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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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처음 등장하고 이용자가 늘어났을때, 이처럼 많은 파급력을 가질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2천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크리에이터들이 좀더 많아지는 정도일것이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래봐야 그냥 저퀄리티의 동영상만 늘어날 것일것이라고 예상했죠.
저의 기준에서 유튜브가 만들어낸 가장 큰 변화는 바로 기존 미디어에 대한 대안으로 사용된다는 것입니다. 처음 일부 사람들이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를 습득하려고 유튜브를 검색의 수단으로 사용한다고 들었을때 설마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보를 제대로 모으고 학습하고, 전달할 능력이나 기준이 없는 사람들이 다수 모여있는 유튜브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흔히 말하는 신뢰성이 없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 알고리즘을 차지하고 있는 다수의 콘텐츠들이 높은 퀄리티나 정보전달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초기에 비해서 놀라울 정도로 수준이 높아지고 있으며, 기존의 언론이 다루지 못하거나 다룰 수 없는 부분까지 커버되면서 이제는 유튜브에서 검색되지 않는 정보를 다른곳에서 찾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이제는 저도 정보 검색이나 지식습득의 많은 부분을 유튜브에 의존하고 있으니까요.
위에서 이야기했던 신뢰성의 문제를 다시 이야기해보자면, 아직도 유튜브의 신뢰성이 그다지 높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거짓 정보를 만들어서 흘려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니까요. 정치유튜버들이 주로 이런 문제들을 만들어내고 있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기존의 레거시 미디어들도 그렇게 신뢰성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정치적인 상황이 급변하는 곳에서 우리는 모두 기존의 미디어가 정치 혹은 기타 세력들에게 영향을 받아서 말도 안되는 정보들을 만들어내고 대중들을 현혹시켰다는것을 알고 있습니다. 일제시대에서 독립한 이후 창궐한 수많은 언론들이 만들어낸 거짓 정보들도 있고, 군부시절을 겪으면서 나팔수 역활을 했던 미디어들, 그리고 정권의 손바뀜에 따라서 만들어낸 정보들도 있죠.
자 그러면 이제 누가 정말 신뢰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100%중 90%는 말도 안되는 정보일수도 있지만, 10% 진짜에 의해서 가끔 신뢰성 있는 내용들로 구성된 유튜브와 자기 맘대로 정치적 색에 따라서 거짓 기사가 난립하는 기존의 미디어와 둘중에 나은게 뭘까요? 듣는 사람이 똑똑하고 판단할 수 있다면 그나마 유튜브에서 맞는 정보들을 찾아낼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튜버들이 기존의 미디어보다 신뢰성을 가지게 되는 이유는 유튜브 특유의 정화시스템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기존 미디어들을 자신의 여론으로 제제할 수 없습니다. 이미 하나의 시스템으로 자리잡고 방송할 권한을 부여받은 미디어들은 방송통신위원회와 같은 곳을 통해서만 내부 정화가 가능하며, 그나마도 정권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유튜버는 다르죠. 일년에도 수많은 유튜버들이 나락에 떨어집니다.
음주운전, 사생활 문제, 공정하지 못한 태도등 나락을 가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그래서 꾸준히 유튜버로 살아남아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스스로를 통제하는 방안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치편향적인 의견은 피한다거나, 조심해야할 콘텐츠를 만들지 않는등의 자기조절능력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극단적인 팬덤을 유지하면서 영향력을 발휘해가는곳들도 있습니다. 극우 또는 극좌와 같은 정치적 성향을 가지거나 사이비 종교와 같은곳들도 그렇죠. 또는 BJ와 같은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분들을 보고 정보를 얻지는 않습니다. 그냥 자극적인 현재를 즐기기 위한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극 성향의 정치단체와 종교들은 일정부분 커지기가 어렵습니다. 대다수 대중들의 생각에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손절을 당하고 나락으로 가기 때문이죠. 그들만의 리스에서 영향력을 발휘할수는 있겠지만, 정보제공의 수단이 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유튜브는 기존의 미디어와는 다른 정화시스템으로 정보의 기능을 계속 확장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어떨까요? 저는 더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로 몰릴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단순히 광고비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만의 미디어를 가지고 싶기 때문이죠. 그리고 또 많은 사람들이 매년, 매달마다 나락으로 갈것입니다. 순환과정을 거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더 큰영향력을 가지게 되고, 아마 공중파에 일부 진출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또다시 몇명은 나락으로 갈것입니다. 하지만, 살아남은 사람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유튜브가 제공하는 정보들은 더욱 단단해지고 신뢰성은 굳건해질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미디어가 자신만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어떤 순간에도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힘을 가지지 못한다면 이런 방향성은 앞으로 더욱 확고해질것이 분명합니다. 아마도 그럴일은 없겠죠? 그래서 유튜브는 앞으로도 더욱 굳건해질것 같습니다. 단순한 광고 플랫폼이었다면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었겠지만, 이제 유튜브는 단순히 애드센스로 돈버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 아닙니다. 자신만의 생각을 전달하고 사람들을 정보를 얻기위해서 프리미엄에 가입하는 진정한 검색플랫폼이 되었기 때문이죠.
앞으로 20년뒤에 사회에서 활동할 아이들의 시각에서 보면 더욱 분명하겠죠? 아이들이 유튜버가 되겠다고 이야기하는것은 단순히 그들이 좋아보여서가 아닙니다. 유튜버가 어떤 의미인지 아이들은 정확히 모를거에요. 애드센스가 뭐고, 멤버십이 뭐고 이런거 하나도 몰라도 직관적으로 아이들은 압니다. 누가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고 있는지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