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실에서 기다리는 걸 좋아하는 고객은 아무도 없다. 보통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잘 말해주지도 않고, 별로 바빠 보이지 않는 직원들조차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자기보다 왠지 늦게 온 사람이 먼저 들어가는 것 같다. 대기시간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기시간이 발생하지 않게 하거나, 물리적으로 줄이거나, 잘 관리해서 고객들의 심리적인 대기시간을 줄이는 방법등이 있다. 대기하는 고객들의 심리를 적절하게 이용하여 실제로 기다리는 시간보다 더 짧게 느껴지게 하는 것이 바로 심리적인 대기시간 관리다. 대기시간을 관리하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피터드러커가 살린 의사들2』와 『병원이 경영을 만나다』의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1) 대기시간의 마법
할 것이 없으면 심리적으로 더 지루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대기실에 WI-FI를 확보하고 스마트폰 급속충전장비도 구비해 놓자. 스마트폰 앱이나 최신 스마트폰 관련 지식을 스크랩해서 게시하는 방법도 좋다. 도움이 되는 건강정보나 병원정보도 대기실에서 쉽게 보일 수 있게 게시하자. 그러나 너무 광고처럼 보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일단 심리적으로 서비스가 시작되었다고 느끼면 덜 지루하다. 고객들은 드디어 이제 진행이 되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M치과의원에서는 진료가 밀려 고객의 대기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것 같으면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한다. 먼저, 파노라마와 CT같은 영상을 촬영해야 한다면 그것을 통해 그들의 지루한 시간을 잠시나마 해결해 줄 수 있다. 촬영 후엔 잠시만 기다리시면 원장님이 영상판독 후에 오실 거라고 하고 5-10분을 번다. 그 후에 원장이 와서 간단한 설명을 하고 마취를 한다. 그리고 마취가 퍼질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기다린다고 하고 추가로 10-15분을 벌 수 있다. 치료시작 전에 위생사 한 명이, 원장이 다시 자리에 오기 전에 오늘의 치료과정을 한번 주욱 설명해주고 다시 5분 정도를 번다. 이렇게 간단한 행동 몇 번으로 30분이라는 무작정 기다려야만 하는 그들의 지루한 시간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바쁜 상황에서 혹시라도 고객이 자꾸 보챈다면, “잠시만 기다려주세요”라고 하지 말고 “네! 바로 가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하자. ‘아’다르고 ‘어’다른 것이다. 이렇게만 말해도 고객은 전혀 다른 느낌을 받는다. 우리가 바쁘니까 너가 좀 기다리라는 뉘앙스가 고객에게 달가울 리가 없다. 고객을 직접 대할 때는 “기다리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라고 오히려 머리를 숙이자. 작은 일이지만 이런 거 하나로 고객의 생각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고객의 궁금증에 대해서는 직원들이 최선을 다해 답해주자. 오히려 그들이 물어본 것보다 훨씬 디테일하게 정보를 제공해주자. 긍정적인 효과는 물론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대기시간을 조금 더 줄여줄 수 있다. 치료와 관련되고 병원을 선전하는 컨텐츠는 TV로 반복 재생시켜 놓는 것도 좋다. 특히, 두려움에 떠는 고객들에게, 치료를 받고도 하나도 아프지 않은 만족스러워 하는 영상을 보여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 기다림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라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만 알아도 불안감은 사라진다. 내원한 고객들이 1회성 고객이 되지 않도록 대기시간 관리에 강박증을 가져야 한다. 고객이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가 병원이 먼저 진료시간 약속을 잘 지키지 않아서인 경우도 있다. 대기시간은 절대 30분 이상을 넘기지 말자. 대기시간의 원칙을 정해놓고 모든 직원이 다 함께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응급상황이 생기지 않는 이상 저희는 대기시간을 절대 20분 이상 넘기는 일이 없게 하겠습니다”라고 공언하고 그것을 지키지 못할 경우에는 고객에게 보상할 각오로 임해야 한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되냐고 묻는 고객에게 “조금만 더 기다리시면 되요, 조금만 더요”와 같은 상투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말자. 그들을 더 짜증나게 할 뿐이다. “특이사항이 없다면 10-15분 정도 기다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처럼 최대한 정확하게 말해줘야 한다. 그래야 그들도 편하게 기다릴 수 있다.
고객에게 명시한 시간은 꼭 지키도록 하자. 만일 정말 많이 기다려야 한다면 처음부터 아예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해라. 그 정도라면 고객의 입장에서 충분하게 다른 볼일을 보고 올 수도 있는 시간이다. 필요하다면 고객의 취향을 물어 원하는 카페나 장소를 얘기해 줄 수도 있다. 그렇게 해서 볼일을 보고 앞서 통보 받았던 시간에 맞춰 왔다면 이젠 더 이상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 예약 고객인데 약속시간보다 더 기다려야 한다면 그 이유를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라. 그렇지 않으면 고객들은 지루해 하거나 화가 치밀어 추후에 다시 내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3) 모두가 다 공평하게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을 줘라
순서에 예민한 분들이나 특히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이 종종 그런 경우가 있다. 그래서 예약시간과 온 순서대로 진료가 잘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즉, 고객들에게 공평하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광판, 전자표지판 등은 매우 유용한 수단이다. 부당하다고 느끼면 기다리는 것이 더 지겹기 때문이다. 몇몇 치과의 경우, 비급여로 고가의 치료를 받는 단골고객에게 특별대우를 해주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단골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대기 순번에 우선이 될 수는 없다. 그렇게 된다면 다른 고객들의 큰 불만을 야기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VIP를 위한 별도의 공간이나 대기실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대기고객을 분산시켜라
내원한 고객들이 서로 안면이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렇기에 그들은 보통 아무 말도 없이 대기실에서 힐끔힐끔 상대방을 쳐다보며 기다리게 된다. 이렇게 기다리는 것 역시 지겹기 짝이 없다. 대기고객을 분산시키고 되도록 서로 마주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 마주보면 서로의 지루한 모습들을 보게 되어 자신도 지루해지기 때문이다. 그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서로 등을 대고 다른 방향을 보며 기다리게 대기석을 배치하도록 하자.
5) 많이 기다렸다면 그만큼 서비스를 해주자
누구나 자신이 값진 서비스를 받는다면 충분히 기다릴 의향이 있을 것이다. 오래 기다리는 만큼 기대감도 크다. 누구나 자신의 순서가 되었을 때 증상에 대해서 자세히 얘기하고 설명들을 수 있다면 기다리는 것을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된다. 예를 들어, 30분 대기 1분 진료는 고객을 많이 화나게 하지만, 30분대기 30분 진료는 기다린 보람과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된다. 오래 기다린 고객들에게는 진료시작 전에 “많이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 오늘 치료에 각별히 더 많은 신경을 써주겠다고 하자.
지루한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일분일초가 중요한 요즘시대에 병원의 큰 경쟁력이다. 모든 의료진들도 대기시간 없이 고객을 진료하기 원한다. 그러나 대기시간을 단 1분도 없이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은 아마 전무할 것이다. 만일 존재한다면 그 병원의 대기시간관리 능력은 세계최고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고객 한명을 창출하기 위한 기회비용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미 내원해준 고객은 병원의 값진 자산이다. 어쩔 수 없이 고객이 기다려야 한다면 앞서 기술한 원칙들을 이용하자. 병원을 찾아준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느끼고, 그들을 최대한 덜 지겹게 해주며 만족을 느끼도록 서비스를 제공하자. 그들을 최대한 기다리지 않게 할 아이디어에 힘을 쏟아야한다. 생각해보면 바쁜 것은 사실 병원 사정이지 고객과는 상관이 없다. 고객들은 평소와 똑같이 느긋하고 퀄리티있는 진료를 받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작은 실천팁★
1. 고객의 지루함을 줄이기 위해 간단한 절차라도 일단 시작하고 보자.
2. 단골고객을 위한 대기시간 배려를 위해 VIP 룸을 따로 만들어 운영해보자.
3. 많이 기다린 고객에겐 기다리게 한 것에 대해 먼저 진심으로 사과한다. 그리고 평소와 달리 오늘은 각별히
신경써서 치료해 주겠다고 응대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