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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진원 Mar 18. 2019

반려견과 함께하는 음악테라피?

[인천 강화] 커피와 LP 음악카페, 토러스

우주의 인사는 ‘손가락?’


희망을 연주했던 피아니스트 세이모어 번스타인은 ‘음악이란, 우주 공통의 언어’라고 말했다. 이 ‘우주의 언어’로 말할 것 같으면, 엄마 뱃속에 있는 태아의 두뇌 활동을 자극시켜 똑똑한 아이로 만들어 주는 것도 모자라, 식물에게 들려주면 성장력을 최대 33%까지 촉진시키는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존재라 할 수 있겠다. 

문득 생각 해본다. “그래!! 말 안 듣고, 정신 사나운 우리집 개 딸래미를 얌전하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주의 언어’일지도 몰라!” 그래서 찾아갔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우주의 공간, 음악의 세계로.


LP와 함께하는 ‘음악테라피’


앞으로 전국에 있는 모든 애견훈련소는 개들을 위한 음향 장비가 필수로 설치돼야 할지도 모른다. 음악이 반려견의 스트레스 해소 및 보호자와의 유대관계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됐기 때문이다.

‘내 자식, 1등은 못해도 꼴찌는 면해야 하는 법!!’ 사고 유발자인 우리집 개 딸래미의 심신 안정과 지능 향상을 위해 ‘음악 테라피’를 진행하기로 한다. 그렇게 선택된 오늘의 플레이스, 인천 강화에 위치한 LP카페 ‘토러스’다.  

“음악 테라피를 카페에서 한다고?” 그렇다. 이곳은 반려견과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그저 음악이 흐르는 카페를 특별하다 칭할 수 없다. 토러스는 입구에서부터 잔잔한 재즈 선율로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이고, 가슴 깊은 곳에 위치한 아날로그 감성에 불을 붙이는 ‘LP 뮤직카페’ 되시겠다.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반려견과 함께하는 아날로그 감성’ 생각만으로도 완치됐던 중2병이 다시 도져온다. 세상에 60억 인구가 있다면 60억 개의 고독이 있다고 했던가. 가슴 아픈 첫사랑을 노래하는 김광석의 음악에 옛 그녀(?)를 떠올리고 있는 찰나,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개 딸래미의 눈빛에 현실을 깨닫는다. 

“정신차려!, 오늘은 개 딸의 음악 테라피를 위해 이곳에 온 거잖아!!”


본격적으로 개 딸래미를 위한 음악 테라피를 시작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개 딸의 음악 취향을 확인하는 일이다. 이 곳은 ‘스페셜’한 LP 카페답게 사장님께 신청곡을 요청 할 수 있다. 개 딸의 취향에 맞춘 음악을 신청해본다.(사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신청해본다.)


우리집 개 딸들(사실 내가)은 힙합을 좋아한다. 프리덤을 꿈꾸는 우리집 개 딸래미의 불같은 열정에는 ‘힙합’이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여기는 클럽이 아닌 LP카페,  우리집 개 딸래미들의 심신 안정을 위해 우리 엄마의 18번곡 노사연의 만남을 선곡해본다. 


"우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볼빨간 개춘기 – 우주를 줄게


생각보다 음악 테라피는 쉽지 않다. 가만히 있질 못하는 개 딸들의 활발함에 아이들의 심신보다 내 심신 안정이 심대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녀석들이 개춘기가 왔나, 꼭 집에서는 얌전하던 것들이 밖에만 나오면 조커로 돌변한다.


하지만 모든 상황을 예상하기로도 한 듯, LP카페 토러스는 카페 내 연결된 작은 문을 통해 개 주인장의 심신 안정을 위해 별도의 장소를 마련했다. 트루먼 쇼의 짐캐리처럼 폭풍우를 뚫고 현실 세상으로 나가는 작은 문을 열어본다. 


작은 문 밖으로 개 딸들의 왕성한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넓은 운동장이 펼쳐진다. 그렇다. 토러스에는 음악과 함께 반려견이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이 설치돼있다. 유료로 운영되는 일반적인 애견운동장과 비교할 수 없지만, 운동장의 존재 자체로 이곳은 특별한 LP 카페에서 반려견을 위한 ‘스페셜 원’으로 등극한다.


특히, 이곳 운동장은 소수 인원으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바베큐 공간까지 마련돼 있어 반려견과 함께 가족 나들이를 오기에도 안성맞춤. 무엇보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카페 주변으로 밝아오는 불빛들과 함께 하는 LP음악은 개와 보호자 모두에게 마음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분위기를 제공한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이젠 집으로 돌아갈 시간. 분위기 좋은 장소에서 오랜만에 아날로그 감성을 즐겨 만족해하는 나에게 개 딸래미의 행복한 미소가 보인다. 비록 음악 테라피에는 실패했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우주의 언어’고 뭐고 반려견에게는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우주’라는 사실말이다.

“딸아 딸아 개딸아, 앞으로도 더 많은 우주를 보여줄게!!” 


커피와 LP 음악카페, 토러스

주소 :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길상로 25번길 27
운영시간 : 11:00-21:00 연중무휴
운동장 여부 : ✔

특이사항 :  

주차장 : ✔

TEL : 032-937-5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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