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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황진원 Mar 13. 2019

도시 개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 (feat. 빨간 맛)

[경기 양평] 생생딸기 체험농장, 댕거벨

배트맨도 고담시티를 떠나고 싶을때가 있다

대학 시절, 여름방학 자원봉사로 농활을 선택했던 건 훈훈한 정이 넘치는 시골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서였다. 결국 느낀건 막걸리가 전해준 두통뿐이었지만 아직도 그 날의 ‘푸르름’은 머릿속에 생생히 남아있다. 그래서일까. 가끔은 한적한 시골 생활을 즐기는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토끼 같은 자식과 여우 같은 마누라,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 자연을 만끽하는 소소한 행복.. 훈훈한 미소를 짓고 있는 와중 문뜩 궁금해졌다. “요즘 시골 집값은 얼마나 하지?”……. 역시 세상에 만만한 게 없다.

힐링이 필요해, 난 네가 필요해

대학 시절까지 회상하며 시골의 ‘푸르름’을 다시 한번 느끼고자 했던 이유는 오로지 우리집 ‘개 딸래미’의 즐거움 때문이었다. 나는 알고 있다. 대다수 반려견 가족들의 꿈이 넓은 정원이 딸린 집에서 반려견과 함께 유유자적한 삶을 영위하는 것임을. 그러나 현실은 반려견의 목줄 한 번 풀어줄 곳 없는 도심 속 고층 건물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그렇다고 언제까지 현실에만 찌들어 있을텐가. 이미 외출에 목마른 우리집 개 딸래미는 나를 매서운 눈초리로 쏘아 붙인지 오래다. “그래, 오늘은 기필코 도심을 벗어나 나와 개 딸래미의 신체적, 정신적 힐링을 책임질 ‘푸르름’이 있는 곳을 찾고 말리라” 그렇게 힐링 플레이스를 추리고 있던 내 눈에 엄청난 곳이 발견된다.

“응? 반려견 운동장에서 딸기 수확체험을 할 수 있다고?”

천연 잔디 운동장과 딸기의 향연,

서울에서 차로 약 2시간 남짓 걸리는 양평은 배후농촌지역답게 도시인들의 힐링을 책임질 ‘푸르름’을 간직한 곳이다. 이를 염두에 둔 것처럼 양평에는 이색적인 농촌체험 공간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데 그 중 오늘의 플레이스로 선택된 곳, 바로 ‘생생딸기 체험농장, 댕거벨’이다.

댕거벨은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딸기체험 농장이라는 특별함을 지녔다. 특히, 이 곳의 가장 큰 매력은 딸기밭 반대쪽으로 위치해 있는 실내 운동장이다. 그렇다. 이곳은 개들이 사계절 뛰어놀 수 있는 천연 잔디운동장과 상큼함을 간직한 딸기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그야말로 비닐하우스 속 ‘개들의 낙원’ 되시겠다.

개들의 낙원을 즐기는 절차는 이와 같다. 먼저, 입장료 지불은 1인 당 만원, 1견 당 8천원이다. 입장료에는 음료 한 잔과 농촌체험을 즐길 수 있는 기회비용이 포함된다. 잔디 운동장에 앉아 ‘푸르름’을 즐기고 있다 보면, 딸기 수확을 위한 사장님의 집합 명령이 떨어진다. 쪼르르 줄을 서 딸기 재배 방법을 경청한 후, 본격적인 빨간 맛 포획을 위한 딸기 수확이 시작된다.

‘빠빠빠, 빨간맛’, 반려견도 좋아하는 스트로베리 그 맛!!

1인당 수확 가능한 딸기 할당량은 종이컵 1개, 하지만 상큼한 빨간 맛에 이성을 잃어버린 나와 우리집 개 딸래미, 그리고 그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사장님은 입으로만 할당량을 외치시며 수십 개의 딸기를 나와 개 딸의 입 안으로 넣어주셨다. (사장님이 매우 ‘츤데레’)

‘이것이 내가 생각한 농촌 생활의 훈훈한 정인가!!’라는 생각에 딸기 한 박스를 홀린 듯 구매해본다. 이 곳은 반려견 운동장이기 이 전에 ‘딸기농장’이다. 반려견과 함께 하는 이들 뿐만 아니라, 딸기를 구입하기 위해, 혹은 딸기농장 체험을 위한 가족단위 손님들의 방문이 많은 편.

때문에 댕거벨의 반려견 운동장은 불의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노키즈존’으로 운영되며, 10킬로 이상의 반려견 입장을 제한하고 있다. 중·대형견 가족들에게는 조금 아쉬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번 방문을 통해 중·대형견 아이들의 입장을 조율해 보겠다는 사장님의 의견을 청취한 바 있으니 조금 기다려보도록 하자!

# 딸기의 효능

딸기에는 반려견의 소화 건강에 좋은 섬유질과 피부 및 모질 건강에 좋은 오메가-3가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풍부한 비타민C 함유로 항산화 효과와 노화 예방, 피부 미용, 피로 회복, 면역력 강화에도 효능을 보인다. 단, 다량의 수분과 당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과다 섭취는 설사로 이어질 수 있다. 뭐든지 ‘적당히’가 가장 중요한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