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다양한 루틴으로 낯설게 하라

자전거 라이딩으로 방랑자가 되어보자

by 산티아고 장원

새로운 취미생활을 고민 중에 걷기를 하다 빨리 지나가는 자전거들이 부러워서 한번 타보기로 마음먹었다. 첫 2년은 MTB 생활 자전거로 한 달에 두 번 정도 탔고, 지금은 그래블 자전거로 바꾸고 자주 달리고 있다. 자전거는 무릎에 무리가 안 가는 전신 운동이라 건강이 매우 좋아진다. 심폐 지구력 및 근력 또한 길러진다. 그리고 차를 타고 가면 느낄 수 없는 자전거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지저귀는 새소리는 나만의 배경음악이며 길가에 핀 꽃들은 나의 라이딩을 웃으면서 반겨준다. 담양댐에서 시작해서 목포 영산강 하구둑까지 흘러내리는 영산강은 사시사철 끊임없이 흘러 나만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준다.


자전거를 타면서 목표가 생겼다. 국토종주 수첩을 사서 가까운 곳부터 시작해 인천부터 부산까지 국토종주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작으로 작년 9월에 영산강 자전거길 133km를 완주하고 인증하였다. 그리고 10월에는 섬진강 자전거길을 총 3일에 걸쳐 왕복 300km를 완주하고 인증하였다.


그리고 지난 4월에는 나주에서 열린 <영산강 그란폰도 대회>에서 메디오폰도 104km 거리를 완주했다. 처음 참가한 자전거 대회에서 달려보니 도파민이 터져 나와 엄청난 성취감을 맛보았다. 그리고 오르막과 내리막을 수차례 반복하면서 인생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아주 기나긴 오르막을 오르면 언젠가는 내리막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오르고 있는 인생의 오르막길을 즐겨봐야겠다고 다짐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달리면서 수없이 나와 싸웠다. 오르막길이 끝이 없을 때는 “정말 힘든데 이걸 왜 하고 있지?”,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가버릴까?”하고 내 안의 부정적인 감정과 싸웠다. 하지만 목표를 이루려는 긍정적인 감정이 더 커서 결국 부정적인 감정을 밀어내고 올라가는 내내 자전거와 한 몸이 되어 달렸다. 그러면서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면 된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해보지 않고 쉽게 포기했던 지난날의 나를 반성하며 다시 한번 도전하는 삶을 이어가 보려 한다. 그러면서 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


지난 6월에는 두 번째 자전거 대회인 <내장산 그란폰도 대회>에서 자전거와 고독을 즐겨보았다. 자전거와 하나가 되어 경치가 뛰어난 내장산을 따라 페달링에 힘써보는 자발적 고독을 즐겨보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수많은 언덕길이 아주 겸손하게 만들었다. 나와의 싸움에서 질 수 없어 오르막길에서 한 번도 내려오지 않았다. 오롯이 나를 믿고 잡념을 떨쳐내 페달에만 집중했다. 그랬더니 어느덧 내리막길이 보였다. 대략 5시간 솔로 라이딩을 하며 고독을 즐겨보니 자연들과 호흡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치지 않고 완주할 수 있었다.

완주 거리는 총 96km이고 획득고도는 1,489m이다. 자전거를 타고 처음으로 제일 높게 올라간 고도였다. 자전거와 대략 5시간 동안 고독을 즐겨보니 내일을 살아가게 할 원동력을 얻게 되었다. 그래서 혼자 하는 운동을 통해 자발적 고독을 즐기는 순간이 너무나 즐겁다. 자전거를 사랑하는 이유이다.

배거본더가 되어라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팀 페리스 저자는 ‘성공하려면 배거본더(vagabonder, 방랑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올해 배거본더가 돼보려 한다. 그것은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달리는 자전거 국토종주이다. 총 633km 거리를 대략 하루에 100km씩 달리면서 세상과 부딪쳐 보려 한다.

잠시 일상을 그만두고 나를 찾아 나서 본다. 자전거에 내 몸을 싣고 가보지 않은 낯선 곳을 달린다. 모든 게 새로운 자전거길, 주변 풍경, 지나가는 사람들, 건물 등을 보고 다양한 것을 느껴본다. 일상에서 벗어나 오롯이 페달에만 몸을 맡겨 나를 대면한다. 엄청난 고통이 다가오지만 참고 이겨낸다. 고통을 즐기면 깨달음이 찾아올 것이다. 이런 깨달음은 남은 인생을 살아갈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렇게 자전거 국토종주를 통해 느낀 깨달음을 통해 또 다른 ‘배거본딩(vagabonding, 방랑 또는 유랑)’을 준비할 것이다. 나만의 배거본딩을 위해 오늘도 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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