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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짱고책방

좋은 대화는 결국 좋은 브랜드를 만든다

위대환 대회 | 김지수 저

by 짱고아빠

'이게 가능한 라인업인가' 책장을 넘기며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이다. 이어령, 사이먼 시넥, 찰스 핸디, 폴 블룸, 아만다 리플리 거기다 말콤 글래드웰까지(아웃라이어 그 사람?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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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어느 부분에서 말들이 머릿속을 뚫고 진격해 온다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딱 그 기분이었다. 이 대가들과 두어 시간 차 한잔하면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면 어쩌면 얻을 수도 있는 인사이트 들. 밑줄보다도 강하게 남는 말들. 읽는 게 아니라 듣는 듯한 대화. 이해하려는 문장. 경청을 바탕으로 한 질문. 인터뷰집을 꽤 많이 읽었는데도 이게 가능하구나 싶었다. 이런 유의 책은 워낙 각주가 세서 총평이 어렵다. 모든 인터뷰가 다 좋았지만 그래도 한정된 글자로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1. 고난을 빼고 인생을 설명할 길은 없다.

모든 대화의 중심에는 이 말이 깔려 있었다. 자기 삶을 돌아보는 모든 사람은 결국 실패, 고통, 혼란의 서사를 말한다. 그런데 그 서술이 무겁지 않다. 재난 영화 같은 삶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살아가고 있고 그 안에 있는 '휴머니티'가 우리를 결국 살게 한다. 이어령의 말처럼, 우리가 믿어야 할 건 이 고난을 통해 만들어지는 자기 안의 영성과 세계성이다.


2. 사람은 자원이 아니다.

찰스 핸디는 말한다. 사람은 욕구와 자율성을 지닌 주체라고. HR이라는 단어는 이제 '관리자'에서 '조력자'로 바뀌어야 한다. 결국 조직은 '관리'가 아니라 '격려'로 굴러간다. 그리고 비단 이건 기업뿐 아니라 개인 관계에도 통한다. 누군가를 설득하기보다 먼저 이해해야 하고 그 이해는 경청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이 사람이 모여 조직이 되고 힘이 된다. 사람은 바꾸어 끼우는 부품이 아니다.


3. 삶을 움직이는 건 몰입이다.

폴 블룸은 쾌락과 노력을 합치는 지점으로 '몰입'을 말한다. 우리가 무언가에 푹 빠졌을 때를 생각해 보라. 힘든 줄 모르고 빠져드는 재미, 즉각적인 피드백과 명확한 목표, 적절한 난이도. 이 모든 조건을 갖춘 순간 몰입은 시작되고 몰입하는 것에 성장이 동반된다. 우리 삶에서 자기 목적적으로 움직이는 시간이 쌓여 우리를 끌고 간다. 이건 진리다.


4. 대화는 질문의 방향을 바꾸는 일이다.

"너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 거야?"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로 바꾸어 말하라. 말 하나가 가진 진폭이 얼마나 다른지. 캘리 하딩의 말처럼 좋은 대화는 말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시선을 바꾸는 것이다. 문제가 관심이 되면 대화가 깊어지고 문제는 스스로 해결된다.


5. 무한 게임으로 살아가는 법.

유한 게임은 이기기 위해 존재하지만, 무한 게임은 이어가기 위해 존재한다. 사이먼 시넥의 이 무한게임의 개념은 꽤 마음을 흔들었다. 유한 게임 속에서 언제나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했다면 지속 가능함을 이야기하는 무한 게임은 시대의 키워드가 될 것 같았다. 그는 이를 위해 다섯 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대의명분, 신뢰하는 팀, 선의의 라이벌, 근본적 유연성 그리고 선구자적 용기. 특별히 대의명분은 무한 게임 세계관의 본질이나 근거가 되는데 미래의 비전과 봉사 정신이라 한다. 앞으로는 이 대의명분을 가져가는 기업이나 브랜드가 중심이 될 거라고.


어떤 말은 그 순간에는 지나갔지만 어떤 말은 지금도 꽤 묵직하게 남아있다. 밑줄 하나하나를 다시 읽고 있는데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단했고 마음속에 오래 머물렀다. 사실 우연하게 만난 이런 말들이 때론 삶의 방향을 아주 조금 그러나 분명히 틀어놓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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