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고양이를 보내며

by 짱고아빠

2025년 5월 1일.


제가 알고 있는 가장 따뜻한 고양이 짱고가 고양이별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제 삶에 찾아와 문을 두드린 것처럼

정말 어느날 갑자기 제 곁을 떠났습니다.


지금도 꿈같고 거짓말같은 소식을 전합니다.


현관문을 열면 가장 먼저 뛰어나와 갸릉대며 반겨주던 아이,

누구든 만나면 머리로 인사하고 품으로 파고들던 사랑스러운 고양이,

은우가 태어난 이후에는 마치 형이나 된 것처럼 은우 뒤에 가만히 앉아준 고양이.

어쩌면 은우가 자기를 인지한 이후에 떠난다면 은우가 얼마나 슬퍼할까,

이 집사들이 그걸 감당할 수 있을까란 걱정이 앞서 길을 재촉한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병원으로부터 아이가 떠났다는 전화를 받던 어제는 비가 그렇게도 왔습니다.

함께 울어준 간호사 선생님

자꾸만 죄송하다며 장례에 보태라고 봉투를 가방에 쑤셔넣던 수의사선생님

고맙습니다.

십년이 넘는 시간동안 우리짱고 잘 돌봐주셔서 정말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황망한 밤에 은우를 재우고

짱고가 든 상자를 거실에 덩그러니두고 짱고에 대해 아내와 얘기했습니다.

좋았던 일, 미안했던 일, 고마웠던 일, 행복했던 일.


잘 보내주고 싶었습니다.

그냥 슬프게가 아니라 찾아와 줘서 고맙고, 함께여서 행복했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오늘 인터넷으로만 봤던 반려묘 장례를 치르고 왔습니다.

집 현관을 여는데 아직도 짱고가 있는 것처럼 현관문을 먼저 닫고 중문을 엽니다.

십년을 계속해온 버릇을 쉽게 고치진 못할 것 같아요.


11년째 현관문이 열리면 변함없이 뛰어나와주던 아이가 있던 모든 자리가 텅비어 있습니다.

좋아라 했던 볕잘드는 창가와 소파,

혼나면 숨어들어가던 침대밑과 베란다 끝,

침대이자 보금자리인 제 스크래쳐 위.


그 모든 곳이 조용하기만 합니다.


짱고야.

세상 별볼일 없는 아빠한테 찾아와줘서 고마워.


이제는 매일 먹는 약도, 기침도, 아픈 것도 없는 거기서 신나게 뛰어놀려므나.

배부르게 먹고 행복하게 잠들려므나.

누가 그랬지. 천국에 가면 반려동물이 제일 먼저 뛰어나온다고.


가장 먼저 아빠를 맞아주는게 너였으면 좋겠다.

우리 짱고.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아빠가 너무 보고싶어하면 한번씩 꿈에는 찾아와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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