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날씨는?

나의 온도 챙기기

by Celine

아침부터 아팠다. 갱년기인지 추위 때문인지 으슬거리는 몸뚱이에 지끈거리는 머리 때문에 오후까지 힘들었다. 내일 밤 한국으로 출발이다. 저렴하면서도 실력 좋은 감자의 미용을 위해 병원에 들렀다 숙소로 돌아와 진통제 한 알을 삼키고 잠이 들어 버렸다. 일어나니 개운해져 감자를 데리고 카페를 찾아왔다. 오늘은 이층에 손님들로 가득하다.

나에겐 늘 최고인 감자공주님 여기는 하노이~~

하노이의 대기질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출, 퇴근 시간이 되었을 땐 시끄러운 오토바이와 차들 그리고 사람이 뒤엉켜 한마디로 난장판이다. 하늘과 땅 모두 말이다. 이곳에 도착했을 때 숙소 앞 카페에서 아침 커피를 즐기고 있는데 젊은 여성이 다가와 말을 건넸다. 때가 잔뜩 묻은 우유병을 빨고 있는 아이, 옆엔 더 어린 아기가 그 좁은 유모차에 함께 앉아 있었다. 엄마는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보였으나 나는 모른 척해 버렸다. 이유는 지금처럼 살아간다면 그녀에겐 희망이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숙소로 돌아온 후 짠함이 계속 남아 있었다. 이후 그녀는 이 지역에 수시로 나타났다. 오늘도 만났다. 핸드폰의 영상을 보며 유모차를 밀고 있었다. 여전히 아이들은 꼬질한 우유병을 떨어질세라 꼭 쥐고 있었다. 어라~~ 인터넷을 구입한 돈은 어디서 나온 건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나였다면 백 원이라도 모아 아이들을 위해 사용했을 것이다. 그녀보다 그러한 엄마와 함께 자랄 아이들을 생각하니 맘이 아렸다.

대기 오염이 엄청나던 날. 아구 이걸 어쩌나 싶었다.

수시로 감정온도를 확인한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온도계의 수은? 이 터져 버릴 듯 부글거렸었다. 오늘 아침 동생과 통화 중 또 깨달았다. 그 화의 근원을. 동생은 예리하다. 가끔 언쟁이 오가지만 우리 둘은 삶의 동반자이다. 일단 답을 말하자면 나는 답이 나오지 않는, 해결할 수 없는 질문을 가지고 이곳에 온 것이었다. 그러므로 장소선정과 연관이 없었다. 진즉 동생과 상의를 할 것을 혼자 끙끙거리며 이곳에서 시간을 허비해 버렸던 것이다. 하노이의 고풍?스러움과 더 다양함을 즐기지도 못하고. 고집스럽고 아둔했다. 어쨌든 홀가분하다. 워낙 예민한 기질을 갖고 있다 보니 스스로를 잘 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때론 외부로부터 열기를 식히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오늘 다시 생각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기에. 상대에게 진솔한 나의 날 것을 보일 용기만 있다면 감정의 적정온도를 늘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

아오자이를 입은 소녀들은 부끄럼도 없이 내게 악수를 하며 자신을 소개했었다. 영어를 잘하는 똑부러진 모습. 아름다운 모습으로 성장하길~~
거리와 상점들은 새해 행사 준비로 분주하다. 지난 토요일 밤 노래소리가 계속 들렸다. 한국에서는 소음공해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세상에 얻지 못할 일은 없다. 경험을 흘려버리면 공기 속 뿌려지는 가루가 될 수 있으나, 성찰을 하게 되면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또 한 걸음 걸어 나가고 있다. 내일 짐을 챙긴 후면 다시 한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거대한 담론이나 다짐 같은 것은 없다. 감자와 또 하루하루 눈을 마주할 것이다. 유모차 그녀에게도 나름의 이유야 있겠으나 책임감이란 무서운 것이다. 특히 생명에 대해선 더 그렇다.

이쁘기도 했던 하노이 흑형! 부디 건강하렴. 감자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봤었다. 내가 그렇게 느낀 건지. 눈이 슬퍼 보였어~~
감자가 너무도 사랑한 이모들~~ 고맙다. 공황이 찾아 올 때마다 내 손을 꼭 잡아주어 준 그녀들.

마지막으로 힘들 때마다 손을 잡아 준 그녀들에게 인사를 전한다. 덕분에 잘 쉬었다 갑니다. 또 만나요~~^^ 그리고 하노이에 잘 적응해 준 감자에게도 사랑을 전한다.

어제는 생일이었다. 꽃을 선물했다. 내가 나에게. 감자가 함께라 외롭지 않다.
달과 별이 다 보였던 나의 생일날 하노이의 밤 하늘.



https://youtu.be/NlVkie-Idks?si=0jMaLclSLJWDNYuA

Music travel love/Time after time 전 세계를 여행하며 노래하는 그들의 목소리는 늘 감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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