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뜨겁지만 이제 곧 소나기가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이네요.
눈이 부시게 화려한 백일홍은 작은멋쟁이나비 홀로 독차지하고, 향긋한 배초향에는 큰멋쟁이나비, 호랑나비, 황알락팔랑나비들과 벗하려는지 흰띠명나방과 어리호박벌도 요란하게 날아듭니다. 한쪽에서는 꽃꿀에는 관심을 두지 않은 채 남방노랑나비와 큰줄흰나비가 알을 낳기 바쁘고, 나뭇잎이 우거진 그늘숲에는 제비나비가 달콤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영팟 담을 넘는 소의 울음소리에 시끄러운 매미 소리가 묻힙니다. 우렁찬 울음소리에 이끌려 잠시 검질 메기를 멈추고 이웃한 오름에 올랐습니다. 발아래로 보이는 초가마을이 마치 소인국처럼 보이네요. 우영팟 주민들은 여전히 분주한 아침을 보내고 있을 텐데 혼자서 한량 노릇하고 있자니 묘한 설렘과 스릴이 있습니다. 소떼 덕에 우영팟 주변까지 두루두루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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