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짱고책방

'라이프' 스타일에 투자하라

<나의 투자는 새벽 4시에 시작된다> 유목민 저

by 짱고아빠

<나의 하루는 새벽 4시 30분에 시작된다> 미라클 모닝 열풍을 몰고 온 뭐 그 책이 이 책인 줄 알았다.(아 그건 또 다른 건가...) 책은 500만 원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수백억 아니 아마 조 단위의 재산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 개미투자자 유목민의 이야기다. 소위 맨땅에서 시작해서 누구나 말하는 그 경제적 자유를 이룬 사람. 그는 이미 예전에 월급에서 독립했고 이제는 돈에서도 독립했다고 자평한다. 한주에 천만 원씩 써도 없어지지 않을 돈을 이미 가지고 있으며....까지 글을 썼는데 그다음이 쓸 게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다는 내용이 왜 남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다시 책을 뒤적여 봤다. 그는 이 화려한 성공의 레퍼런스의 끝을 형제, 자매를 건사할 수 있으면 되었다, 사람에 투자하라라는 공허한 소리로 마친다. 나도 같이 공허해졌다.


코로나가 터지고 주식과 코인이 떡상하기 시작하며 '자본소득', '경제적 자유'같은 신조어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걸 금과옥조로 여기는 이들도 같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삼프로르 시작해서, 신사임당 같이 유튜브에서 주식을 이야기하는 돈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시작했고, 너나 할 것 없이 증권계좌와 업비트를 깔았다. 재미있는 건 처음에 쉬쉬하던 이 현상은 MZ 세대와 맞물리며 이젠 대놓고 '내 목표는 경제적 자유입니다'를 말하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관련 책도 미친 듯이 팔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쉬는 시간에 주식 앱과 코인 앱을 붙들고 살았다. 아니 자신의 본업이 있음에도 그건 제쳐두고 한방을 꿈꾸기 시작했다. 낮에는 주식+코인, 밤에는 코인 앱을 붙들고 살며 폐인이 되기 시작했다. 월급은 그대로 주식계좌로 흘러들어갔고 라면과 스마트폰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다크서클 낀 이들이 점점 늘어났다.(제발 그 돈으로 맛있는 거 사 먹고, 좋은 거 사!!!)

재미있는 건 이는 노동 소득을 신성시하는 크리스천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는 점이다. 나아가 주식을 공부하고 투자하는 것이 노동이라는 크리스천 로직도 생겨났다.(참고로 이야기하자면 당신이 일하는 직장에서 주어진 시간을 성실히 보내는 것을 성경은 청지기 정신이라고 부른다. 그냥 대놓고 돈 벌고 싶다고 하자. 내가 다 부끄럽다.) 뉘에 뉘에. 투자가 나쁘다는 건 아닌데 여기 미친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건 뭔가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신호다.


우선 책으로만 한정하자면 잘 쓴 책이다. 그가 처음 썼다는 <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를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처녀작이라면 아마 그 책이 더 잘 쓴 책일 것 같다. 초기 투자의 에피소드가 아무래도 지금의 우리 상황과 더 비슷하고 현실감 있지 않을까. 어느 정도 자산을 불리고 난 이후의 투자 이야기는 아무래도 지금의 내게는 좀 먼 이야기 같았다. 그렇지만 그가 들려주는 투자 팁은 여전히 유효하고 들어볼 만하다. 아니 투자에 관심이 있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가 틀려주는 투자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꾸준한 관찰을 통해 '지식'을 쌓고

2. 없다가 생기고, 있다가 없어지는 '시그널'을 발견하고

3. 매매를 결정하기 위해 자신만의 '실행 전략'을 결정합니다

4. 매매에 들어가면 자신이 생각한 대로 흘러가는지 '시장을 주시'하고

5.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른 것이 생기는지 '변화를 감지'해야 합니다.

6. 변화가 생겼을 경우 다각도로 검토 후 '대응'합니다

7. 이후에는 꼭 매매일지를 남겨 '반성'합니다

8. 그리고 다시 관찰하고 지식을 쌓으며 '반복'합니다.

(p.48)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라이프스타일에 투자한다'라는 이야기를 다른 말로 풀어내는 중입니다(p.317)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투자 이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강해졌다. 그래 이 정도 하면 노동일 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이야기하듯 투자는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투자로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1% 아니 0.1%?)에 불과하고 그 극소수의 노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바꾸어 이야기하자면 그 노력을 어느 영역에든 기울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투자가 아니어도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다. 더군다나 땀이 배신하지 않는 영역은 우리 주변에 널려 있지만 투자는 여기에 재능, 전문 지식, 경험, 정신력 거기다 운까지 모두가 더해져야지 완성되는 영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투자를 쉽게 생각한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이 짧은 이야기를 풀어놓자면 백과사전을 한 권으로 모자란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며 돈을 어떻게 굴리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건 중요하고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도 빨간끼가 남아서인지 좋은 투자를 하는 사람보다 도박을 하는 이들을 더 많이 만나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일까. 월 200 월급 받아 일주일에 한 장씩 기분 좋게 로또를 사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한주에 10만 원 꽉꽉 채워 '인생 한방'을 이야기하며 로또에 투자하는 건 말려야 한다. 아니 이런 사람은 만나면 안 된다.


투자와 도박은 사실 종이 한 장 차이어서 사실 본인을 제외하고는 본인이 뭐 하는 건지 알 수 없다. 그런데 나는 당신이 도박이 아니라 투자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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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투자는 새벽 4시에 시작된다 / 유목민 / 리더스북 /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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