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이 온다

by 고재욱

소금이 온다


노인은 먼바다처럼
알록달록 세월을 받아내며
파랑이거나
어둡거나
불타거나
반짝이거나
희부예진 새벽으로 색을 바꾸는데

노인은 머언 하늘처럼
맑고 흐린 구름처럼
외면하거나
동정이거나
귀찮음이나
거울처럼 투명한데

옅은 기억이 떠오르면
노인의 두 눈에 바람이 분다
파도처럼 절썩대다가
하늘 끝에서 잠잠해진다

문득 퍼지는 햇볕 냄새,
노인의 얼굴에 소금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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