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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도가와 J Nov 30. 2020

칸자시

코우치현의 명물 

일본 47토도부현(都道府県)중, 3번째로 인구가 적은 동네 코우치현(高知県, 69만명)엔 연간 450만개이상 팔려나가는 전국구 디저트, 칸자시(かんざし簪)가 있다. 촉촉하며 부드럽고 확실히 맛있는 과자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일본어로 칸자시라고 하면 여성의 머리를 묶을때 쓰는 비녀인데, 이 과자의 이름으로 된 것은 코우치현에 전해내려오는 민요 요사코이(夜さり来い, 요사리코이라고 하여 “밤에 오소서”라는 고어가 변화한 말)와 관련이 있다. 수백곡 중 가장 인기 있는 가사가 “토사(土佐, 코우치현의 옛명칭)의 코우치, 하리마야다리에서 스님이 비녀를 사는 것을 봤다. 요코사이 요코사이”다. 


코우치현에 있는 치쿠린지(竹林寺)의 승려 쥰신(純信)이 사찰의 허드레일을 담당하던 여성과 사랑에 빠졌다. 그런데 하리마야다리 근처에 있는 액세서리 가게에서비녀를 샀다는 헛소문이 퍼지면서 둘은 교토로 도망가다 발각되어 두번다시 만날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슬픈 사랑의 스토리를 착안하여 메이지시대 하리마야다리 근처에서 코우치현의 제일의 포목상(베나 무명 따위의 옷감을 파는 가게)을 했던 하마코(浜幸)가 이 스토리를 모티브로해서 칸자시라고 이름을 지었다. 



이 디저트는 유자향이 나는 흰팥을 마들렌(밀가루, 버터, 달걀, 우유를 넣고 레몬향을 첨가해 구운 프랑스의 티쿠키)의 반죽에 싸고, 이것을 특수 호일에 싸서 통째로 굽는다. 개봉하는 순간 유자의 향이 코를 자극하고, 입속에 넣는 순간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에 녹아내린다. 포장지엔 스님이 여자에게 비녀를 달아주는 그림이 그려져있고, 선물상자에는 비녀사탕이 셋트로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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