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表現)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말이나 행동으로 드러내어 나타내는 것, 글이나 그림이나 음악 등의 예술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우리에게 있어 표현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왜 표현을 하며 살아가는 것일까요? 나를 위해서 일까요? 아니면 상대를 위해서 일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일까요? 글을 쓰고 있는 저도 정확히 정의 내리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 수 있는 표현이란, 이 지구 상에 살아 있는 동물이라면 생존본능을 위해 갖고 있어야 할 필수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지키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말입니다. 살아야 하기에. 살고자 하기에. 표현의 방법에는신체적, 언어적 그리고 정서적 교감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요. 이러한 표현중 감정이나 정서적 메시지를 방출하고 전달하는 시각적 제스처를 통해 우리를 감동시키고자 하는 예술이라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표현주의 예술입니다.
<Portrait of a Man/에릭헤켈/1914>
많은 20세기의 미술 특히 중부 유럽에서는 이러한 계통의 미술이 '표현주의(1885-1930)'라고 불리어졌습니다. (문학, 건축, 음악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러나 표현주의란 운동 자체가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닙니다.표현주의는 20세기에만 나타난 미술의 특수 현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미 르네상스 시대에 예술가들은 그들 시대의 고뇌를 전달하는 작품을 제작했던 것으로 미술사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르네상스 이후부터 예술은 서서히 그리고 공공연히 자기 전달 수단으로써의 기능을 담당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대의 개인주의는 예술의 기능을 극단에 이르게 했지요. 표현주의 미술의 주제는 표현적 제스처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으며, 색채와 형태, 붓질과 표면처리, 크기나 규모의 표현력은 기존의 미술이 가지고 있던 규범에서 벗어났습니다.
<묵시론적 풍경/루드비히 마이드너/oil on canvas/67.3cmx80cm/1913/개인소장>
그들은 강렬하고 자극적인 상황 즉 불만, 갈망, 깊은 회의(전쟁으로 인한 얻은 상처), 공포, 파괴. 신경질환적인 것 등을 묘사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표현주의 예술은 일반적으로 암울하고 신경질적이지만 또 한 편으로는 우수(憂愁)에 찬 강렬한 고통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표현주의자들은 다양한 양식의 표현형태로 이해될 수 있으나, 그들은 일정한 공간에서 함께 활동하거나 활동이 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경계를 짓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표현주의자들은 당시 이탈리아에서 현대 미술의 문제의식을 다루면서 미래에 낙관적이던 '미래파'와는 반대로 모든 사물과 존재를 의심하는 일종의 우울증을 나타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당시 표현주의자들의 그림들은 오늘날 인류가 가지고 있는 고통의 결과를 더욱 강하게 느끼고 있었기에 강렬한 색상과 거칠고 두터운 붓칠을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면 무도회 전에/막스 베크만/oil on canvas/80cmx135.5cm/1922/뮌헨>
미술의 양식사적인 의미에서 표현주의라는 용어는 1911년 4월 독일에서 열린 제22회 베를린 분리파(Berliner Sezession) 전시회 때 처음으로 사용되었으며, 표현주의에 관한 전문적인 저술은 1914년 페히터에 의하여 처음으로 쓰였습니다. 표현주의는 반 고흐, 고갱, 뭉크, 앙소르, 그리고 홀더와 같은 화가들의 활동에 의한 일종의 전시기( 前時期 후기 인상파)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이들의 작품은 인상파 들의 대기와 빛의 포착과 감각적인 기쁨을 표현하는 것과 달리 내면의 갈등과 혼돈 그리고 인간의 존재에 대한 문제에 전념하였습니다.
<펠트모자를 쓴 자화상/빈센트 반 고흐/oil on canvas/1887/반고흐미술관>
고흐는 인상파적인 색채기법에서 벗어나 그의 독특한 과학적인 점묘법을 통해 색채의 성격을 테스트하였고 색채가 가지고 있는 가치의 특성을 살려 색채감을 더욱 상승시키며 내면의식을 강렬하게 표현하였지요. 또한 고갱은 상징주의적인 색채를 짙게 쓰며 인간의 생과 사 그리고 영적인 것 등을 표현하며 전체적으로 율동감 있게 색채를 정리하였습니다. 그러나 반 고흐나 고갱을 인상파에서 표현주의로 넘어오는 과도기적인 예술적 특징을 가진 사람으로 규정하며, 후기 인상파를 표현주의에 대한 명백한 반대운동으로 언급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어찌 됐건 이러한 새로운 형태는 부분적으로는 나비파(Nabis)와 툴루즈 로트렉의 그림과 연관하여 독일로 들어오게 됩니다. 이후 독일로 들어온 표현주의는 독일 표현주의라는 새로운 미술사조를 낳게 됩니다.
<검정색 꽃병이 있는 자화상/에곤 쉴레/나무에 유화/27.5cmx34cm/1911/빈 시립 역사박물관>
예술에 있어 표현이란 각 시대의 배경에 따라 달리 표현된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입니다. 종교개혁(16-17C) 직전의 화가들의 작품에는 종교를 맹신하던 이들의 불안감과 강력한 호소력 그리고 암묵적인 불안이 강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의 미술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를 비판하거나 작가의 생각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그 표현이 너무도 다양해 해석에 많은 여지를 던지는 모순을 가지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불안함의 근원은 무엇인지 그리고 불안의 다양성에 대해 생각하며 보다 나은 사회가 되기 위해 각자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부터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 오늘도 소망해 봅니다.
1.점묘법(點描法): 점 또는 점과 유사한 세밀한 터치로 묘사하는 회화기법.
2.나비파: 이탈리아에서 고갱의 영향을 받은 화가들이 19세기 말기에 파리에서 결성한 젊은 예술가 그룹으로 1892년경 신비적, 상징적 경향이 강하게 나타냈으며, 일본의 우키요에 판화의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아주 대담한 화면 구성을 즐김.
3. 툴루즈 로트렉(1864-1901): 프랑스 백작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근친결혼으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뼈가 약했었다. 그래서 그는 평생 152cm라는 작은 키로 지팡이를 들고 생활하였다. 보불전쟁(1891)이 끝나고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기 전 프랑스의 정치적 안정과 문화적 풍요를 누리던 시기 파리의 생활과 물랑루즈와 사창가 등을 그렸으며 포스터를 제작한 첫 번째 인물이기도 하다.
(2020.1.14.~5.3.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가 있을 예정이다.)
제목란의 그림은 <푸른 말/프란츠 마르크/112cmx84.5cm/oil on cavas/1911>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