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짱고아빠 Nov 20. 2021

세상에, 조회수가 5천 건을 넘었다!

'발견된다'는 것

사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였다. 나는 어젯밤에 고양이에 관한 글을 썼고, 아침에 다듬었고 시간이 좀 나서 오전에 업로드했다. 그리고 정확히 두 시간 뒤 믿을 수 없는 알람을 받았다.


"고양이를 두고 떠나다"글의 조회수가 1,000명을 돌파했습니다!


??!!



잘못 봤나 싶어서 앱을 열어보니 진짜로 1,000명이다. 왜일까 싶어 통계를 살펴보니 다음 메인에 내 글이 걸려있다. 세상에.(에디터님 적게 일하고 많이 버세요


"고양이를 두고 떠나다"는 감성적인 제목이지만 내용은 그게 아닌데, 제대로 어그로 끌겠다 싶어 글을 수정할까 잠깐 고민하다 그냥 내버려두기로 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어디까지 가나 한 번 가보자.


다행인지 불행인지 조회 수는 1시간 뒤 1,700선에서 멈추었다. 휴. 사실 이 정도면 웃으며 이야기할 해프닝으로 넘길 수 있다. 지난번에 영화 리뷰 글도 500 정도에서 멈추었는데,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겠지', '아 이렇게 제목을 달면 메인에 걸리는구나.' 하하하하하. 정도로 끝날 줄 알았다.


5시를 넘어선 시간 다시 조회수는 폭증하기 시작했다. 2천을 넘고, 3천을 넘고 5천을 세 시간 만에 돌파했다. 한 시간에 거의 천 건씩 뛴 것 같았다. 구독자도 처음으로 10명을 넘었다(감사합니다 엉엉). <아무튼 고양이>라는 매거진 안의 글인데 다른 글의 조회수도 연쇄적으로 폭증하기 시작했다. 뭐랄까. 좋은데 무서웠다. 이거 괜찮은 거 맞아 진짜?


다행히 내가 진정되기 시작했고 조금이지만 즐길 수 있었다. 그래 뭐 될 대로 돼라.

결국 최종 스코어는 5,906으로 끝났다. 내심 6,000을 바랐는데 살짝 힘이 부쳤나 보다.


내가 처음이어서 그렇지 브런치 하는 작가님들은 한 번쯤 이런 업셋을 경험한다고 한다. 다음, 카카오 메인에 걸리면서 조회수와 구독자가 폭발하는 하루를 경험하곤 하는데 이게 어느 정도 루즈해진 내 글쓰기에 꽤 자극이 되었다. 써야겠다. 그래 열심히 써야지.



'발견된다' 


송길영 대표의 책을 읽다가 최근에 꽂힌 단어다. 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은 콘텐츠 사이에게 내 콘텐츠가 발견된다는 것. 심지어 이건 콘텐츠의 질이나 내 노력의 유무와도 관계없다. 돈을 주고 광고한들 사람들에게 발견될 수는 없다. 광고로 덧입혀진 '원 오브 뎀'의 무덤에서 사람들에게 발견될 수 있는 건 결국 그만큼의 시간과 마음이다. 꾸준함과 성실함이다.


진성성을 뭐라 정의하긴 어렵지만 사람들은 직관의 영역에서 콘텐츠에 묻은 진정성을 캐치해 낸다. 이 글이 얼마만큼의 시간과, 얼마만큼의 마음과, 얼마만큼의 노력이 담겨있는지 몇 줄만 읽어봐도 알아낸다. 그것도 무서울 정도로 정확히.


한동안 접어뒀는데, 오늘을 계기로 조금 더 나와 내 고양이에 대한 글을 써 볼 계획이다. 오늘의 이 해프닝이 하루짜리 일지 또 다른 어떤 곳으로 나를 데려다 줄지는 알 수 없지만, 꽤 기분 좋은 하루를 선물 받은 기분이다. 

꽤 오랜 기간 글을 썼는데 글을 썼다는 것만으로 두렵고 설레 보긴 참 오랜만이다. 

더 잘 쓰고 싶다. 그리고 참 좋다. 오늘 같은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