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아름다운 날. 강화도의 한옥 갤러리 도솔 미술관을 다녀왔다. 작년 인사를 드리고 올해가 되어서야 인사를 드리게 된 이형곤(옻칠작가)의 작은 개인전을 만나기 위해서 말이다. 어제는 한국미술협회 고문위원이자 한일미술협회 회장이신 이종승 선생님과 함께 했다. 선생님과 함께하는 시간은 늘 편안하다.
도솔미술관 늘 편안하다.
내가 만난 작가는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와 닮은 모습이었다. 맑고 순수한 표정과 차분함 그러면서도 호기심 가득한 천진스러움이 그러했다.
장지에 옻과 물감을 섞어 작업을 한다. 이는 매우 독특한 작업 방식이다. 옻이란 변치 않는 물성을 이용하여 창조된 선으로써 기능하는 면은 사유 그 자체인 것이다. 영원히 변치 않는 그리고 흔들림 없이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작가의 그림을 보고 있자니 늘 흔들리기만 하는 나를 투영하기 조차 부끄럽게 만들었다. 옻이 몸에 튈 때면 살 점이 파인다는 작가에게 재료가 걱정된다는 나의 질문에 이제는 내성이 생겨 참을 만하다고 했다. 작가의 창의적인 작업방식처럼 우리네 삶도 무뎌지고 견디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다시 해 본 좋은 시간이었다.
화사한 봄 아름다운 한옥 속에 펼쳐진 작가의 작품에 푹 빠져 보길 권해 본다.
P.S운이 좋은 것인 것인지 한국 2세대 대표색면화가이신 강화도 홍주 갤러리 이희돈 작가님과 다른 작가님과 함께 한 이후의 시간들은 오래간만에 느끼는 편안함과 자연스럼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