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마마토현(熊本県)은 일본에서도 남다른 식문화가 있다. 그건 바로 말고기다. 취재로 쿠마모토현에 많이 다녀왔지만, 제대로 맛을 본적이 없다. 가격이 비싼 이유도 있겠지만, 말고기를 먹어본 경험이 적고 익숙하지 않아서 선뜻 도전하는 취재팀이 없었던 것 같다.
쿠마모토현에서 말고기는 지역민의 소울푸드다. 전국 말고기 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말고기왕국이다. 일반슈퍼에서도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의 정육코너에 말고기가 놓여져있고, 카레에 소고기 대신 말고기를 넣어서 먹는 가정도 있다고 한다.
말고기는 회를 쳐서, 다진파, 마늘, 생강등의 양념에 찍어서 먹는 것이 일반적지만, 쿠마모토현에서는 다양한 말고기요리(불고기, 샤브샤브, 훈제, 말곱창전골, 육회, 말고기튀김, 말고기주먹밥 등) 를 맛볼수 있다.
우리에게는 원수인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임진왜란 당시 제 1선봉군을 이끈 코니시 유키나가와 함께 제 2선봉군으로 조선침략의 주요 장수로 활약한 카토 키요마사가 정류왜란(1597년 8월 토요토미정권의 일본군이 임진왜란의 정전회담이 결렬됨에 따라 재차 조선을 침공하여 이듬해인 1598년 12월까지 지속된 전쟁) 때 울산왜성에서 조명연합군의 포위를 당한 뒤 군량이 부족해지면서 군마를 식량으로 먹었던 말고기가 의외로 맛이 좋고, 영양가가 풍부해 보양식 역할을 했다고 한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히고국(肥後国,현재의 쿠마모토현) 영주였던 카토 키요마사가 쿠마모토현의 식문화로 말고기를 보급시켰다고 한다.
말고기는 소나 돼지에 비해 체온이 40도에 가까워서 기생충이 적다고 한다. 저지방, 저칼로리에 콜레스테롤이 적고, 단백질, 캴슘, 비타민A이 풍부하며, 특히 글리코겐(아미노산)의 함유량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육고기에 비해 철분이 많아 공기에 닿으면 쉽게 변색되기 때문에 도축에서 생산까지 빨리 처리해야한다고 한다. 그래서 쿠마모토현에선 말고기 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영하 20도에서 48시간 냉동처리하는 것이 의무화가 되어있어 안심하고 먹을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