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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고아빠 Jun 06. 2024

멋진 일 말고는 달리 아무 일도

마침내 런던 / 헬레인 한프 저


"멋진 일 말고는 달리 아무 일도"


이 카피를 보고 이 책을 집어 들지 않기도 힘들다. 세상에 이런 멋진 카피를 쓰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서 이 책을 들었고, 50년 전 런던의 풍경에 반했다.

믿기지 않겠지만 책은 1971년 6월 17일부터 7월 26일까지의 런던 한 달 살기의 기록이다. 50년 전에 한 달 살기라니, 그것도 런던에서. 아 물론 우리 나라 사람의 이야기는 아니다.


1970년대의 뉴욕의 무명 작가, 고전 문학을 사랑했던 헬레인 한프에게 문학의 도시 런던을 걸어보는 건 꿈같은 이야기였다. 그렇게 평생을 런던을 동경하던 그녀는 우연히 런던의 중고서점 ‘마크스 서점’과 이어지게 되는데 짧은 인연으로 끝날 줄 알았던 이 인연은 20여 년간 책과 편지를 주고 받는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편지로 나마 런던을 접하던 그는 주고받은 편지를 엮어 낸 <채링 크로스 84번기>를 출간하게 되고 이 책이 대박이 난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거듭난 그녀는 더 이상 런던을 참지 않는다. 지체 없이 비행기 표를 끊어 버린 그녀는 1971년 6월 17일 런던 히스로 공항에 꿈에도 그리던 첫 발을 내딛는다. 이 기적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제 글이 아니라 직접 채링 크로스 로드, 런던 타워, 세인트 제임스 파크, 버킹엄궁, 세인트폴 대성당, 마크스 서점 디킨스 하우스 등 런던의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그 이야기를 자신의 글로 남기기 시작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 신비로운 이야기는 50년 전의 이야기다. 지금이야 구글맵이 위치를 알려주고, 블로그가 맛집을 알려주지만, 런던에 서기까지도 순탄치 않았던 작가는 글로 배운 1971년의 런던 거리 곳곳을 자신의 발로 누빈다. 그가 글로 본 런던 타워와 직접 눈으로 본 런던 타워가 얼마나 다를지 상상이 가는가? 들뜬 그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신난다.


간혹 런던에 사는 건 어떤 것일까? 셰익스피어가 걸었던 거리를 나도 따라 걷는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종종하곤 한다. 언젠간 나도 대박이라는 게 나서 내가 꿈꾸던 어느 곳을 마음껏 걸어볼 수 있을까?(아마 나는 뉴욕일 것 같다. 아니 해리포터를 만나러 런던으로 갈지도 모르겠다) 생각만으로 신나는 이 일이 언젠가 내게도 일어날 수 있을까?


그 시절 런던이 궁금하다면, 여행과 문학을 좋아한다면 무조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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