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정우 Jun 30. 2024

1인 창업의 시대가 온다.

2024년 6월 1번째

[아래는 제가 발행하는 뉴스레터인 Balanced의 내용입니다. 매주 월요일날 오전에 발송한 이후 3주 늦게 브런치에 올립니다. 구독을 원하시는 분은 다음주소로 오시면 됩니다 https://balanced.stibee.com/]

저는 비즈니스 구조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대부분의 문제들이 구조에서 발생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자문을 나가게 되면 많은 문제들을 듣게 되는데, 대부분의 문제들이 상당히 비슷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는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의 근원이 된 상황도 상당히 비슷했습니다.


문제의 시작: 환경의 변화 


회사의 구조가 변하는 이유는 많은 경우 환경의 변화 때문입니다. 2022년~2024년 사이에 많은 스타트업들이 폐업을 경험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자본시장의 변화 때문입니다. 이자율이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다들 힘들어지는 상황을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지옥일 될줄은 몰랐던것 같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자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여유를 부리면서 투자유치를 이제야 나서겠다고 말하는분들도 제 주위에 꽤 많았기 때문이죠. (저는 호들갑을 떨면서 당장 구조조정부터 하라고 말하고 다녔는데도 말입니다.)


그런데 한시절을 더 앞서서 보면, 투자를 받지 못하면 망하는 상태가 되어버린것도 환경의 변화에 적응해버린 탓입니다. 모두들 투자를 쉽게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돈을 빨리 쓰면서 미친듯이 달리는것이 미덕이 되어버렸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사람을 많이 뽑고 조직이 비대해졋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투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완전히 버틸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것이죠. 회사의 구조에 따라서 문제가 발생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구조는 환경의 변화에 적응해버린 결과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트렌드: 1인 창업자


최근 미국에서 불고 있는 투자없이 창업하기(bootstraping이라고도 하죠)는 투자환경이 척박해진 탓이기도 합니다. 투자가 끊기면서 개고생한 창업가들이 다시는 이런식으로 창업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서 생겨난 풍조이기도 합니다. 다들 환경에 빨리 적응한 결과로 나오고 있기도 하죠. 


한국의 경우, 일부 잘나가는 뉴스레터에서 1인 창업가들의 사례를 다루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트렌드가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1인 창업이라고 한다면 과거에는 거의 소상공인에 가까운 분들을 연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의미있는 창업이 되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놀라운점은 한국에서도 이제 이런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는것입니다. 자본시장이 어려워지기 전에도 제 주위에는 유튜브를 통해서 트래픽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만들어서 알차게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지금도 다들 생존하고 계시구요. 하지만, 그분들은 이익이 나는 사업을 하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위에서 "왜투자를 받아서 빠르게 사업을 키우지 않지?"라는 질문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아마 이제는 아무도 그렇게 물어보지 않겠지요.


  

막을 수 없는 변수: 고임금과 저출산 


그 당시에는 그분들이 소수였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래에는 이런 창업의 방법이 어쩌면 대세가 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고임금과 저출산 때문이죠. 


이미 일부 전문가들을 고용해야되는 업계에서는 1인 기업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회계사 업계와 같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곳들은 다른 회계사들을 고용하기 어려워서 1인 회계사만이 존재하는 회계법인의 파트너들이 많아졌습니다. 과거에는 급여를 주고 상시 고용하는 분들도 꽤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왠만큼 회사가 커지지 않으면 사람을 고용하지 않고 서로 품앗이를 합니다. 고임금 노동자들이 만들어내는 고정비는 정말 큰 부담이거든요.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저출산의 시대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더 가속화될것 같습니다. 사람을 고용하기 어려워서 처음에는 매우 적은 인력으로 창업을 할 수 밖에 없고 스케일업이 안되면 1인으로 계속 머무르는 사업이 유행하겠죠. 특히나 이제 저출산으로 생산가능인력이 줄어들게 되면 임금이 내려갈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을 듯 합니다.


그렇다면 회사나 창업가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그리 많지 않을것 같습니다. 


한가지 더하자면: 미디어의 다양화


그리고 한가지 더하자면 바로 미디어를 통한 마케팅 비용의 감소가 있을것 같습니다. 유튜브나 인스타를 통해서 유입되는 트래픽이 만들어내는 매출은 1인 기업가들의 활동에 가속도를 붙일것 같습니다. 거꾸로 현재 수많은 유튜버들이 만들어내는 사업들은 1인 기업가들의 대표적인 활동으로 봐도 될 듯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과연 유튜브만 존재할까요? 이미 유튜브에 인스타에 다양한 미디어가 있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겠죠. 1인 기업가들을 위한 미디어 활동은 더 생겨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나? 


그래서 내가 창업가라면 뭘해야될까요? 1인 창업가들을 위한 창업을 해야겠죠. 시장이 더 넓어질것 같으니까요. 광산캐러 가는 사람들에게 뭔가 청바지라도 팔아야되지 않을까요? 분명 1인 창업가들을 위한 서비스들은 계속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장은 커지고, 한명이 모든것을 하는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각종 아웃소싱 서비스들과 일정부분 성장할때까지 지원해주는 육성 프로그램을 포함해서 말이죠. 사실 위워크와 같은 공유오피스도 초기 고정비를 크게 안들이고 사무실을 쓸수 있는 "소규모팀"을 위한 서비스잖아요. 이제는 그 팀이 규모를 더 작게 쪼개버린것 뿐이죠. 더 작게 말입니다. 


그리고 만약 내가 투자자라면 어떻게 해야될까요? 아마 이중에서 1인 창업가지만 분명히 스케일업을 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알차게 매출과 이익을 내고 앞으로 달려가지만 돈만 조금더 부어지면 분명히 유니콘이 될 수 있는 급으로 커질 수 있는 사람들도 존재하겠죠. 이런 사람들에게 지금 투자를 받으라고 말해야될까요? 어쩌면 이건 시기 상조일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엔 1인 창업가들이 일반적인 스타트업들보다 생존율은 더 높을 수 있지만, 유니콘이 될 확률은 더 작을것 같거든요. 


이미 창업 당시에 유니콘이 되려고 마음을 먹고 시장에다가 돈을 부으면서 시작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안정을 깨버리고 달려가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사람이란 원래 갑자기 변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제가 성장할 1인 창업가를 찾는다면 너무 낮은 밸류에 초기 시드에는 투자하지 않는게 맞을것 같습니다. 안정적인 단계를 넘어서 이제 더 날아보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게 되는 단계를 넘어가는 창업자가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사람은 변하기 어렵지만 한번 추세가 바뀌면 계속 그 트렌드를 따라가는 편이거든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