple 변조제

이미지는 픽사 베이를 통해서 다운로드하였습니다.


아침에 눈 떠 물 한잔 마시고 식탁을 보면 어느 때는 사과 하나가 잘 깎여 먹어주길 무심히 자리하고 있어요.


저의 첫 프루티 향료 Apple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Apple를 구하는 이야기부터 하고 싶네요,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향료부터 천연향료 먹을 수 있는 플레이버 향료까지 주머니 사정에 맞게 향료의 샘플을 구매한 것이 저의 처음 Apple의 향기네요, 물같이 맑은 느낌의 향기 정말 잘 익은 사과 같은 달콤한 향기 아오리 사과 같은 풋풋함이 있는 향기까지 특유의 가벼움에 담긴 다양함은 같은 이름이지만 너무나도 다르게 다가왔어요.


향수의 포인트로 쓸 향기로 어떠한 것을 고를지 3주는 고민한 듯하네요 처음 향료를 고를 때의 시간은 유별나죠, 적은 양의 오일로 여러 가지의 테스트를 하다 보면 시간도 시간이지만 짧은 시간 동안 번데기가 되었다가 날개를 얻게 되는 곤충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과거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나의 모습으로 향기를 다루고 있다 보니 한층 더 향기에 가까이 다가서는 기분인 것이죠.


연구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Apple의 향기는 매우 가볍다는 것입니다. 시향지에 살짝 떨어트려 향기를 확인하고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분석하다 보면 참으로 가벼운 향료구나라는 생각이 들죠, 여기에 다른 향료와의 어울림이 매우 어려운 향료라는 점도 꼭 이야기하고 싶네요, 분명 변조제로써 그 가치는 있지만 향수만 바라보는 입장에서 Apple의 존재는 머리 위 떠있는 볕에 가려진 그림자처럼 거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되더군요, 발밑 어딘가에 흔적만 남은 그림자처럼...


변조제 즉! 향수의 색다른 임지를 부여하는 역할로서의 Apple는 그 본연의 향기를 너무나도 쉽게 잃어버려요, 이론적으로 15% 미만으로 쓰는 것을 기초로 하는 변조제의 한계에 따라 그 특유의 향기를 간직하면서도 변조제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코드를 만드는 것은 지금의 저도 쉽지만은 않네요, Apple를 주인공으로 한 달콤한 바닐라의 향수를 첫 도전으로 2달간의 기록은 언제나 밋밋함 속에 있는 가벼움뿐, 바닐라의 선명한 인상은 특유의 가벼운 인상의 Apple를 쉽게 압도하였으며, 지속력이나 전체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하는 방향이 아닌 늘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기만 했으니까요.


다양한 생각과 실험을 통하여 그린 계열의 향료와의 조화가 Apple의 향기를 조금 더 잘 지킬 수 있는 것과 시트러스의 힘은 최소한으로 하면 더욱 선명하게 Apple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안 것만으로도 그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더군요, 조금씩 더워지는 봄날에 어울린 만한 향수의 포인트로 또 늘 쓰던 향기에 질린 남자를 위한 향수의 새로움으로 Apple는 아주 좋은 길이 되었으니 지금 이 순간에도 잘 공부하였다는 마음뿐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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