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소식 접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휴직 모드에 집중하려 했어요. 그런데 작은 소식만 접해도 괜히 신경 쓰이고, 관여하게 되더라고요. 특히 저와 엮여있는 일이면 더욱이 그렇게 되는 저를 발견했어요. 저와 관련된 일이니까, 이것까지만 해결하면!이라 해놓고, 결국 그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에도 관여하게 되고, 결과를 기다려야 하고 계속 머리에 생각이 떠나지 않게 되더라고요. 궁금해하지 말아야 하는데, 저의 시간에 더 집중해야 하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카카오톡 멀티 프로필을 처음 써보았어요. 학교 이야기를 하더라도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측근들을 제외하고는 연락이 안 된다는 프로필로 바꿔버렸어요. 그리고 측근들한테도 멀티 프로필 사용 중임을 알려줬고, 학교 소식을 전해주지 말아 달라 부탁했어요. 하지만 프로필을 한 순간 바꾼 거처럼 한 순간에 연락이 끊기는 건 아니더라고요. 그리고 저 역시 먼저 학교 이야기를 물어보고 있더라고요.
휴. 이걸로도 안 되는 건가? 싶었는데, 학교 일로 부당한 상황을 겪고 그에 관하여 주장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관리자와의 부딪힘은 정말 마음을 정리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어요. 관리자로서의 자존심,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이 이해하는 집단의 의견을 더욱 중요시하여 편중된 결정을 하는 건 저를 더 화나게 했어요. 그리고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데 저만 모두를 대변하여 총대를 매야하는 상황도 싫고, 의견이 같았다 하여도 결과적으로 총대를 겨누고 있던 건 저뿐이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어요.
'그래, 내가 한 달 동안 못 느껴서 잊고 있었는데, 내가 근무 중에 받던 스트레스가 이런 거였지!'
'이런 스트레스를 감수해가면서 내가 노력하기엔 학교로부터의 피드백이 너무 부족한걸 아직 모르겠니?'
친한 선생님들께 양해를 다시 구했어요. 학교 얘기를 하지 말아 달라고요. 그리고 학교에 대한 애착과 걱정이 과한 것으로 인정해버리고, 깔끔히 마음을 정리하기로 했어요. 지금의 분노가 저의 이기적인 원동력이 되길 바라고 있어요. 이해도 배려도 지쳤고, 이 역시 제가 내리는 합리화 일 뿐인 것이니까 반대로 생각하면 휴직자답게 소식도 모르게 잘 숨어 살아야 하는 것도 어쩌면 이해이고 배려라 생각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오늘부터 저는 저 나름 잠수를 타보기로 했어요. 누구보다 빠르게 메시지에 응답하던 제 모습은 오늘부터 없는 거예요. 수험생처럼 단조롭게 매일 반복되는 스케줄에 저를 맞춰버릴 거예요. 그리고 강제로 제시간에 집중하고, 즐기고, 충분히 해내고, 보상으로 쉬는 시간에 핸드폰을 쓸 거예요. 학교 소식에 응답한다고 부서져버린 저의 시간들을 다시 조각모음 할 거예요.
괜한 오기로 들릴 수 있겠지만 정말 신나는 마음으로 다짐을 하고 있어요. 학교 일에 궁금해하지 않게 저는 더 재밌는 것들에 집중할 거예요. 식물도 키워야 하고, 드럼도 쳐야 하고, 그림도 그려야 하고, 편지도 쓸 거고, 글도 쓸 거고, 공부도 해야 하고 너무 할게 많으니까요! 전 충분히 저에게 집중해야 하는 의무가 있어요!
그래도 저는 저답게 총대를 계속 들겠죠? 하지만 더 좋은 곳에, 더 정의로운 곳에, 더 선한 곳에, 더 보람 있는 곳에서 들 거예요. 지금보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져서 더 넓은 무대에서 더 큰 사람으로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