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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가장 멋있는 남자, 브래드 피트 영화 <F1>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난다면, 소니(브래드피트)처럼

by 유쾌한 주용씨

오랜만에 후끈 달아올랐다. 나이 탓을 하며 식은 가슴을 겸허히 받아들였는데 나보다 아홉 살이나 많은 브래드 피트가 "나이가 뭐 어쨌다고?" 묻는다. 60대에도 충분히 멋진 모습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유로이 살 수 있다고 50대의 나를 부추긴다. 움츠렸던 어깨가 펴지고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영화 <F1>이 나에게 젊음을 불어넣었나? 영화관에 들어가기 전보다 기분은 고양되고 얼굴엔 생기가 돈다. 나에게는 영화 한 편이 피부과 시술이나 성형보다 더 나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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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나'를 알려준다. 좋은 영화는 내가 무엇에 열광하는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게 무엇인지, 인생에서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등등 많은 질문을 한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나면 그 답이 선명해진다. 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동경한다. 명품 슈트를 잘 빼입은 신사보다 나이 들어도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남자가 좋다. 고가의 외제 세단보다 거친 땅을 먼지 풀풀 풍기며 달리는 SUV 차에 더 마음을 뺏긴다. '나다움'을 알고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삶, 그것이 바로 내가 원하는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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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소니 헤이드(브래드 피트)가 멋진 이유?


열정


소니는 자신도 뜨겁고 주변 사람도 뜨겁게 만든다. 자동차 경주에 대한 열정은 그를 살게 하고 살아나게 한다. 평생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것을 잘하고 싶은 사람은 빛이 난다. 언제 어디서든 그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어떤 어려움에 부딪혀도 포기하지 않고 일어선다. 나는 과연 언제, 얼마큼이나 뜨거워봤던가. 내 한계를 넘어서 내가 원하는 정점에 서본 적이 있었나.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60대의 브래드 피트를 보니 그냥 이대로 식어버리기에 나는 아직 너무 젊다. 한번쯤 제대로 불타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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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워크


큰 성취는 혼자서는 힘들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도 곁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면 끝까지 갈 수가 없다. 좌절을 느낄 때는 격려를, 성공했을 때는 진심어린 축하를 건넬 수 있는 누군가가 꼭 곁에 있어야 한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있다. 나는 남편, 두 아들과 함께 오느라 시간이 좀 오래 걸렸다. 그만큼 우리 가족은 팀워크가 좋아졌다고 믿는다. 특히 내 인생의 동반자 남편이 곁에서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으니 난 앞으로 더 멀리 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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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륜


논술 수업을 하면서 어린 학생들이 나이로 장난을 걸어올 때가 있다. 현역 학원 강사치고는 좀 많은 나이의 나에게 친근감을 표현하는 거다. 그럴 때 나는 "너희들은 나처럼 늙어봤니? 난 너희처럼 젊어봤다!"라고 여유롭게 대꾸한다.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않은 아이들에게 국민학교 나온 어른으로서 어린 것들을 경험치로 호기롭게 눌러 버린다. 진심으로 나이듦이 부끄럽지는 않다. 다만 건강상에 문제가 생길까봐 가끔 두렵기는 하지만 나이가 주는 여유로움은 젊은이의 무모함보다 귀하다. '다른 사람을 키워주는 공부가 진정한 공부'라고 했다. 더 많은 아이들에게 읽고 쓰기의 가치를 가르치고 생각을 키워주는 논술쌤으로 멋지게 나이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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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철학


소니는 말한다. 돈은 중요하지 않다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물론 중요하다. 좋은 집, 좋은 차를 가진 부모의 풍요로운 보호와 지원을 받는 아이들조차 세상에서 돈이 가장 중요하다고 부끄럼없이, 서슴없이 말한다. 돈만 많으면 나머지 문제는 자연스레 풀린다며 돈의 막강한 힘을 굳게 믿는 사람들에게 꼭 그렇지는 않다는 내 항변은 너무 약하다. 하지만 나는 돈보다 중요한 것이 삶의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에서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고 그것을 추구하기 위한 삶의 자세가 굳건하다면 돈이 쉽게 흔들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건 실패해보고 많이 잃어본 사람만이 깨닫게 되는 건지도 모른다. 이렇게 보면 인생에서 고통은 성장을 위한, 삶의 철학을 갖기 위한 통과의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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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욕이 떨어졌다면,


나이 탓을 하며 무기력해져 있다면,


그저그런 일상에 싫증이 났다면,


가슴이 뜨거워지고 싶다면,


오늘 가장 젊은 나를 느끼고 싶다면,


무언가 도전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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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F1>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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