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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고아빠 Mar 26. 2024

질문을 바꾸면 답이 보입니다

어나더 레벨 | 강민호 


어쩌다 보니 강민호 작가의 책을 세 권 모두 다 읽게 되었다. 카테고리는 브랜딩, 자기 계발인데 개인적으로는 꼭 에세이 같은 느낌이고 뭐랄까 좋은 형이 옆에서 이렇게 저렇게 살아야 한다고 조곤조곤 해주는 조언 같았다. 이 경험이 더해지며 내적 친밀감이 상당해진 상황이었는데, 그가 다시 5년 만에 낸 책이 궁금하던 찰나에 블로그 댓글로 이 책 반드시 좋을 거라는 편집자님의 그 이야기에 대뜸 책을 받아 들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그 자신감이 어떤 건지 알 것도 같았다.


자기 계발서에 대한 오해가 있다. 사실 이 오해는 내가 가장 크게 했던 오해이기도 하다. 한동안 내게 자기 계발이라는 단어는 돈 버는 법, 팔로워 늘리는 법, 너는 돈 잘 벌고 무병장수할거야 라는 마법에 홀려 읽는 책이라고, 현실에는 눈 감은 채 그저 잘 될 거라는 주문만 반복적으로 되뇌고 있는 신흥종교 같았다. 하루하루 쌓아 올려서 완성되는 인생은 모르겠고 그저 한방을 꿈꾸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에게 나는 이렇게 성공했노라 자랑하는 간증집. 굳이 그런 책에 내 시간과 돈을 들이고 싶지 않았고 실제로 이런 책들이 베스트에 오르면서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자기 계발서를 손절하는 걸 많이 보기도 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고 확실히 최근의 자기 계발서는 이 흐름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도 분명히 말한다. 그거 다 거짓말이라고.


손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의심해야 합니다. 거기에는 달콤한 속임수가 있습니다. 끌어당김의 법칙이 속임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실 끌어당김의 법칙에는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습니다. 이를 이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러나 누군가 당신에게 "종이에 100번 쓰기, 소리 내서 반복해 말하기를 매일 실천하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면 이것은 당신의 삶의 의지를 시험하는 분명한 속임수입니다.(p.29)


책 한 권으로 인생이 바뀔 수 있을 거란 기대는 모든 중독이 그렇듯, 매혹되기 딱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 도 현실에서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책 속에는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20년간 수천 권의 책을 읽어보고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책 속에는 답이 없다." 라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인생은 바뀌지 않습니 다. 하루에 한 권 읽으면 인생이 바뀔까요? 그럴 리 없습니다. 실제로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답은 '책'이 아니 라 '현실'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p.172)


이미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행동, 사고방식, 태도에 부합 하는 메시지만 선택적으로 취하곤 자기 계발의 과실만 냉큼 따먹습니다. 또는 자기 계발서에서 제안하는 생각, 행동, 사고방식, 태도에 관해 이해'와 '공감', '동의'를 표하고는 이를 '학습'과 '습득' 으로 착각하곤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묘한 위안과 자신감을 얻습니다. 아직 아무런 행동과 훈련을 하지 않았지만 이미 모든 변화와 성취가 이뤄진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p.169)




뼈를 세게 때리고 작가는 말한다. 그렇다면 실제로 우리의 삶을 바꾸는 것은 무엇일까?


현재 연봉 5,000만 원인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이 연봉 1억 원을 목표도 하는 것과 지금 받는 월급이 오늘 당장 끊기는 것 중에 어느 쪽이 더 절실한 마음이 클까요? 당장 다음 달부터 월급이 끊어진다고 상상해 보자는 겁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뭐라도 준비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그동안 '나는 안전하다 는 생각으로 굳이 하지 않았던 일들, 그래서 생각만 하고 실행하지 못했던 일을 시도해 봐야 하는 것입니다(p.188)
우리가 쉽게 운이라고 여기는 것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안에 운을 발생시키는 '일'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어떠한 일이 누적되고 축적되면 운처럼 보이는 일들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긴 시간의 맥락으로 보면 소위 행운과 불운이라고 하는 것들은 작은 일들이 켜켜이 누적되고 축적되어 쌓이는 당연한 결과인데, 짧은 시간에 일어난 현상적 '일'만 보면 이것이 한순간의 '운'으로 보이는 착시현상이 생기는 것입니다.(p.118)
만약 우리 인생에 이런 <트레이드 오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공부와 경험, 그 어떤 지성도 아무런 쓸모가 없을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다 선택하는 것은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도 할 수 있는 쉬운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선택함으로써 많은 것을 버리고 포기하는 것에는 〈나〉와 〈대상〉에 대한 이해 와 통찰이 필요합니다.(p.283)


꽤 긴 지면을 들여 그는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그중에서 내게 꽂힌 것 세 가지다.


1) 안전한 것을 포기하라

2) 운은 짧은 시간에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 켜켜이 만들어 온 내 삶의 응축일지도 모른다.

3) 선택하는 것만큼 포기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는 계속해서 이어 말한다.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까지 지겨울 정도로 반복했습니다. 바로 매일매일 꾸준히 연습하고 훈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매일매일 꾸준히 반복하는 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이 됩니다.
5년, 10년 후 자신의 미래가 궁금하신가요?"
질문을 바꾸면 답이 보입니다.
"오늘 하루, 당신이 실제로 한 일은 무엇입니까?"(p.258)



오늘 하루 내가 진짜로 한 일이 무엇인가? 꽤 답하기 어려운 질문에 머리가 멍멍해졌다. 오래전 끊어놓고 홀딩 해놓은 영어수업, 매일 달려야겠다고 계획하지만 바쁜 일들에 밀려 뒤로 밀려만 가는 운동 스케줄 오늘도 릴스와 숏츠를 밀어 올리는데 쏟아버린 내 시간들. 그러면서도 우리는 계속 말로만 내 정체성, 나를 증명하려 한다. 하지만 저자는 아프게 말한다. 매일 꾸준히 연습하고 훈련한 시간들이 쌓여서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이 된다고.




사람은 모두 자기만의 계절, 자기만의 시대가 있습니다. 꼭 무엇이 어떠해야 하는 것은 없습니다. 오늘 다른 누군가의 계절이 봄이라고 해서 오늘 당신의 계절도 반드시 봄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봄이 온다는 것을 믿고 기다리는 사람에게 봄은 반드시 찾아옵니다. 제아무리 온통 눈으로 뒤덮인 땅일지라도, 그 안에 숨어있는 봄의 기운을 막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따라서 오지 않는 봄에 대해 자책하거나 스스로를 책망 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결코 당신의 탓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지금 당신의 봄이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p.373)


이 책의 마지막 문단이다. 지금 당신의 봄이 오고 있다고. 나는 이 말이 참 좋았다. 누군가의 봄은 이미 한창이고 또 다른 누군가의 꽃은 이미 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것과 관계없이 나의 봄은 지금 오고 있다. 남들이 뭐래도, 누가 어떤 말로 손가락질 하더라도 나의 봄은 오고 있다. 그 봄이 덧없이 짧거나 작을지라도 내가 납득하는 한, 매일같이 쌓아 올린 나의 삶은 피어날 것이기에. 괜스레 마음에 힘을 불어 넣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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