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골든타임 #원두신선도 #언제까지일까
갓 로스팅된 원두의 세포 사이에는
이산화탄소가 많이 갇혀 있어
추출수와 제대로 만나기 어렵습니다.
드립에서는 물이 원활히 스며들지 않아
거품(블루밍)만 크게 일고, 에스프레소는
채널링이 생겨 맛이 들쭉날쭉해지기 쉽습니다.
이때의 한 잔은 산뜻함보다는 텁
텁함이나 거친 쓴맛이 먼저 나타나고,
원두가 품은 향의 폭도
로스팅 직후에는 충분히 열리지 않습니다.
바리스타들이 로스팅 직후의 원두를
바로 쓰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즉, 원두에게도 ‘진정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로스팅 후 2~5일 정도 지나면
원두 내부의 가스가 점차 빠져나가
물길이 안정적으로 열립니다.
이 시점부터는 분쇄 사이로
물이 고르게 통과하며 향 성분이
균형 있게 녹아 나오기 시작합니다.
라이트 로스트는 상대적으로 조금
더 시간이 걸리고, 다크 로스트는
더 이른 시점에도 무리가 덜한 편이라는
일반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보관 환경과 포장 상태에 따라
범위는 달라질 수 있으니, 로스팅일과
첫 추출 날짜를 함께 기록해 두면
자신의 기준을 더 빨리 찾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필터 커피는 로스팅 후
7~14일 사이에 향과 맛이 가장 잘
조화를 이룹니다.
산미는 또렷하지만 과하지 않고,
단맛과 바디가 고르게 받쳐 주며,
애프터도 길고 깨끗하게 남습니다.
에스프레소의 경우에도 비슷한 구간에서
크레마와 볼륨감이 안정되지만,
머신 세팅과 레시피에 따라 며칠 앞뒤로
‘스위트 스폿’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골든타임이 절벽처럼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완만한
능선이라는 점입니다.
며칠 차이의 미묘한 변화까지
즐기다 보면 취향의 폭이 훨씬 넓어집니다.
통 원두는 표면적이 적어
산화 속도가 느려 보통 2~3주
사이에 신선함을 유지합니다.
반면 분쇄 원두는 공기와 맞닿는 면이 넓어
향 손실이 빨라지므로, 필요할 때마다
갈아 쓰는 습관이 가장 좋습니다.
드립백처럼 질소 충전·밀폐 포장을 거친
제품은 개봉 전까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품질을 지키지만, 개봉 후에는
일반 분쇄 원두와 동일한 원리가 적용됩니다.
장기 보관이 필요하다면 소분해 냉동한 뒤,
사용할 때는 봉지째 상온에서 해동하여
결로를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빛·열·습기는 언제나 적입니다.
불투명한 밀폐 용기에 보관하거나
서늘하고 건조한 장소가 기본입니다.
커피의 ‘골든타임’은 절대 기준이 아니라
맛을 찾기 위한 길잡이입니다.
로스팅일, 보관 방식, 분쇄도,
물의 온도와 TDS, 추출비율 같은 변수를
간단히 적어 두고 며칠 간격으로
커피 맛을 비교해 보세요.
어느 날은 향이 화사하게 피고,
또 어느 날은 단맛과 바디가
유독 단단해지는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이 작은 기록이 쌓이면 결국 나만의
최적 타이밍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오늘 집에 있는 원두 봉투의
로스팅일을 확인하고, 이번 주엔
당신만의 ‘가장 맛있는 날’을 찾아보세요.
Edit ・ Jiwoo
Image ・ @gocafein_offi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