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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수록 가관 Feb 28. 2023

FCA와 FOB

볼수록 가관! 무역실무 미생탈출 4-4

<이 부에서는 인코텀즈 중에서도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ICC 인코텀즈를 살펴봅니다. 가장 최신 개정본인 ICC 인코텀즈 2020의 한국어 공식번역본에서 판매자(Seller)를 매도인으로 해석하고 있어 이 부에서는 수출자(기업)를 매도인으로 부르겠습니다. 마찬가지로 구매자(Buyer)를 매수인으로 해석하고 있어 수입자(기업)를 매수인으로 부르겠습니다. >


FCA와 FOB 개요


FCA trade term과 FOB trade term은 주운송비(Main Carriage)를 매수인이 부담하는 거래형태입니다. 앞장에서 간단하게 FCA trade term은 ‘모든 운송수단’에 대해 사용하고, FOB trade term은 ‘해상운송’에 대해 사용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FCA와 FOB의 구분이 불명확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먼저 FCA기준으로 매도인과 매수인 양당사자 간에 인도를 포함한 의무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그 후에 FOB에 대해서는 FCA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FCA 의 물품인도조건


ICC Incoterms2020 공식 chart 중 FCA 도해


위의 그림은 ICC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는 Incoterms2020에 대한 안내자료 중 FCA에 대한 설명입니다. 이 그림 자료에서 파란색으로 표시된 것은 매도인의 의무, 노란색으로 표시된 것은 매수인의 의무와 관계있는 것입니다. 앞장의 EXW에서 잠깐 살펴본 바와 같이 오른쪽 위에 기차, 비행기, 트럭, 배 등 4개의 운송수단의 그림이 있으므로 컨테이너선 운송을 포함한 모든 운송수단에 대해 적용 가능한 trade term입니다.


FCA의 2가지 물품인도 형태


FCA는 Free Carrier(운송인)에서 따온 말입니다. 매수인이 지정한 운송인에게 매도인이 물품을 전달함으로써 물품 인도가 이루어지는 거래형태입니다. 위의 도해를 보면 그림이 2가지가 그려져 있는데 FCA trade term은 특이하게 인도가 완료되는 시점이 2종류가 있기 때문입니다. 매도인의 영업구내(공장이나 창고 등)에서 물품을 인도하는 경우와 다른 장소에서 인도하는 경우에 따라 인도가 완료되는 시점이 달라집니다.(2가지 경우 다 운송인에게 물품을 전달함으로써 물품인도가 이루어지는 점은 동일합니다.)


우선 첫 번째 그림의 매도인의 영업구내에서 인도하는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FCA Yongin Factory Incoterms 2020’

위와 같이 표시하면 인도의 지정장소는 용인에 있는 공장이 됩니다. 지정장소가 매도인의 영업구내인 경우에는 물품이 매수인이 제공한 운송수단에 적재되는 때에 인도가 완료됩니다. 즉, 매도인의 공장 창고에 물품을 준비해 두었다가 매수인이 수배한 차량이 방문했을 때 준비된 물품을 매도인의 부담으로 적재하면 물품 인도가 완료된다는 뜻입니다.(EXW trade term은 지정장소에서 매수인이 수취용 차량에 적재하는 의무를 부담합니다.)


두 번째로 두 번째 그림처럼 매도인의 영업구내가 아닌 곳에서 인도하는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FCA Incheon port warehouse Incoterms 2020’

위와 같이 표시하면 인도의 지정장소는 인천항에 있는 창고가 됩니다. 지정된 창고가 매도인의 창고가 아니라면 인도가 완료되는 시점이 조금 달라집니다. 앞장에서 살펴봤던 EXW이나 바로 위의 FCA의 경우와는 달리 매도인의 영업구내에서 인도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매도인은 자신의 위험과 비용으로 지정된 인도장소까지 물품을 운송하여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물품이 매도인의 운송수단에 실린 채 양하 준비된 상태로 매수인이 지정한 운송인 또는 제삼자(여기서는 운송인이 지정한 창고업자)의 처분 하에 놓인 때에 인도가 완료된 것으로 봅니다.(운송차량에서 하차하는 비용과 위험은 매수인이 부담합니다.)


즉, FCA는 매수인이 지정한 운송인에게 물품을 인도하는 방식인데 만약 매수인의 운송수단이 매도인의 영업구내로 들어오는 경우에는 매도인이 해당 운송수단에 물품을 적재완료 한 시점에, 매도인의 영업구역 밖에서 인도할 때는 그 지정장소에서 매도인의 운송수단에 실린 상태로 하차 준비가 완료되는 시점에 인도가 이루어집니다.


인도가 완료될 때까지의 위험과 비용은 매도인이 부담하고, 인도가 된 때부터 위험(Risk)과 비용(Cost)은 매수인이 부담합니다. 위의 그림을 보면 인도가 되는 시점(검은 색으로 칠해진 물품이 나오는 지점)전후로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나뉘어집니다.)



FCA실무 사례 1(매도인의 영업구내에서 인도하는 경우)


매도인의 영업구내에서 인도가 이루어지는 FCA의 경우 EXW과 비슷해 보입니다. 따라서 좀 더 구체적으로 비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영업구내에서 인도하는 FCA는 매도인이 수출통관의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과 영업구내에서 물품을 수취용 차량에 적재할 때까지 위험과 비용을 부담한다는 점이 EXW과 다릅니다.(외국에서 수출국의 수출통관과 관련 승인 업무를 처리하기가 어렵고, 남의 영업구내에서 적재 작업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서류상으로는 EXW이지만 실제로는 FCA 형태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에서는 어떤 식으로 FCA 거래가 이루어지는지 하나의 예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파란 글씨는 매도인의 의무, 노란 글씨는 매수인의 의무라고 보고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한국에 있는 매도인과 미국에 있는 매수인이 의자 100개를 FCA Yongin Factory 조건으로 매매하기로 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FCA 조건은 주운송계약을 매수인이 부담해야 하므로 미국 매수인은 자신의 포워더를 통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운송할 방법을 찾아봅니다. 미국의 포워더나 그의 파트너 포워더는 한국의 매도인에게서 생산 스케줄, 출고 스케줄 등을 확인하고 이에 맞추어 부산항에서 미국까지 가는 정기선 컨테이너를 수배합니다. 포워더는 부산항에서 미국까지 가는 컨테이너 정기선을 운영하는 선사 중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곳의 견적을 받고 부킹을 합니다. 그 후 이 포워더는 매도인과 조율하여 매도인의 용인공장으로 컨테이너 트럭을 보냅니다.


매도인은 자신의 영업구내에 들어온 컨테이너 트럭에 의자 100개를 적재해 주고 자신의 비용으로 수출신고를 합니다.(영업구내에서 매수인이 제공한 운송수단에 적재하여 인도)


그럼 컨테이너 트럭 기사는 이를 다시 지정된 컨테이너 터미널에 반입시킵니다. 지정된 컨테이너 터미널은 반입된 컨테이너를 컨테이너 트럭에서 내린 후 자신의 CY에 보관하다가 부킹 된 정기선이 오면 여기에 해당 컨테이너를 적재합니다. 부킹 된 정기선은 해당 컨테이너를 미국까지 운송합니다. 


수출국에서의 컨테이너 트럭 운송업체, 컨테이너 터미널, 컨테이너 선사 모두 미국 매수인의 포워더나 그 파트너를 통해 지정이 되고, 당연히 포워더를 통해 매수인에게 이러한 비용이 청구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인도 이후에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매수인이 부담하게 됩니다.



FCA실무 사례 2(운송인이 지정한 창고에서 인도하는 경우)


만약, 다음번 거래에서는 FCA Busan port조건으로 거래하기로 합의했다면 어떤 점이 달라지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매수인의 포워더는 앞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컨테이너선을 부킹 한 후 매도인에게 부킹 된 선적 스케줄 및 반입할 컨테이너터미널을 알려줍니다. 


한국의 매도인은 자신의 비용으로 수출신고를 하고, 신고 내용대로 컨테이너에 의자 100개를 실어서 반입 요청받은 컨테이너터미널에 반입시킵니다.(지정장소에서 운송수단에 실린 채 하차 준비된 상태로 인도)


 지정된 컨테이너 터미널은 마찬가지로 반입된 컨테이너를 컨테이너 트럭에서 내린 후 자신의 CY에 보관하다가 정기선이 오면 이를 적재합니다.


그 후에는 앞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수입국으로 운송될 것이고 물품 인도 이후에 발생하는 비용은 포워더에 의해 매수인에게 청구되게 될 것입니다.(앞의 경우와 비교하면 컨테이너 트럭 비용을 매도인이 추가로 부담하는 점이 다릅니다.)


FCA trade term은 인도시점을 잘 이해하면 다른 의무들은 쉽게 정리가 되는 편입니다. 인도 전에 발생하는 비용과 위험은 매도인이 부담하고 인도 후의 비용과 위험은 매수인이 부담합니다. 매수인이 주운송계약에 대한 비용과 위험을 모두 책임지므로 상대방에 대한 보험 계약 체결 의무는 없고, 자신의 계산으로 필요한 경우 보험에 부보할 수 있습니다.


FOB의 물품인도조건


ICC Incoterms2020 공식 chart 중 FOB 도해


ICC인코텀즈2020은 FOB trade term을 해상운송으로 이루어지는 물품매매거래에 사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위의 도해에서도 오른쪽 위에 노란색 배에 물품이 실린 그림으로 이러한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모든 운송수단에 사용되는 term들은 기차나 트럭, 항공기도 같이 그려져 있음)


ICC인코텀즈2020에서 FOB trade term을 FCA trade term과 비교하면 대부분 비슷합니다. 가장 큰 차이가 있는 곳이 A2의 인도에 대한 부분입니다. FOB trade term 의 A2에는 ‘매도인은 물품을 지정선적항에서 매수인이 지정하는 선박에 적재하거나 그렇게 인도된 물품 을 조달함으로써 인도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매도인이 적재하역업체와 계약할 수 있고 적재할 때까지의 위험을 부담하는 경우에 사용이 적합한 trade term입니다.


FCA와 FOB 인도 비교

ICC인코텀즈2020에서 FOB trade term에 대한 ‘사용자를 위한 설명문’에도 ‘FOB 규칙은 물품이 선박에 적재되기 전에 운송인에게 교부되는 경우, 예컨대 물품이 컨테이너터미널에서 운송인에게 교부되는 경우에는 적절하지 않다, 이러한 경우에 당사자들은 FOB 규칙 대신에 FCA 규칙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 운송에 FOB를 쓰지 않는 것이 좋은 이유는 발생가능성은 낮지만 컨테이너 화물이 운송인에게 교부(FCL은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물품 전달, LCL은 CFS에서 물품 전달)된 후 선박에 적재되기 전에 훼손되는 경우에 매도인과 매수인의 책임소재가 불명확하기 때문입니다.


F조건에서 주운송은 매수인의 부담이므로 선사와의 계약은 매도인이 부담했을 것입니다. 컨테이너 운송은 보통 선사와의 계약 내용에 수출국 컨테이너터미널에서의 하차, 상차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컨테이너터미널에서 선박에 적재하기 전에 물품에 훼손이 발생하는 경우에 FOB trade term은 매도인이 위험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처리가 어렵습니다.(특히 LCL 화물인 경우 매도인은 CFS에 물품을 교부한 이후 선박에 적재 될 때까지 위험을 부담해야 합니다.) 따라서 컨테이너로 운송되는 물품매매거래시에는 FCA trade term으로 합의하고 서류를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OB 조건이 사용된 역사가 길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수출입자들이 ‘매수인이 주운송비를 부담하는 거래조건’인 경우 운송수단에 관계없이 FOB조건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심지어 우리나라의 수출신고필증에도 운송수단에 관계없이 ‘수출신고가격’을 ‘FOB’ 금액으로 기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직도 컨테이너로 운송되는 많은 물품거래의 물품매매계약서나 상업송장에 FOB로 기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거래 상대방이 계약서 등 상업서류에 FOB라고 쓰자고 하는 경우에는 가능하면 FCA trade term으로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FCA trade term으로의 유도가 어려운 경우에는 FOB trade term으로 사용하되 인도시점 및 위험이전 시점에 대해 미리 합의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가디언관세사무소의 홈페이지에 방문하시면 다음 장인 무역실무 미생탈출 4-5 CFR 과 CPT 및 그 외 다양한 정보를 찾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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