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4일자의 한국경제신문 ‘2018 한국의 경영대상’에서는 경영대상 수상 기업에겐 경영 트렌드의 공통점이 있다고 묘사했다. 그들은 새로운 기술이 생활을 바꿔 나가는데 발맞춰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최근 디지털 혁명으로 고객과 기업의 접점이 다양해지면서 새로운 고객경험과 채널이 만들어졌다. KT는 2014년부터 5대 핵심영역(소비자서비스, 네트워크, 상품, 채널, 기업간 거래)에서 고객의 경험을 무려 2000여 개 항목으로 세분화해 고객 만족도를 측정하고 개선 과제를 찾아냈다. 고객관점에서 불만 요소를 상품과 서비스별로 상세하게 정의하고 이를 개선하는 고객경험품질 활동을 통해 서비스 과정을 재설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사회의 많은 분야에서는 수년전부터 고객경험에 초점을 둔 경영을 해오고 있다. 그런데 유독 의료계 쪽에서는 고객경험이라는 단어가 아직도 뭔가 익숙하지 않아 보인다. 고객경험관리 자체가 의료분야에서 혁신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을 제대로 하는 곳이 아직 많지 않기 때문이다. 고객의 경험은 절대 객관적일 수 없다. 주관적이기에 평가방법도 그들의 주관적 생각을 듣고 평가해야 한다. 그래서 경험관리가 중요하면서도 매우 어려운 것이다. 그러니 의사의 퀄리티 있는 진료만으로 그들에게 훌륭한 경험을 선사할 수 없는 것이다. 고객의 경험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포괄적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고객경험은 병원 내부와 외부에서 일어나는 고객과 관련된 모든 과정의 상호작용이기 때문이다. 고객경험관리를 통해 병원을 장수시킬 수 있는 비법에 대해 파헤쳐 보자.
고객의 Needs는 물론이고 Wants를 파악하라
내원고객으로서 기본적으로 원하는 것이 있다. 청결함, 친절함, 빠른 업무처리 등. 이런 것들은 고객에게 필요한 니즈다. 그 밖에도 그들의 니즈 충족을 위해 검색되는 병원정보가 정확한지, 이용하기에 편리한지를 정기적으로 살펴야한다. 문의전화를 하거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을 경우 어떻게 응대하는지도 주의 깊게 살펴보자. 차량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 주차에 대한 정보, 지하철이나 버스노선이 적절한지도 살펴야 한다. 그들의 니즈를 쉬우면서도 확실하게 제공하려면 직접고객이 되어보아야 한다. 고객의 입장으로 병원을 경험해보면 그들의 니즈를 수월하게 파악할 수 있다. 간혹 자신의 니즈를 데스크에 명확히 전달하는 고객이 있다. 그럴 경우 그것을 해결해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종종 고객들 중에 특정 시간까지 진료를 마치고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나가봐야된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상황을 공유하고 해결방안을 신속히 내놓아야 한다. 더 다급하거나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가능한 한 빨리 고객과 소통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고객이 필요한 정보를 전화뿐만 아니라, 문자메시지 서비스, SNS 등으로 그들의 기대를 넘어서는 것이 고객의 원츠를 찾아주는 것이다. 그들의 니즈보다 원츠를 파악하자. 그들의 1차 니즈는 분명하다. 통증을 없애기 위해서 더 건강해지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다. 즉, 1차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은 병원의 의무다. 다시 말해 그로 인해 차별적인 만족을 제공할 수 없다. 부가적인 니즈, 소위 원츠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장의 정확한 진단은 고객 본인도 알지 못했던 이유모를 불편감이나 통증을 쉽게 해결 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 이처럼 고객이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찾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론 원장이 젋다는 이유로 고객들이 원장의 진료를 신뢰하지 않기도 한다. 어느 한 치과는 고난이도 임플란트 케이스를 내부영상으로 방영하고 지금까지 식립한 임플란트 갯수를 대기실에 게시했다. 그랬더니 그 뒤론 아무도 원장의 진단이나 실력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고 한다.
고객들에게 치과하면 아직도 충치를 치료하는 곳이라는 이미지로 남아있다. 치과도 이젠 치열한 무한경쟁시대에 들어섰다. 충치치료이외의 다른 수요에 대해 모색할 필요도 있다. 턱관절, 보톡스, 치아미백, 입냄새 제거 등 치통 치료 이외에 구강을 상쾌하게 유지하거나 구강주위의 근육이나 관절의 움직임을 편하게 하는 분야 등이 최근 새로운 필드로 떠오르고 있다. 치통 때문에 내원한 고객에게는 더 이상 치통으로 고통 받지 않도록 정기적인 관리를 받으라고 권해보자. 그들의 공감을 얻어낸 뒤, 잠재적 욕구를 파악해, 턱관절, 보톡스, 미백, 구취 제거 등의 치료도 권해보자. 결국 그들의 고민거리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를 함께 대화해야 한다. 상담을 통해 진정한 해결책을 찾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고객이 말하지 않았던, 본인도 몰랐던 욕구를 파악해 해결해주는 노련한 카운슬링이 아닐까 싶다.
고객의 원츠가 때론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다. 요즘같이 바쁜 세상에 그들의 편에 서서 시간을 조금이라도 아껴주는 것이 고객의 원츠가 될 수도 있다. 업무를 신속하면서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 자체가 그들의 원츠임을 기억하자. 그 밖에도 그들의 불편사항이나 피드백을 많이 들어라. 듣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불만접수 케이스를 보거나 직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물어보자. 더 나아가 고객의 공통적인 불만사항을 리스트 업 해둘 필요가 있다. 병원에 바라는 것이 무엇일지, 어떻게 하면 만족해할지를 정리해보자. 리스트 업이 되면 상/중/하 등급으로 나눠 우선순위를 정해보자. 그리고 높은 등급부터 육하원칙에 맞춰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우고 실천해보자
만족을 최대치로 제공하라
제원우 선생님의 『피터드러커가 살린 의사들2』에서는 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계경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CRM영역은 CS, 고객정보 통합 시스템 구축, DB구축,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마케팅, 각종 만족도 조사, 메일링 서비스, 통합콜센터 구축, 홈페이지 회원관리 등을 모두 아우르는 포괄적 개념이다.” CRM은 나아가 톱 매니지먼트 차원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지나치지 않으면서 고객의 편안함을 자극할 수 있을까?
1)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섬세해져라
무슨 일을 하든 요즘은 커뮤니케이션이 강조되는 시대다. 그렇다.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더 섬세해져야 한다. 사람의 마음은 섬세하고 여리기 때문이다. 디테일이 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감동은 기계적인 매스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섬세함과 배려심에서 발생한다. 전략과 기획을 물론이고, 디테일한 소통으로 승부하는 원장이 되어보자. “저희병원은 항상 고객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연락처는 몇 번입니다” 식의 안내문을 원내에 붙이는 것도 좋다. 고객과 치료계획에 대해 논할 때는 “저라면 이 방식으로 치료하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방법을 추천 드리고 싶네요” 식의 1인칭 용어를 사용하면 좋다. 진정으로 원하는 강한 관계 구축의 시초가 됨은 물론이고, 매출로 연결될 확률 또한 높아진다.
배려와 이해, 공감과 경청, 사랑과 진실 등의 감성적인 영역의 커뮤니케이션이 좋은 결과를 만든다. 이러한 적극적인 소통은 병원 의료진과 직원에게도 큰 자극이 된다. 여기에 대해선 후에 좀 더 자세하게 언급하도록 하겠다. 동네병원일수록 CRM에 포커스를 두고, 고객과의 소통에 힘써야한다. 고정된 풀의 고객들 사이에서 그들의 입소문이 병원의 흥망은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병원을 다녀가는 고객들과의 유대관계에 더욱 각별한 신경을 써야한다. 그들의 경험과 입소문의 결과로 해당 지역에서 병원의 위치가 결정된다. 4-5년이 지나고 작은 시장에서 큰 차이를 내는 것은 바로 CRM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이다.
2) CRM의 목적은 고객만족임을 명심하자
고객의 입장에서 병원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요즘은 CRM을 넘어 고객경험관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고객의 경험이 병원의 흥망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그만큼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심지어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도 환자경험평가 분과위원회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고객경험 평가체계 마련을 추진하고 있으니 그 중요성을 가늠할 만하다. 철저하게 고객입장에서 그들을 관리하라. 고객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경험을 기준으로 병원을 판단한다. 요즘은 많은 병원에서 MOT(Moment of Truth, 고객접점관리)별로 고객만족을 위한 개선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그런 작업의 마무리이자 결과인 경험이 제일 중요한 것이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대하며 창조적인 개선사항을 차근차근 도출해보자. 작은 것 하나라도 곧바로 실천에 옮겨보자.
3) 남들이 귀찮아 하는 것을 기꺼이 해라
남들과 다르거나, 남들이 꺼리거나 누구도 하지 않았던 것이라면 더 좋다. 그 중에 하나가 고객에게 감사편지를 쓰는 것이다. 직접 쓴 편지를 전하면 일단 고객들은 감동한다. 특히, 연령대가 좀 있는 고객이라면 그 감동은 배가 된다. 자이언스의 법칙에 따르면, 모르는 사람을 대할 때 우리는 보통 심리적으로 경계하고, 조금 공격적으로 변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자주 접촉할수록 호감이 생긴다. 그 과정에서 인간적인 측면을 알아가며 더욱 서로에게 친근해진다. 고객을 대하는 것 역시 다르지 않다. 엽서나 SNS, 소식지등 다양한 방법으로 접촉횟수가 늘어나면서, 고정 고객, 충성 고객으로 되는 것이다. 엽서에는 받는 고객만의 특이사항이나 에피소드를 넣어 특별함을 강조하는 것이 좋겠다.
핵심은 끈기다. 어떤 D병원은 편지를 1년에 3번씩 5년간 보냈다고 한다. 편지를 받는 고객은 보통 이러한 순서로 심리가 변한다. 처음엔 받으면, ‘뭐 얼마 안 있다가 또 내원하라고 하겠지?’라고 광고성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아직까지 엽서를 보내주는 꾸준함에 살짝 감사의 마음을 가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1,2년이 지나도 계속 정기적으로 오는 것을 보며 생각이 완전히 바뀌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치아가 불편하거나 너무 아파서 한 번 내원하게 된다. 치료가 무사히 끝나면, 치료는 물론 그 동안 편지로 자신을 잘 챙겨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게 된다. 병원은 바로 그 순간에 슬쩍 다른 치료나 서비스를 소개하는 것도 좋다. 수락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물론 과잉진료나 거짓 진료는 생각도 하지 말자.
이렇게 고객에게 직접 손으로 쓴 엽서를 보내면 효과는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3년은 보고 해야 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SNS에서는 짧은 글이라도 꾸준하게 병원의 소식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사실 그대로를 거짓 없이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동영상을 찍을 때는 녹화시작부터 끝나는 모습까지 전부 담아 보여주는 꾸밈없는 모습으로 어필하자. 고객과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다만,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고객이 먼저 찾게 된다.
병원이 고객에게 원하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고 비이성적이다. 조금 멀고, 조금 불편해도, 조금 비싸도, 우리 병원을 찾아주고 소개해 주기를 원한다. 그렇기에, 아직도 많은 고객들이 병원에 만족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들의 기대와 현실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CRM을 매출증대를 위한 도구로 삼아 고객을 대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이번 달에 병원에 새로 시작되거나 종료되는 병원의 이벤트가 있으면 알려줘라. 지난번 내원 시 치료는 불편하지 않았는지 꼭 물어보자. 최근 변경된 정책이 고객의 치료와 관련된다면 해당 정보를 반드시 제공하도록 하자. 대화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혹시 더 궁금한 것은 없는지, 반드시 물어보자. 이처럼 고객 관계 경영은 끝없는 노력의 산물이다.
고객경험관리는 CRM과 고객만족의 핵심이다. 최근에는, 병원관점에서 기존에 작성되었던 MOT도 고객 중심의 관점으로 수정되어 가고 있다. 즉, 더욱 만족할만한 고객경험관리의 기반이 되고 있다. 고객접점 서비스 수준이 향상되고, 소통도 예전보다 훨씬 원활해지고 있다. 이젠 경영 전반에 이르는 사항까지 그 중요도가 올라갔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병원이 고객경험관리의 필요성을 간과하고 있다. 그들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니즈와 원츠를 적시에 해결하여 충성고객 확보에 좀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많은 원장들이 아직도 병원의 비전, 성공철학에 대해 별 생각이 없는 듯하다. 꾸준한 고객경험관리로 병원의 수명을 연장하자.
★작은 실천팁★
1. 고객들이 병원에 바라는 것이 무엇일지, 어떻게 하면 만족해할지, 리스트를 작성해보자.
상/중/하 등급을 매겨보라. 우선순위를 정해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육하원칙에 맞게 세워보자.
2. 고객에게 진단과 치료에 대해 설명할 때 1인칭 주어를 사용해 “저는 또는 저라면 이렇게 치료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그리고 대화를 마치며 “혹시 더 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여쭤보세요”라고
말해주는 여유를 가져보자.
3. 남들이 귀찮아하고 꺼리지만 고객에겐 큰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선뜻 나서서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